산중 비전의 수련법, 국선도가 워싱턴에 왔다. 한국일보 문화센터는 이번 여름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심신 수련법인 국선도 강좌를 시작한다. 국선도는 단전호흡, 명상, 기공체조 등을 통해 마음과 육체의 병을 치유하고 충만한 생명력을 얻는다는 건강 수련법. 지도는 영동대 국선도과를 졸업하고 국선도 본원 사범을 지낸 강효훈 사범(사진)이 맡는다. 강 사범은 국선도는 물론 태권도 4단, 택견 4동, 수박도(당수도) 2단, 그리고 기천문과 극진 가라데를 수련한 종합 무술인. 한국씨름연구소 연구위원으로도 있다. 강 사범으로부터 국선도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국선도란 무엇입니까
국선도는 산중에서 전해온 우리 민족 고유의 정통 도법(道法)입니다. 1967년 청산선사께서 하산해 세상에 비로소 전해졌으며 한국 기 수련 문화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산중 수련법에서 사회로 보급된 겁니다. 국선도는 단전호흡을 통한 심오한 수련체계를 통하여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고귀한 인품을 겸비한 전인적 인간 양성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氣) 수련하는 단체라 하면 혹 종교성을 띄지는 않습니까
국선도는 종교와는 거리가 먼 건강 수련법입니다. 인간 실존과 자연과학에 바탕을 두고 정신수양과 육체적 건강을 함께 가꾸어 주는 과학적 심신 수련법입니다. 신부, 수녀, 목사, 스님 할 것 없이 종교를 초월해 국선도를 수련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련은 어떻게 합니까
주로 기혈순환법이란 체조와 400여 동작을 병행하며 호흡하는 본 운동인 단전행공, 그리고 정리운동으로 이뤄집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련법으로 그 요체는 수승화강(水昇火降)입니다. 즉 몸 안의 수기(水氣)를 올리고, 화기(火氣)를 내려 몸을 조화로운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선도 수련을 하면 화기를 안정시켜 성인병이나 두통을 예방하고 맑은 정신으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한결 같은 증언입니다.
-국선도와 요가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음식문화도 풍토나 환경에 따라 다르듯 수련 문화 또한 다릅니다. 호흡법만 해도 요가는 더운 지방의 수련방식이라 숨을 들어 마시는 것보다 내쉬는 숨이 더 깁니다. 반면 온대지방의 호흡법인 국선도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게 내쉬는 숨과 들이마시는 숨이 비슷합니다. 행공방식도 우리의 경우 반은 앉아서, 반은 서서 하는 민족 고유의 수련법이지만 외래인 요가는 스트레칭 위주의 수련법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국선도를 수련하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국선도는 무병장생(無病長生)을 위한 양생(養生)의 도입니다. 단전호흡을 하면 욕심과 사심이 사라집니다. 몸에 생기가 돌면서 자정능력이 높아지죠. 말로 들어서는 절대 모릅니다. 체험을 직접 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몸의 저항력과 항병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국선도 수련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병의 자연 치유와 예방은 물론 노화방지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국선도 보급은 얼마나 활발합니까
청산선사께서 사회에 보급하면서 1980년 이후에는 정신문화연구원, 공무원교육원, 내무부 연수원, 3군 사관학교, 서울대, 고려대 등에 국선도 연수원이 개소됐으며 주요 대학의 정규과목 개설 등 정식 교육프로그램으로 채택되어 있습니다.
전국 주요 도시마다 많은 수련원이 있어 일반인들이 언제든지 들러 편하게 수련하며 높은 경륜을 지닌 지도자들이 체계적으로 올바른 수련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국선도를 배우고 있습니까
국선도 도장에는 대학 교수, 공직자, 언론인, 법조인, 기업인 등 화이트칼라들이 많습니다. 특히 여성이나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분들이 열심히 수련 중입니다.
황우석 박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동수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협의회 전 회장, 안응모 전 내무장관, 우명규 전 서울시장, 정연주 전 KBS 사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김연태 전 사법연수원장, 고 윤길중 국회부의장 등 사회 지도자들이 많습니다.
-해외에도 국선도가 보급되고 있습니까
청산선사께서 1974년 10월 미국에서 개최된 세계침술학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셨으며 11월 시카고의 미 TV에서 실기시범을 보였습니다. 이듬해 3월1일에는 오하이오 주에 국선도 직할원을 열어 법사를 파견하면서 미국 보급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에 10여개 수련장이 개설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의 앞으로의 계획은
메릴랜드 지역에 십 수 년 전에 소규모 수련모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명맥이 끊긴 것으로 들었습니다. 마침 한국일보 문화센터에서 동포들에게 국선도를 보급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세계의 중심에서 동포들과 미국인들에 정법(正法)의 국선도를 전수해 정신과 몸의 건강을 찾아주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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