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정파 떠나 한마음 애도
워싱턴 범동포추모위
워싱턴 범 동포추모위원회(위원장 황원균)가 마련한 추모의 밤은 이날 저녁 7시30분 북버지니아 한인회관에서 조용천 워싱턴 총영사, 이용진 민주평통 회장, 김인호 워싱턴교회협의회장, 경암 보림사 주지, 민명기 이북오도민연합회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현석 한민족경제비전연구소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은 행사는 진혼의 북소리로 시작됐다. 북채를 잡은 이태미 남부 메릴랜드한인회장은 하늘로 가는 길을 열어달라는 듯 눈물을 머금고 북을 두드려댔으며 김은주(소리샘 원장)씨는 판소리 ‘님이 주신 소리’를 애끓는 창법으로 열창하며 장내를 숙연케 했다.
추모 영상 상영과 함께 춤과 음악, 시(詩)도 장내의 애도 분위기를 더했다. 김환희 씨는 노 전 대통령의 극락 영생을 바라며 살풀이춤을, 국제평화합창단 단원인 미국인 오트마 웨인만 씨와 김유미 씨는 추모곡, 2세인 홍요셉 군은 동생인 홍은혜 양의 반주에 맞춰 첼로곡을 연주하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역시 2세인 이주헌 군은 ‘나의 유일한 대통령, 노무현 님’이란 추념시를 바치며 애석하게 간 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전했다.
또 워싱턴사원연합회 회장인 경암 스님은 법문으로, 김인호 교회협의회장은 기도로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황원균 추모위원장(북버지니아한인회장)은 추모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실의 부조리와 부도덕과 병폐를 혼자 짊어지고 가셨다”며 “우리는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당과 종교와 학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진 민주평통 회장도 추모사를 통해 “지역감정 해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의 편에 서 있었던 노 전 대통령의 숭고한 뜻과 마음은 전 세계 한민족의 가슴에 살아 숨쉴 것”이라며 “누구를 원망마라는 그분의 뜻처럼 이념과 세대, 계층 갈등을 지양하고 화합하는 것은 우리에 주어진 임무”라고 말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추모객들은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지켜봤으며 이용진 회장이 추모사를 하며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자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을 터트렸다. 추모객들은 촛불에 점화한 후 노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며 고인과 마지막 이별을 고했다.
이번 행사는 워싱턴 지역의 40개 단체가 이해관계와 종교, 정파를 떠나 한마음으로 협력해 치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종국 기자>
“사람사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야”
노무현을 사랑하는 동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 우리가 만들겠습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동포’들은 28일 저녁 애난데일 한인타운의 소방서 앞 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 고별 촛불 추모제를 열었다.
이재수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추모제는 워싱턴 원불교당에서 준비한 추모 예불을 시작으로 조명철 목사(수도장로교회)의 추모기도, 조현숙 독도수호특별위 간사의 추모시 낭독으로 이어지며, 200여명의 참가자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이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세 가지 중요한 질문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며 “첫째는 왜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돌아가셨나 이고, 두 번째는 누가 그 분을 그렇게 만들었나 이며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추모식을 통해 그 답을 얻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참석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부르던 ‘상록수’를 함께 부르며 슬픔의 눈물을 흘렸고, 자유 발언 시간을 통해 고인과의 직간접적 관계와 추억들을 나누며 애도와 함께 비통함을 서로 달랬다.
미국인으로 참가, 관심을 모은 평화운동가 존 페퍼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집회를 준비한 ‘노무현을 사랑하는 동포’들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24일부터 NAKA 사무실에 분향소를 차리고 조문객들을 맞았다.
홍덕진 PNP포럼 사무국장은 “멀리는 샤롯스빌에서 버지니아 텍의 유학생들까지 찾아온 조문객이 300명을 넘었다”며 “노무현 전대통령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한인동포들의 열기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고인은 떠났지만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고인이 우리 가슴에 뿌린 씨앗을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든든한 나무로 키워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절친한 동지의 죽음이라는 슬픔을 넘어 희망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록수 함께 부르며 노란풍선 하늘로...
매릴랜드 한인회
볼티모어지역 동포들은 28일 저녁 엘리콧시티 롯데 플라자 앞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지막 촛불 집회를 가졌다.
메릴랜드한인회(회장 허인욱) 한민족위원회가 주관한 이 집회에는 150여명이 참석,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광훈 부회장의 사회로 풍물패 한판의 느린 굿거리 장단 연주로 시작된 집회에서 참가자 전체의 묵념에 이어 허인욱 회장과 이선면 한민족위원장은 “신념에 따라 진실되게 산 노 전 대통령을 영원히 마음속에 새기고, 민족화해와 평화를 위해 노력한 유지를 받들자”고 인사했다. 박춘기 전 한인회 부회장은 추도사에서 “한국이 진정한 민주사회로 정착하는 날, 바보 노무현은 반드시 역사적 평가를 받아 온 국민이 추앙하는 참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라며 영면을 기원했다.
최재익씨는 백무산 시인이 쓴 조시 ‘우리가 당신을 버렸습니다’를 낭송하고, 안정희씨(피바디음대학원)는 고인이 좋아하던 ‘상록수’를 독창했다. 풍물패 한판은 사물놀이 공연으로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들을 하늘로 날려 보내며 고인의 넋을 기렸고, ‘아침이슬’,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등을 합창하며 차례로 줄을 지어 분향을 했다.
집회에는 부부 혹은 자녀를 동반한 남녀노소가 고르게 참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지역 동포들의 애도를 나타냈고, 집회 장소를 제공한 롯데 플라자 및 인근 왕대포 리커도 향과 생수 등을 후원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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