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영주권자로서 미국에 약 10년 이상 살았습니다. 영주권자가 된 이후 지금껏 수차례 이사를 다녔지만, 단 한번도 이민국에 주소변경을 보고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신문지상에서 영주권자가 주소변경 보고를 이민국에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주권을 박탈당한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지금껏 저는 미국에 살며 법을 어겨본 적도 없고 국가에서 정한 것은 모두 지키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던 터라 그동안 제가 불법을 행해왔다는 사실에 무척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영주권자가 거주를 이전할 때 주소변경 보고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이번 처음에 알게되었는데, 과연 반드시 그것을 해야하는지, 해야한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하는지, 또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저는 현재 시민권신청중에 있는데 곧 주소가 또다시 바뀔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 AR-11만 제출하면 이민국에 있는 제 시민권 신청 file의 주소가 바뀌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작년 9.11 terror의 여파가 미국에서 사시는 분들의 거의 모든 생활 영역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민 community에 미친 파괴력은 무척 컸습니다. 불법 체류자들에게는 유일한 희망이랄 수 있는 245(i)조항의 복원 노력 무산, 관광 visa 기간 연장 제한, 학생 신분 변경 요건 강화 등 이민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이민자들에게 불리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 주소변경 신고제도도 이러한 것들 중에 하나입니다.

원래 AR-11 Form을 통한 외국인 주소변경 신고제도는 오래전부터 이민법에 나와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해 어떤 이민변호사도 client가 주소를 옮길 때마다 주소변경을 해야한다고 말해주지 않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조항은 그동안 거의 사문화 되어 있는 조항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정부가 homeland security라는 명목으로 terror 용의자 및 잠재적으로 terror범으로 돌변할(?)가능성이 있는 미국거주 외국인들에게 거의 잊혀져간 주소변경의무 이행을 새삼스럽게 들고 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문제가 된 case 들을 보면 좀 어의가 없습니다. 중동계 영주권자가 가방에 공항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갖고 다니다가 경찰에 붙들렸습니다. Terror 용의점을 찾던 FBI는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자, 고민하던 끝에 바로 이 거의 죽어있던 외국인 주소변경 신고제도를 이용하여 그 외국인을 추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몇 가지 관점에서 이 외국인 주소변경 신고제도를 살펴 볼 필요가있습니다. 첫째, 만약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있는 수 천만명의 외국인 (영주권자 및 visa 소지자) 들이 주소변경 신고서를 이민국에 제출하는 경우 과연 이민국에서는 그것을 처리할 능력이 있을까? 대개 외국인들이 2-3년에 한번씩만 이사한다고 가정해도 이민국에서는 외국인들의 주소변경 상황을 기록하는데 만 해도 엄청난 인력과 예산을 투자해야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이민변호사들은 ‘애매한 terror용의자를 추방하기 위해 애매한 조항을 써먹었던 죄과(?)로 인해 이제 이민국은 매일 밀려드는 수만장의 AR-11 Form의 거대한 Niagara 폭포를( Niagara of AR-11 forms) 맞아야 할 운명이다’ 라고 비아냥거리고 있습니다. 둘째, AR-11 form을 이용해 주소변경을 하는 경우 제대로 주소변경이 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있는가? 답은 ‘No’ 입니다. 기껏해야 신청 form의 copy를 certified mail 증명과 함께 보관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셋째, 질문하신 분과 같이 현재 이민국에case 가 계류(pending) 되어있는 경우 AR-11 form만 이민국에 보내게되면 그 case 와 관련해 나의 주소가 바뀌는가? 답은 역시 ‘No’입니다.

AR-11을 통해 INS head quarter에 주소변경 신청을 하더라도 그것과 내가 현재신청중인 case 의 주소변경과는 별개입니다. 즉 시민권신청중에 주소가 변경된 경우 AR-11을 통해 주소변경을 보고해도 시민권 신청과 관계된 모든 통지서는 여전히 과거의 나의 주소로 오게 됩니다. 이민국에 case를 접수시키는 경우 그 기록은 CLAIMS 라는 network system을 통해 관리됩니다.

그 system은 속성상 개인의 이름으로는 검색이 불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각 case 마다 부여된 case 번호를 입력해야만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주소변경 신고를 할수 있게 됐는데, 이때는 일반적인 주소 변경 (AR-11) 과 현재 이민국에 계류중인 케이스의 주소변경 모두 한꺼번에 할수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셋째, 꼭 신고를 해야하는가? 신고를 안 해도 문제가 될 확률은 무척 적습니다.

기껏 terror 용의자로 몰리거나 했을 때의 경우에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who knows? 해서 손해 될 것은 없으므로 하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그동안 못하셨어도 걱정 마십시오. 지금부터 하시면 됩니다. www.uscis.gov으로 가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곳에 보낼 주소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kim@myinternetlawy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