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몸 챙기세요”… 여성들이 잘 걸리는 질환 총정리
어머니. ‘어머니’란 이름은 말만 들어도 애잔하다. 5월은 가정의 달. 가족 건강을 위해 누구보다 애쓰는 자리는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 주부들의 자리가 아닌가 싶다. 특히 우리네 엄마들은 남편이나 아이 등 가족의 건강 지키기에는 유난스럽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은 홀대하거나 크고 작은 병들을 키우기 쉽다. 또 건강하다 생각되더라도 40~50대가 되면 몸에 군살이 붙게 되고 곳곳에 이상이 하나 둘쯤은 생기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조기진단과 예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5월을 맞아 주부들, 여성들이 잘 걸리는 질환을 모아 체크해 본다. 이 질환들은 물론 남성도 걸리는 흔한 질병도 있지만 여성 환자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요통·주부습진 등
집안일 습관 주의하고
여성암 정기검진 필수
마음의 병도 챙겨야
■편두통
미국 내 2,950만명이 편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 편두통 환자는 남성의 3배에나 이른다.
편두통의 증상은 일반 두통과 비슷하다.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대개는 한쪽 머리가 콕콕 쑤시듯이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꼭 한쪽 부분만 아픈 것이 아니라 머리 전체가 아프기도 한다. 머리 한쪽이나 양쪽 모두 맥박이 뛰듯 욱신거리는 느낌, 조이는 느낌 등 통증이 나타난다. 눈, 목, 관자놀이 부위 등이 지끈거리고 욱신거린다. 반복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오기도 한다. 전조증상으로 빛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거나 다리나 팔이 마비, 또는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두통이 시작되기 전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되거나 빛이나 소리에 민감하고, 두통과 함께 메스껍고 심하면 구토증상도 수반된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이전에는 머리주위의 혈관 이상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뇌의 중앙 시스템 장애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통 4~72시간 정도 통증이 지속되다가 저절로 완화되기도 한다.
심하지 않으면 이부프로펜 같은 오버-더-카운터 통증약을 먹으면 해소된다. 심한 경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트립탄’(Triptans)이 많이 쓰인다.
편두통이 잦은 사람은 흡연과 과음을 피하고 초컬릿, 기름진 음식, 치즈, 오렌지, 밀가루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리통증
갖은 집안 일로 주부들의 허리는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세가 중요하다.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자세를 피하고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배큠 청소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늘 주의한다. 상체는 꼭 세우고 청소한다. 또한 캐비닛에서 그릇을 꺼낼 때 까치발을 들고 허리에 힘을 주지 않도록 주의한다. 발판을 대거나 의자를 이용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또한 설거지를 할 때는 허리를 구부린 채 두 발을 바닥에 대고 하는 것 역시 허리에 무리를 가하는 자세다. 바닥에 발판을 깔고 한쪽 다리씩 번갈아 가면서 올려놓아 허리통증을 예방하도록 한다.
또한 50분 당 10분 쉬기, 윗몸 일으키기, 수영 등 요통을 예방하는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보다 나이가 어릴 때 운동을 열심히 해두면 나이가 들어서 생길 수 있는 허리 통증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주부습진
손에 물이 마를 틈 없이 일하는 주부는 손바닥이 가렵고, 피부가 갈라지는 일명 ‘주부 습진’을 피하기가 어렵다. 주부 습진은 오랜 시간 물이나 알칼리 등 자극성 강한 세제, 특성이 강한 식품 접촉과 이에 따른 자극으로 피부 각질층에 손상을 주어 피부 방어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이다. 피부가 빨개지고 가려움증과 함께 건조해지며 만성화 되면 가뭄의 논바닥 갈라지듯이 피부가 갈라지고 아프다.
주부 습진을 예방하려면 손을 직접 물에 적시는 일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연고를 바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설거지를 할 때는 면장갑을 낀 후에 고무장갑을 껴서 물이나 합성세제에 손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마늘이나 양파, 고추, 파, 날고기 등 자극성 강한 식재료를 만질 때는 비닐 위생장갑을 사용해 손에 직접적인 자극을 가능하면 피하도록 한다.
손 씻을 때도 일반 비누보다는 중성이나 약산성 비누를 사용하고 뜨거운 물도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들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한다. 손을 씻은 후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보습 크림을 충분히 바른다.
허리통증, 심장질환, 편두통, 우울증, 여성암 등 가족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들은 오히려 본인 건강에는 소홀하기 쉽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진단과 예방에 힘써야 한다.
유방암 발병 80%는 40~50대
여성암 조기진단이 생명 구해… 심장질환 여성이 더 취약
■요실금
출산을 경험한 상당수 여성들은 소변을 찔끔거리는 요실금으로 고통 받는 일이 흔하다.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요실금은 분만 때 태아의 머리가 산모의 질을 통과하면서 골반근육이나 요도괄약근에 손상을 줘 생긴다.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근육이 느슨해져 기침 등으로 갑자기 가슴 압력이 올라가면 방광이 뒤로 밀리면서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것. 요실금은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의 35~40%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기 영향으로 생기기도 한다. 생활에 불편을 끼칠 정도로 요실금 증상이 심하면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요실금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보다 우선 항문을 죄는 골반근육 강화법(케겔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케겔운동은 항문과 질 근육을 10초간 죈 뒤 10초간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자궁암과 유방암
여성암 하면 자궁암과 유방암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의 2000~2004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내 한인 여성들이 잘 걸리는 암은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순으로 유방암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유방암은 여성 질병 중에서 가장 발병빈도가 높지만 이 역시 예방이 가능하다. 40~50대 이후는 매모그램 검진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추천된다. 유방암 발병의 80%는 40~50대 여성에게서 발견되기 때문.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80~ 90%가 완치가 가능해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20대에는 매월 유방의 이상 유무를 자가 진단하는 것이 좋고, 30대는 1년에 한번 병원에서의 정기 검진을 받고, 40대 이후는 매년 1회 정기적인 매모그램을 받도록 한다.
자궁암 역시 여성들이 많이 걱정하는 암이다. 자궁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자궁경부암(Cervical cancer), 자궁내막암(Endometrial cancer)으로 분류되는데 한인들이 흔히 말하는 자궁암은 자궁경부암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경부암은 구조상 질과 연결돼 있는 자궁 입구인 경부(cervix)에 생기는 질환이다. 환자 대부분이 초기 증상이 별로 없어 무관심하게 지내다가 자궁출혈 또는 냉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기 때문에 이미 병증이 심해진 상태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 이 역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자궁에 생기는 암의 90% 이상은 자궁경부암이다. 유방암처럼 초기 단계인 0단계나 생성 초기에 증세를 빨리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기도 하다. 플래스틱 브러시나 면봉을 이용해 자궁경부 내 세포를 채취하는 간단한 세포검사 ‘팹 테스트’(Pap Test)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40대 이후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 매년 1회 매모그램 검사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우울증
우울증은 마음과 육체 모두 영향을 미치는 의학적 질병이다. 최근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의 하나로 장기적인 체계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내에서는 약 1,200만명이 우울증 환자로 분류된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2배로 높다. 하지만 이는 여성 환자의 경우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산후 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폐경 후 여성 호르몬 분비의 현저한 감소에 따른 폐경기 우울증 등을 겪는다.
우울증의 경우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환자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질환
심장질환은 남성 질환이라는 편견이 강하지만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하다.
신체적으로 가장 건강한 나이대인 20, 30대는 흡연, 피임약 복용 등이 심장건강을 위협한다. 젊다고 안심하고 피임약도 복용하고 담배까지 피운다면 더욱 혈관을 뭉치게 하는 혈전증을 촉진할 수 있으며, 동맥혈관 내 면역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40대 이후는 콜레스테롤이 높고, 비만,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으로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도 나타난다. 이런 경우 심장병을 알리는 전조 증상일 수 있다. 상당수 여성들이 심장병을 소화불량 정도로 여겨 소화제만 먹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폐경기 이후인 50대 이후는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심장질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먼저 금연한다. 간접 흡연의 노출도 피한다. 과일과 채소, 홀그레인, 식이섬유, 생선 등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 포화지방과 소금 함유가 높은 음식은 피한다. 운동은 매일 규칙적으로 한다.
건강 지키기는 예방과 자기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부들도 정기검진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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