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란 말이 있다. 굳이 영어로 하자면 “Well begun is half done, 또는 A good beginning is a half battle”이라 하면 영문법에 맞는지 모르겠지만 5월 첫째 주에 한번쯤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할 속담 같아서 오늘의 논제(論題)로 삼는다.
계획은 꼼꼼하고 현명하게 세우되, 실천과 시행은 과감하게 하라는 말인데, 사실 새로운 일을 벌일 때, 그 알 수 없는 결과에 대해 불안감이 실상 여간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막상 계획은 얼마든지 마음껏 수립해 놓고도 시작의 첫 삽을 뜨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었던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물론, 과감한 시작도 특히 중요하겠지만, 진행될 사업의 실패 확률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이 꼭 필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그 자체는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가 전제되어 있는 것이고, 특히 부동산, 특히, 줄어든 가계 수입으로 어쩔 수 없이 페이먼트가 밀려 집을 포기하고 숏세일(short sale)을 하고자 하는 주택소유주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숏세일의 경우 평균 5개월 이상 걸리는 은행의 승인기간이, 사전 준비과정을 철저하게 해두고 시작을 하게 되면 3개월 혹은 4개월 이내로 은행의 답변을 얻을 수가 있고, 오랜 승인기간을 견디지 못하여 사라지는 바이어를 보다 확고하게 잡아둘 수 있어서, 주택소유주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은행의 숏세일 담당부서의 내부 작업 절차를 한번 살펴보자. 주택소유주, 즉 셀러가 숏세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부동산회사의 전문 에이전트를 만나 상담하고 리스팅 계약을 맺고 난 뒤, 부동산 시장 브로커 인터넷(MLS)에 게재하고, 여러 광고를 통해 바이어를 구하면, 그 때까지 준비해 둔 여러 첨부서류와 함께 해당 은행에 팩스를 보낸다.
보통 40장에서 60장 정도의 서류가 되는데, 대형 모기지 은행인 컨트리와이드나 워싱턴뮤추얼(WAMU) 같은 고객이 많은 큰 은행은 하루에도 이와 같은 숏세일 패키지가 수십통에서 수백통씩 팩스로 날아온다. 한 통에 수십장씩! 팩스번호는 한 군데, 물론 대형복합 팩스번호이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보낼 수 있고, 또한 수십대의 팩스머신에서 동시에 출력이 된다. 그래서 서류가 도중에 분실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출력이 되는 수십통의 숏세일 패키지는 며칠을 두고 수십명의 담당자에게 분할 배당이 되고, 그 담당자들은 수십통의 서류뭉치들을 단계별로 심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한 담당자(은행 자체의 negotiator)가 처리하는 서류는 보통 40건에서 50건에 이른다. 그러면, 내 집에 대한 서류를 내 담당자가 살펴보고 처리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단지 일주일에 45분밖에 안된단다. 그 짧은 시간에 나의 서류를 검토하고 부족한 서류를 에이전트에게 전화해서 신청하고, 그 주변의 집과 비교하여 감정할 감정사를 선정하여 감정케 하고, 등등 처리해야 할 그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하루 24시간이 짧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 시작의 단계에서 서류가 부족하거나, 은행담당자가 설명과 해명이 필요한 자료가 없거나 잘못되었거나, 서류가 발송, 착신과정에서 전부 또는 일부가 분실, 누락되었거나, 서류의 설명과 해명이 너무 부족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부실하거나 하는 여러 경우에는 어김없이 시행과 착오를 수없이 반복해야 하고, 금과 같이 아까운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숏세일을 진행해 본 지 얼마 되지 않는 에이전트이거나, 경험이 오래되었더라도 본질상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에이전트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강물이 흘러가듯이 모든 일을 부드럽게 처리하면서, 은행 담당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유능한 실력을 지닌 에이전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숏세일의 처리기간과 성공여부가 결정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겠다.
처음에 자기 은행에 팩스로 날아오는 수십페이지의 숏세일 패키지 서류의 깔끔함만 봐도 그 에이전트의 실력을 구별할 수 있다고 말하는 모기지 은행의 숏세일 담당자의 말이 다시 한번 생각이 난다. 처음의 철저한 사전 준비와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하여도 그 중요성은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661)373-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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