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시를 포함한 미국내 여러 도시가 늘어나는 범죄와 계속되는 적자 예산으로 고심하고 있다. 여러 도시중에 특히 시카고와 뉴올리언스가 오클랜드와 같은 처지에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근래 오클랜드 시의회에서는 청원경찰회사와 계약을 맺어 우범지역을 순찰케 하는 조례안을 승인했다. 그동안 오클랜드 시내의 일부 상가지역은 청원경찰을 고용해 자체적으로 범죄예방을 해왔다.
오클랜드시 당국이 청원경찰을 고용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현재 8,000만달러의 예산적자에 시달리는 시 정부로서는 ‘범죄와의 전쟁’에 투입할 치안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처지이다. 새로운 세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경찰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입장이다.
보도에 의하면 오클랜드시 전체 예산의 65%가 경관과 소방관의 오버 타임을 포함한 월급과 베네핏으로 지급된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연평균 지출이 1인당 250,000달러가 된다. 이 정도 금액이면 청원 경찰 4명을 채용할 수도 있고 보험료도 시당국이 직접 지불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얼마전 발레호시는 늘어나는 경찰과 소방관 월급을 감당 하지 못해 파산신청 하기에 이르렀다. 문제가 참 심각하다.
이런 일은 오클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클랜드시에 비해 두배 반이나 되는 2억달러의 예산적자에 허덕이는 시카고시 당국은 교통 위반 티켓 발부등 일부 경찰 업무를 용역회사에 하청을 주자는 안건을 시의회에 상정하기도 했다. 이 조례안은 곧 통과 될 전망이다. 뉴올리언스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징수한 세금으로 청원 경찰을 채용해 활용한다. 오클랜드 시의회도 청원경찰 고용 문제로 오랜 기간 왈가왈부 하다가 이제서야 겨우 행동에 옮기려 한다.
범죄 퇴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델럼스 오클랜드시장은 지난해 거의 매일 식당강도 사건이 터지고 ‘안전 지대’라 믿었던 레이크 메릿지역에서 범죄사건이 줄을 잇자 고심 끝에 동부의 여러 대도시에서 성가를 높인“가디언 엔젤스”와 손잡고 범죄 퇴치 캠페인을 벌여 식당 강도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성과를 올린바 있다. 용의자 체포후 시장은 이들을 해산했다.
작년에 오클랜드에서는 125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금년들어 3월말까지의 집계는 25건에 이른다. 지난 정초에 바트 경찰의 실수로 승객 한사람이 총격을 당해 사망했고 지난달에 이스트 오클랜드에서 4명의 경찰이 보석중인 범인에 의하여 목숨을 잃은 참극이 빚어졌다.
시장에 대한 경찰의 불신이 크다. 순직한 경관 4명의 장례식을 콜러시엄에서 거의 미 전역과 캐나다 경찰대표까지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 되었다. 이 장례식에서 경찰 유가족은 델렘스시장의 애도연설을 거부했다고 한다. 오랜 타협끝에 경찰당국은 비무장 청원경찰을 채용은 하되 무장은 못하게 한다는데 동의했다.
나는 여러해 전 당시 범죄 때문에 고심하고 있던 해리스시장과 이야기하다가 시민봉사로 이루어지는 예비 경찰(Reserve Officer) 이용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었다. 경찰당국에 의한 소정의 훈련과정을 거치고 경찰복 착용과 함께 공안질서 유지에 현직경찰을 돕지만 무기는 휴대 하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는 한인 동포 몇사람도 예비경찰로 활동 하고 있다. 나도 한동안 월럿 크릭 예비경찰에 지원해 서류 심사와 신체검사를 마쳤는데 아내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그만 둔 적도 있다. 이러한 제도가 경찰당국과 그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반대로 오클랜드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찰당국이 청원경찰이나 예비경찰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들이 받게 되는 많은 액수의 오버 타임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근래 용역회사 Rand가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청원경찰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LA에서 범죄율이 8%나 감소했다고 한다.
오클랜드시당국이 청원 경찰 채용을 하기로 한것은 환영할만 한 일이다. 이런 일로 부동산세나 다른 종류의 세금을 더 부과한다 해도 우리의 안전이 지켜진다면 감수할만하다. 오클랜드는 범죄의 소굴이라는 오명을 달고 다닌다. 이런 오명을 벗는 일에 우리 모두 적극 동참해 20세기 태평양 연안의“아테네”라고 불리웠던 옛 영광을 다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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