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ges of Life / 인생의 단계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이 세상은 하나의 연극 무대이며,
모든 남자와 여자는 그저 배우일 뿐이다:
그들은 모두 입구로 등장하고, 모두 출구로 퇴장한다;
그리고 사람마다 평생 여러 배역을 연기한다.
나는 누구인가? Who am I?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평생 묻는 질문입니다.
사실 답은 없습니다. 답이 없는 게 바로 답인 이런 질문들을
더욱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건 철학자들의 일입니다. 형이상학이란,
답이 질문 속에 들어있음에 다름아닌 표현입니다.
탄생과 죽음을 나타내는 입구와 출구 사이에 벌어지는 인생을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사람이 한평생 연기하는 일곱 배역으로 묘사합니다.
유아기[infancy], 아동기[childhood], 연인[the lover], 군인[the soldier],
재판관[the judge], 노년기[old age], 그리고 건망증으로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단계[dementia and death]. 입구에서 나와 출구로 빠져나가는
동안 무대에 서서 연기하는 배역이 일곱 개라. 글쎄요. Maybe or
maybe not.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솔론[Solon]은 인간의 일생을 7년씩 10단계로
설명합니다. “첫 번째 7년이 지나면 젖니 대신 영구치가 나며, 두 번째
7년이 지나면 성적으로 성숙해진다. 세 번째 7년이 되면 남자들에게는
수염이 나고, 네 번째 7년은 인생의 절정기다. 다섯 번째 7년은 결혼의
시기이고, 여섯 번째 7년 [35-42]은 분별력이 무르익는 시기이다. 일곱
번째 7년은 이성에 의해 영혼이 고귀해지는 단계이고, 여덟 번째 7년은
분별력과 이성이 완성되는 단계이다. 아홉 번째 7년에는 열정을 극복하고
공정함과 온유함에 이르게 되며, 열 번째 7년에는 죽음을 맞이하기에
적합한 시간이 된다. 이 나이를 넘어가면 인간은 기껏해야 힘 빠지고
쓸모 없는 노인일 뿐이다” 글쎄요. 이것도 좀 옛날 얘기 같죠?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요람과 무덤을 상징하는 입구와 출구 사이의 한 판 연극, 그게
인생이랍니다. 깨고 나면 한 바탕 일장춘몽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바로 그 한편의 연극, 하지만 그 연극의 모든 배역을 모두 도맡아
처리하는 배우는 바로 나 하나입니다. 나라는 배역을 돕는 여러
조연배우들이 함께 무대 위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결국 내 연극의
모든 배역은 내가 만들어 내는 나의 그림자들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왜 어디서 왔는지 까맣게 잊은 채 울고 웃으며
젖니로 살던 때가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도 기억하는
유아기가 내겐 도시 오리무중입니다. 어릴 적 서울 인현동 골목에서
세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빛 바랜 흑백사진 속의 아이가 전혀 내가
아님에 실소를 금치 못합니다. 코 흘리며 수건 달고 국민[초등]학교
교정에서 떨며 서 있던 겨울 대낮이 아스라한 냄새의 기억으로 간신히
묻어 납니다.
이런저런 배역을 거치며 이제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는 내 삶의 연극을
구경해봅니다. 아들로 태어나, 오빠가 되고 형이 되고, 친구가 되고,
장난꾸러기 문학소년이 되고, 책벌레가 되고, 연인이 되고, 언론인으로
직장을 잡고,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고, 테니스 파트너가 되고,
유학생이 되고, 교수가 되고, 요가 티처가 되고, 아마추어 골퍼가 되고,
동네 훈장이 되고……
나도 남도 아는 배역, 나는 아는데 남들은 모르는 배역, 남들은 아는데
나만 모르는 배역, 그리고 나도 남도 모르는 배역, 이 네 가지 배역들이
골고루 뒤섞여 내 인생이라는 연극이 한창 진행 중인 걸 지켜 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가만, 그럼 관객은 누구더라. 둘러보니, 따로 관객이
객석에 않아 있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내 연극의 관객도
바로 다름아닌 나 자신이로군요.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They have their exits and their entrances;
And one man in his time plays many parts.
얼~더월즈어 스테이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명언,
세상은 한 바탕 연극 무대일 뿐! 무대 위의 배우도 또 이 연극을
보는 관객도 모두 나인 한마당이 바로 내 인생이라 합니다. 입구와
출구를 넘나드는 사이사이에 여러 배역을 한꺼번에 소화해내는
만능배우인 나. Who am I? What am I? Why am I? How am I?
이 자기성찰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고 출구를 나가기 위해
이제 인도의 현자들이 제시하는 삶의 단계를 들여다봅니다. 이른바
네 단계의 ‘아슈라마’[ashrama]로 알려진 삶의 이상적인 진화는
첫 번째 단계인 학생[student]으로 시작합니다. 삶을 배우고 익히는
성장의 과정입니다.
두 번째는 가정을 이루고 이끌어가는 가장[householder]의 단계입니다.
부지런히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다 지천명의
나이 50을 지나게 되면 그 동안 성실히 수행해온 연극무대 위의 여러
배역을 벗어나 은자[hermit]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아직 출구로 완전히
빠져 나간 건 아니지만 사실상 관객을 위한 연극은 이제 그만입니다.
이제 ‘모든 것 끝난 뒤’란 노래를 멋지게 부르기 위해 은자의 단계를
넘어 고행자[ascetic]의 경지에 들게 됩니다. 출구를 제대로 빠져 나가기
위한 절대 절명의 과제는 나의 실현입니다. 한 마디로, 내가 누구인지
환하게 알고 무대를 떠나는 일입니다. 인생의 단계는 여럿이지만 출구로
나가는 진정한 자격은 단 하나랍니다. Know Thyself! 너 자신을 알라!
OM~
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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