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 주포 코비 브라이언트(오른쪽)가 재즈 가드 로니 브루어를 제치고 있다.
보스턴·올랜도·샌안토니오·포틀랜드 모두 뒤집혔지만
레이커스, 1R 1차전서 재즈 완파 113-100
NBA 플레이오프 오프닝 위크엔드 라운드업
정규시즌 성적의 의미가 거의 없었던 2008~09 NBA 플레이오프 오프닝 위크엔드에 LA 레이커스는 ‘하위 시드의 반란’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2번 시드인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와 3번 올랜도 매직, 서부에서는 3번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4번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가 줄줄이 하위 시드에 물려 첫 판에 홈코트 이점을 빼앗긴 이변의 주말이었다.
그러나 무조건 우승이 목표인 서부 탑시드 레이커스는 19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 1회전 시리즈 1차전에서 8번 유타 재즈의 도전을 113-100으로 가볍게 뿌리치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젠(Zen) 매스터’ 명성의 필 잭슨 레이커스 감독은 “감독이 원하는 경기는 아니었다”며 그 내용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자세를 취했지만 초반부터 트레버 아리자(21점)와 샤넌 브라운(9점) 등 레이커스 백업요원들의 3점포가 펑펑 터져 싱겁게 승부가 갈린 경기였다.
해프타임에 스코어가 62-40으로 벌어졌고 잭슨 감독은 레이커스가 3쿼터에 24-33으로 9점차로 밀린 게 불만이었다.
하지만 재즈는 끝내 점수차를 9점 미만으로 줄이지 못했고 레이커스 주포 코비 브라이언트는 슬슬 뛰며 24점, 파우 가솔은 6반칙으로 퇴장하기 전 20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잭슨 감독의 팀은 1차전을 따낸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패한 적이 없다. 시카고 불스와 레이커스를 합쳐 41전 41승으로 재즈는 고생문이 열렸다.
주전 센터 메멧 오쿨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못 뛴 재즈는 포인트가드 데런 윌리엄스가 눈부신 패스 솜씨를 보여주며 플레이오프 커리어 최다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가 슈팅 난조로 득점은 ‘16’에 그쳐 레이커스의 벽을 넘을 수가 없었다.
재즈는 오쿨의 공백이 컸다. 6피트 9인치 신장의 파워포워드 카를로스 부저(27점) 또는 6피트 7인치 폴 밀샙으로는 레이커스의 7피트 장신 가솔을 막을 수가 없었다. 가솔은 ‘높이’를 이용, 야투 11개 중 7개를 가볍게 성공시켰고 둘 다 파울 트러블에 빠뜨렸다.
한편 재즈는 올 시즌 원정경기 전적이 15승26패에 불과하며 특히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는 플레이오프까지 합쳐 10연패로 헤매고 있는 중이다.
2차전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다른 플레이오프 시리즈들의 1차전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서부 컨퍼런스
▲3번 샌안토니오 스퍼스(1패) 97-105 6번 달라스 매브릭스(1승)
팀 덩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가 삼각편대를 이루는 스퍼스. 올해는 지노빌리가 발목부상으로 빠지니까 역시 힘들다. 스퍼스는 18일 홈코트에서 점프슈팅 팀인 매브릭스에 97-105로 패했다. ‘전통의 강호’가 최종 4쿼터에 23-31로 밀려 자쉬 하워드(25점)가 팔목부상에서 돌아온 후 7승1패 상승세를 탄 매브릭스에 역전패를 당했다.
매브릭스가 적지에서 플레이오프 경기를 따낸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4번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1패) 81-108 5번 휴스턴 로케츠(1승)
로케츠가 적지에서 워낙 크게 이겨 이 시리즈의 상위 시드인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이제 싹쓸이 수모나 안 당하면 다행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로케츠는 18일 포틀랜드에서 야오밍(24점)을 앞세워 홈팀을 108-81로 완파했다. 야오밍은 이날 야투 9개와 자유투 6개를 모두 성공시켜 트레일 블레이저스의 의지를 꺾었다.
◎동부 컨퍼런스
▲1번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1승) 102-84 8번 디트로이트 피스톤스(1패)
동부에서도 1번 시드는 막강했다. 르브론 제임스의 캐발리어스는 18일 피스톤스를 102-84로 완파하고 홈코트 이점을 굳게 지켰다. 피스톤스 포워드 테이션 프린스는 빠르고 길어 ‘코비 킬러’로 유명하지만 제임스를 막기엔 너무 가늘었다. 제임스는 체중으로 밀어붙이며 38점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쏟아냈다.
▲2번 보스턴 셀틱스(1패) 103-105 7번 시카고 불스(1승)
케빈 가넷의 공백은 역시 컸다. 가넷이 무릎부상으로 빠진 셀틱스는 18일 홈코트에서 연장 대접전 끝 불스에 2점차로 패했다.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불스에 패한 것은 1948년 이후 처음이다.
불스의 루키 포인트가드 데릭 로즈는 36점(11어시스트)으로 카림 압둘-자바의 플레이오프 데뷔전 최다득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번 올랜도 매직(1패) 98-100 6번 필라델피아 76ers(1승)
동부에서 셀틱스의 2번 시드까지 위협했던 강호 매직이 다 잡았던 첫 승을 놓쳤다. 19일 홈경기에서 ‘수퍼맨’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31점 16리바운드)가 마음껏 체중을 휘두르며 79-65로 앞서 3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 전 동점과 역전 프리드로우에 모두 실패한 76ers ‘스윙맨’ 안드레 이과달라(20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가 종료 2.2초 전에 다시 잡은 결승골 찬스에서는 점프슛을 정확하게 꽂아 땅을 쳤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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