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9일 저희 남편 고 김종호 목사(샌프란시스코 온누리 연합감리교회 담임)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저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평소 건강하고 활달하며,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 오셨기에 주변에 더욱 충격이 컸습니다.
지난 2006년 6월부터 담임으로 섬겨온 교회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형적인 이민 교회의 분열과 목회자와 성도간의 불신이 골이 20여년이 넘게 깊어왔던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하나님 주신 연단이라 생각하고 인내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년말부터 안정을 되찾아 비록 적은 교인이 남았지만 항상 소망을 바라보며 양적인 성장의“부흥”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러나 저희 남편은 이런 모든 교회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대인관계로 많은 분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작은 교회의 목회자는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고, 영적인 면과 기도가 부족해서 그럴 것이다라는 세상적인 편견이 우리 부부를 늘 가슴아프게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의 추모사에서도 밝혔듯이 30년을 보아 온 우리 남편은 오직 하나님 앞에 붙들린 “소명”앞에 항상 진실되고 정직하려고 애써온 사람입니다. 사회적 불의를 참지 못하고, 선한 사람이 피해보는 것에 항상 가슴아파 하고, 정치적 문제 등 모든 오늘날 사회현상들을 성경적인 관점으로 보아 글을 써 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하게 깊은 감명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교민사회과 관계되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여러가지 일들을 함께 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목사님을 저와 연결시켜 그 분들께 직접 알려 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우리 목사님을 너무 사랑하고 존경했기에 그분들께 우리 목사님의 진짜 모습을 말씀드리면 못난 팔불출이 되는 것 같아 제 자신이 쑥스러웠고, 우리 목사님의 진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떳떳하게 알릴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을 만난 가운데 느낀 것은 작은 교회 목회자에 대한 선입관을 쉽게 바꾸어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목사님을 자신있게 자랑합니다. 정말로 하나님 앞에 신실 했던 사람!
많은 분들께서 한창 일할 나이인데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 아깝다고들 하십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우리 목사님은 이제까지 해 온 일 자체가 너무 많았구나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남편의 노트북과 메모 등, 여러가지 기록을 보면서, 한 영혼을 하나님 앞으로 이끌기 위하여 그토록 참신앙과, 참신학과 참목회를 끝임없이 찾으며 노력해 온 일들이 작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김종호 목사님은 한 알의 씨앗이요 십자가였습니다. 목사님들의 참모습을 이해하도록 하고 목회자와 성도를 다시 이어준 화합의 십자가요, 목사님들과 경쟁이 아닌, 진정 고통을 함께 나누며 벽을 허물고자 했던 화합의 십자가요, 그리고 흩어진 성도들을 향한 화합의 십자가였습니다.
고 김종호 목사님은 항상 자연을 좋아하여 가까운 주변을 산책하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곳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움을 항상 극찬하며 자연을 통해 만나는 하나님을 늘 기뻐했습니다. 돌아 가신 경위도 외부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이지만, 제가 그곳을 찾아 보고 같이 계셨던 목사님들의 당시 정황을 들어 보면, 분명 저희 남편은 그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바로 하나님을 만나 “들리웠다(God took him away)”라는 확신이 서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외상이나 사고도 없었고, 위험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바로 하나님을 만난 그 기쁨의 감격을 감추지 못한 게 틀림없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세상에 떨어져 남겨진 저와 아이들을 많이 걱정을 하시지만, 반면에 주고 간 것이 너무 많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참소망, 천국을 진정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하셔서 제일 기쁩니다. 죽음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다시 한번 저와 저희 가족을 심려하시는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많은 분들께서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저 또한 그 분들의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전화보다는 이메일로 사연을 나누기를 원합니다. 제 이메일은 kimins@sbcglobal.net입니다.
2009년 4월 14일
고 김종호 목사의 아내 김인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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