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연극인이 대표로 있는 두 개의 극단이 같은 시기에 공연을 갖는다. 뉴욕을 대표하는 가장 오랜 전통의 극단 SET(써든 인라인튼먼트 씨어터. 대표 김은희)가 정기공연 ‘7번 전철(7 Train)’을 4월 9일부터 12일까지 올린다. 지난해 액터스 스튜디오를 졸업한 패기만만한 젊은 유학생 배우 오영희씨가 설립한 극단 ‘한(Han)’은 창단 공연으로 ‘버스 정류장’을 26일부터 4월 19일까지 공연한다.
# 김은희 씨 극단 ‘SET’ 정기공연 ‘7번 전철’
한국일보 특별후원 4월9~12일 존슨 씨어터
다양한 인종 뉴욕생활 춤으로 승화
■ 7 Train
‘국제 특급(Interna tional Express)’이란 별명은 7번 전철과 썩 잘 어울린다. 우선 150여개국 출신의 사람들이 매일 이용한다는 사실 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그리고 타임스퀘어를 출발해 플러싱까지 운행하는 노선 자체가 작의적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상징적이다.
서니사이드에서 내리면 스페니쉬 극장과 루마니안 나이트 클럽에서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 우드사이드에서는 아이리쉬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그들의 전통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교통이 매우 편리한 74가 잭슨하이츠 지역은 인도, 파키스탄, 티벳, 벵갈리안들이 작은 타운을 이루며 서로 사이좋게 살고 있다. 코로나에서는 멕시칸들과 콜럼비아인들의 남미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플러싱은 중국인들과 한인들의 터전으로 힌두교를 비롯해 불교, 개신교등 다양한 종교단체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2000년 백악관은 7번 전철을 ‘국립 밀레니엄 트레일(National Millennium Trail)’로 지정했다.
극단 SET는 뉴욕한국일보가 특별후원하는 이 작품을 통해 한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이 뉴욕의 다양한 문화 공간 속에서 어떻게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또 어떻게 그들의 어메리칸 드림을 이루어가는 지를 나타내고자 한다. 그동안의 공연 경향처럼 대사를 가급적 줄인 댄스 씨어터 형식으로 무대에 표현되며 오디션을 통과한 전문 다인종 댄서들이 출연한다. 김은희 대표가 연출을 맡았고 SET 창단 멤버인 윤혜정씨가 한국에서 와 안무를 한다.
공연 일시: 4월 9일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5시.
장소: Johnson Theater/Theater for The New City. 155 First Ave.(Bet. 9th& 10th St.)
티켓: 일반 20달러, 학생/시니어 15달러
공연문의: 718-651-7725
김은희 SET 대표(앞줄 오른쪽)와 안무를 맡은 윤혜정씨가 연습실에서 ‘7번 전철’ 출연진들과 함께.
# 오영희씨 극단 ‘한’ 창단공연 ‘버스 정류장’
26~4월19일까지 샌포드 마이스너 극장
버스 기다리는 승객들의 대화 통해 삶 엿 봐
■ bus stop
극단 ‘한(HAN)’의 창단 공연 ‘버스 정류장(Bus Stop)’이 3월 26일부터 4월 19일까지 첼시의 샌포드 마이스너 극장에서 열린다. 2000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오싱젠 (Gao Xingjian)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8명의 승객들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연극은 부조리극적인 상황 설정과 고도의 상징성으로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케한다.
배우로 출연하기도 하는 오영희 대표는 “ 8명의 승객들은 모두 각기 다른 사회와 문화적 배경을 대표하는 캐릭터다”며 “뉴욕의 다양한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한의 창립 배경과 무척 어울리기 때문에 창단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대 영문과 재학시절 영어 연극 활동을 통해 연극의 매력에 빠진 오 대표는 2002년 노스웨스턴 대학으로 유학해 연극학 석사 과정을 받았다. 애초에 연출을 지망했으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 세계적인 배우 전문 교육기관 뉴스쿨 액터스 스튜디오에 진학해 2008년 MFA를 취득했다. 아직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 패기만만한 나이의 오씨는 극단을 기웃거리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작품을 내가 원하는 배우와 함께 마음대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졸업과 함께 극단을 만들었다. 물론 고정멤버는 오 대표 혼자다.
오 대표는 배우 오디션과 연출자 및 스텝 선정, 극장 섭외 등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면서도 “배우로서도 성공할 것이고 극단도 뉴욕을 대표하는 한인 극단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패기찬 모습을 보였다.
공연일시: 3월 26일~ 4월 19일. 화~토 오후 8시. 일 오후 7시. 토,일 오후 3시.
Sanford Meisner Theatre. 164 Eleventh Avenue (between 22nd & 23rd Streets).
티켓: 15달러 문의: 212-352-3101
/www.TheaterMania.com.
유학생 배우 오영희씨(중앙)가 설립한 극단 한의 창단 공연 ‘버스 정류장’에 출연하는 다인종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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