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련가. 좋게 보려해도 웬지 궁색스럽다. 개성공단 왕래를 막는 북한의 일련의 조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남북사이의 대립이 가장 첨예했던 개성지역이다. ‘개성 공단’은 바로 그 곳의 엄중한 ‘군사시설’ 을 철수하고 조성되었다. 어찌보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아니고 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사업이다. 북측의 토지와 인력과 안전과 3통보장 그리고 남측의 기술과 자본이 어우러진 일터다.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하루도 쉴 수 없다. 신용이 생명, 생산 물품의 납기일을 지키려 분, 초를 다투는 일터요, 북한의 4만여 일꾼들의 생명줄이다. 북한의 심사는 충분히 해아릴 수 있다. 2008년의 MB정권 그리고 2009년의 미국 오바마 정권의 출범을 처다보며 “행여나”하는 그 ‘기대’는 모두가 보듯 지금까지는 실망 뿐 이다. 당장 한미 합동군사 훈련=키 리졸브=의 위용을 처다 보아야 하는 북한이다. 그렇다고 ‘개성공단’을 불모로 삼다니, 그것은 아니다. 북한 당국이 미사일로 오바마 정권을 겨냥하고, 개성공단으로 MB정권을 흔들어 보겠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오산이고 오판이다. 미국 월가를 진앙지로 한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지구촌의 살림이 뿌리체 흔들리고 있는 지금이다. 정치, 군사적 흉심으로 긴장과 위기를 조성하려 함은 어느 누구의 지지나 도움을 얻을 수 없다. 지금은 지구촌 공동의 적인 ‘금융위기’부터 다스릴 때 이다. 서로의 도움을 나눌때다. 그런데 북한은…
북한은 개성공단 출입을 두고 지난 9일, 첫 통행차단. 10일에는 통행 허용. 그리고 13일에는 다시 통행차단. 16일에는 남측으로의 귀환만 허용, 다시 17일에는 쌍방 완전 통행. 왜 이리 열고, 닫고 그리고 여는가. 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 뿐만이 아니다. 누구나 묻게 된다. 무슨 일이 저 지경일까? 결국 4만 일꾼들의 간식 ‘쪼코 파이’가 떨어진다. 원자재와 식량이 바닥나는가 애가 탄다. 생산 일정에 차질이 있을까 침이 마른다. 그것 말고 북한이 얻고 취할 수 있는 것이 또 무엇일까. 어쩌면 남쪽 인심을 뒤흔들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 했다. 그러나 그것 그 정도일까. 궁색스러워도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교류와 협력을 일깨우는, ‘나를 봐 달라’는 북한의 투박한 “편지”가 아닐까. 꽃피는 봄 맞이를 위한 쉬운 그러나 의미있는 몸짓일 수도 있다. 개성공단의 의미를 되새겨 달라는, 공단을 함께 키워 가자는 소리없는 “외침”일 수도 있다. 뭣인가 남쪽의 응답이 있어야 한다.
남쪽에서 꽃 소식에 실려 “더 통 큰 응답”을 보내면 어떨까. “개성관광.금강산 관강을 다시 시작하자” “백두산 관광까지도 앞 당기자”고 손을 내 밀면 안 될까. 1년 넘게 지켜 봤다.
남과 북의 지도자들은 서로의 품격과 시대적 사명 그리고 “지금 한반도가 필요한 것이 뭣 인가”를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민족사적 소명”에 귀 기울려야 한다.
한국은행 2007년도 통계를 참조, 남과 북의 경제력을 비교해 보면 누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할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인구는 4,845만명대 2,320만명으로 남한이 2.1배나 많다. 명목국민총소득(GNI)은 902조원대 24조원으로 남한이 36.4배나 부자다. 1인당 GNI도 1,863 만원에 107만원으로 17.4배나 차이가 난다. 무역이나 발전량, 조강생산, 시멘트 생산, 선박 보유 등은 물론 자동차 생산은 408만대에5000대로 남한이 물경 888.3배나 많다.
국민총소득으로 단순 평가한다면 남한의 36분의 1규모가 북한 살림이다. 쉽게 말해 남한의 국민총소득 36분의 3, 즉 12분의 1이면 지금의 북한 살림을 꾸려 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한 핏줄, 거기다 굶주리는 동포가 500여만이라는 북한의 실정이다. 뭣 때문에 머뭇거리는가. 왜 못 본척 하는가.꽃 길따라 “꽃 소식”에 실어 도움의 손길을 뻣어야 한다.그리고 북한이 응답해야 한다. 이명박대통령이 3.1절 경축사에서 “남과 북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 공영해 나가자고 합의해 왔다”며 “이러한 남북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진정성을 북한 김정일국방위원장과 그 핵심 팀들도 믿어야 한다. 한반도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남과 북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그 자리에서 “10.4 공동선언”에 담긴 문제를 풀고,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나 미사일이 아님”을 믿을 수 있도록 이끌어 가야 한다. 꽃 길따라 봄은 꼭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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