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대륙 아프리카, 케냐의 한 후손이 백인의 나라 아메리카의 임금이 된 이야기! 이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는 어느 동화작가가 꾸며낸 동화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2천년하고도 9년 정월에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지도 벌써 보름이 지났건만 그 날 쯔나미(해일)같이 밀려온 2백만 인파의 파도가 아직도 내 눈속에 나울치고 있다. 그리고 그 함성도 귓전에 여운으로 남아있다.
그 날 많은 흑인들이 눈물을 흘리는것을 우리는 보았다. 그 광장에 함께 모인 백인들도 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기에 그 눈물을 질시의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라도 하얀 손길로 그 눈물을 닦아 주는 화합의 미덕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한국 고유의 산대놀이라는 놀이를 잘 알고 있다. 양 편으로 갈라 선 사람들이 긴 나무둥걸의 끝을 서로 맞대고 정점(높은 곳)으로 밀어 올리는 놀이 말이다. 이 날 취임식에서는 세계 몇 십억명이 지켜 보는 가운데 피부색과는 관계 없이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산대놀이 하듯 정점으로 밀어 올리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어쨋든 그날은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 날이었음이 분명했다.
그런데 그날 내가 인상깊게 지켜본 또 하나의 장면이 있다면 취임식이 끝난 직후 오바마의 작은 딸 사샤가 그 검은 엄지 손가락을 아버지에게 내 밀며 우리 아빠 최고야!라며 그의 아버지를 기쁘게 해 주는 장면이었다. 그때 사샤의 하얀 손톱이 유난히도 반짝이고 있었다.
빛과 그림자! 세상만사에는 밝음과 어둠이 있듯이, 그 날 무도회에서의 미셀 오바마의 그 하얀 야외복이 몹씨도 화사하게 보였고, 오바마가 선물했다는 그녀 손꾸락에 끼여진 다이아반지가 유난히도 반짝이고 있음을 우리는 보았다. 이 같이 오바마의 가족에게는 그 날이 빛과 밝음의 하루였지만 많은 관중의 야유를 받으며 취임식장에서 물러나 헬리콥터에 실려 역사의 뒤안길로 살아져 간 부시 부부의 쓸쓸하게 보이기까지 한 모습은 확실히 그림자와 어두움의 하루였다.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과 킹 목사의 민권운동의 후광 그리고 부시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효과에다 그가 지닌 남다른 카리스마로 동화속에 임금이 아닌 현존하는 나라 미국의 대통령이 된 오바마의 연극은 그의 화려한 취임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가 힘겹게 소화해 내야 할 연기의 연극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의 앞에는 그가 넘어야 할 그리고 풀어야 할 어려운 일 들이 겹겹이 솟은 산맥같이 그를 가로 막고 있다. 대외문제로는 전직자가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고 잘못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쏟아지고 있는 미국을 향한 세계인들로 부터의 따가운 눈총,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 그리고 북한 핵 문제등인 것이다. 그기에다가 국제문제로는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밭같이 입을 크게 벌이고 있는듯한 경제문제! 부양책으로 8천억 달라가넘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으려 하지만 그게 가량비 역할 밖에 못 할거라니 이게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집을 잃고 또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린 수 백만명을 위한 대책 또한 문제인 것이다.
그뿐인가 병이 들어 하룻밤 입원 신세를 질 경우 몇천 달러가 넘는 입원비를 치루어야 하는 살인적인 의료비 때문에 건강보험 없고 돈 없는 사람은 병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의료정책의 개선문제 등을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지 이 또한 그가 풀어야 할 난제 중의 난제인 것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그 날, 바꾸어 말해서 그가 맡은 연극 속의 연기를 끝마치고 퇴장하는 날, 그가 그를 지켜 보던 관중들의 야유가 아닌 박수속에 퇴장하기를 우리는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사샤는 밤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기네 가족들이 백악관을 떠나 갈 그 날에도 즐겁게 떠나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을 것이다. 사샤의 기도는 어쩌면 바로 우리들의 기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오바마의 명예로운 퇴장을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건 미국 국민들은 백인 대통령이 실패하고 물러나도 다시 백인 대통령을 뽑겠지만, 흑인 대통령이 실패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다시는 흑인이나 소수민족 대통령을 뽑지 않을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서 말이다.
주간지 Life Style의 표지에 오바마의 사진과 함께 크게 인쇄되어 있는 Dream,s Came True!란 바램처럼 우리는 다 함께 오바마의 꿈, 아니 우리의 꿈이 좋은 현실로 실현 되어 지기를 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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