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벽 수비 스틸러스 vs 화력의 카디널스 ‘예측 불허’
1일 오후 3시30분
‘수퍼선데이에 누가 웃을까.’
NFC 챔피언 애리조나 카디널스와 AFC 챔피언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격돌하는 수퍼보울 XLIII(43)가 오는 1일 오후 3시30분(LA시간, TV-채널 4) 플로리다 탬파의 레이몬드 제임스 스테디엄에서 킥오프된다. 미국은 물론 지구촌 전체를 뒤덮은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수퍼 불경기’ 보울로 불릴 만큼 축제분위기가 반감된 것은 사실이지만 필드에서의 열기는 그와 관계없이 뜨겁기만 하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 무대에 발을 디딘 카디널스나, 통산 6번째 수퍼보울 우승을 노리는 스틸러스 모두 필승의 자신감에 넘친 가운데 운명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누가 이길까. 스틸러스가 AFC 2번시드로 어느 정도 수퍼보울 진출이 ‘예상됐던’ 손님이라면 한때 NFL 역사상 최약체 플레이오프 팀으로 불렸던 카디널스는 사실 ‘불청객’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수퍼보울에 나온 두 팀을 놓고 승부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객관적 전력비교가 반드시 실전에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해 수퍼보울에서 NFL 역사상 최다득점 기록을 세우며 파죽지세 전승가도를 질주했던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뉴욕 자이언츠에 덜미를 잡힌 것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을 비교하면 아무래도 스틸러스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NFL ‘올해의 수비수’로 뽑힌 라인배커 제임스 해리슨과 ‘올-월드’ 세이프티 트로이 폴라말루가 이끄는 스틸러스 디펜스는 70년대 NFL 무대를 누볐던 ‘스틸커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와 러닝백 윌리 파커,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가 이끄는 스틸러스 오펜스는 폭발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어느 팀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모든 면에서 탄탄하고 안정됐다. 라스베가스의 도박사들이 스틸러스의 7점차 우세를 점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카디널스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관문들을 차례로 통과해 여기까지 온 팀이다. 스틸러스에 비해 전력에서 열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정도 열세는 NFC 준결승 상대인 캐롤라이나 팬서스나 결승상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적지에서 팬서스를 대파했다면 중립경기인 수퍼보울에서 스틸러스를 넘지 말란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더구나 카디널스는 스틸러스의 ‘스틸커튼’ 디펜스를 찢을 충분한 화력을 갖춘 팀이다. 3번째 수퍼보울에 나서는 베테랑 쿼터백 커트 워너에겐 현 NFL 최고 와이드리시버로 평가되는 래리 피츠제럴드를 비롯, 시즌 리시빙 1,000야드를 돌파한 리시버가 3명이나 된다.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에 이미 NFL 사상 최다리시빙 기록을 깨뜨린 피츠제럴드는 수비수 2~3명의 찰거머리 커버를 받은 상태에서도 공중으로 뛰어올라 자기 쪽으로 오는 패스를 다 잡아내는 선수여서 스틸러스는 그를 어떻게 막을 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쿼터백이 패스를 던지기 전에 쓰러뜨리는 것이고 그 방면에서 스틸러스가 둘째가라면 서러운 팀이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카디널스의 오펜시브라인이 탄탄해 후방수비수들이 투입하는 블릿츠 패키지를 써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상대 블릿츠를 읽는 전문가인 ‘백전노장’ 워너가 이를 역이용할 경우 단 번에 후방이 뚫려 ‘홈런’을 맞을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틸러스로선 볼 컨트롤 오펜스를 이용, 카디널스의 고감도 오펜스를 사이드라인에 세워둘 수 있도록 시도할 가능성이 더 크며 그러려면 무릎부상을 안고 싸우는 하인스 워드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수비에선 위험성 높은 작전보다는 카디널스에게 숏패스를 강요하고 볼을 잡은 선수를 확실하게 태클하는 작전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과연 누가 이길까. ‘머리’로 분석해 보면 스틸러스가, ‘가슴’으로 생각해 보면 카디널스가 이길 것 같다. 스틸러스가 무려 7점차 우세가 전망되는 경기임에도 USA투데이 취재진 9명의 설문조사에선 카디널스를 택한 사람이 4명이나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커트 워너와 래리 피츠제럴드 콤비를 한 번 더 믿어보고 싶다.
<예상 카디널스 24-21>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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