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에 GMC의 “릭 웨고너”사장을 비롯한 3대 자동차 회사(Big 3)의 거두들이 연방의회에 나와 구제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의회에서 보여준 이들의 겸손한 자세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몇몇 의원들은 구제금융요청에 반대 하면서 자동차 3사가 당면한 위기를 헤처나가지 못한다면 파산이 불가피한게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결국 그들의 요구를 들어 주기는 했지만 구제안에는 정부가 운영에 관여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GMC의 어려운 처지를 보고 있노라니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 한토막이 생각난다.
6:25전쟁 때 미군들은 한국사람들에게는 퍽 신기해보이는 군용 차량을 전선에 배치했다. 잘알려진 “지에무씨”(GMC)차들이었다. 당시 우리에게 “카네이숀”브랜드가 우유의 대명사로 통했던 것처럼 “지에무씨”는 트럭의 대명사가 되었다.
물론 당시에 GM뿐 아니라 포드나 크라이슬러도 군용차량을 만들었는데 한국사람들에게는 모두 “지에무씨”였다. 전쟁 때 미국 차량을 공급받지 못했던 한국군의 차량은 패전한 일본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 주종을 이루었다. 패전한 일본이 한국전 때문에 경제를 급속도로 회복 한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당시 한국군에 보급된 것은 토요다, 닛싼 그리고 이스즈 차량들이 었다. 50여만명의 미군들이 휴전후 철수하며 민간에게 불하한 미군차량들이 개조되어 휴전 이후에 우리가 타고 다니던 버스가 됐고 지프차는 “시발”택시가 되어 교통수단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자동차사업에 대적할만한 회사나 국가는 없었다. 미국이 외국에 차량을 판매 할때는 부르는게 값이였다. 그리고 오랜동안 미국은 그런 판매술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1995년도 자동차 생산단가 통계를 참조하면 미국차가 얼마나 비쌌는지 알수있다. 당시 토요다는 자동차 한대 만드는데 29시간이 걸린 반면 GM은 46시간, 크라이슬러는 43시간이었고 10여년이 지난 2006년의 경우 GM이 32시간 크라이슬러는 33시간등으로 장족의 발전을 했으나 토요다는 29시간대를 유지했다. 생산성만 높인다 해서 해결 될일이 아니였다. 시간당 노임의 차이가 엄청났다.
미국 자동차의 시간당 임금이 $28이었을 때 토요다는 $26, 혼다는 $24 그리고 현대는 $21이었다. 시간당 임금을 따진다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은퇴연금, 의료보험등이 포함되는 베네핏을 비교하면 차이가 커진다.
미국에 진출한 외국자동차회사 의 베네핏까지 합친 시간당 임금이 $44인데 비하여 미국회사는 $73 즉 $29이 더 비싼 액수였다. 미국에 어느 산업도 이렇게 생산직에 후할수는 없었다.
세 자동차회사가 노동조합과 결탁하여 서로 경쟁 하지 못하게한 처사라고 월스트릿지는 지난 12월1일자 사설에 지적했다. 노조와의 계약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년 동안 일하지 않고도 매주 급료를 받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
아마 이런 후한 전통이 1914년 생산직 근로자를 소비자로 격상시키며 주급을 $3 에서 파격적인 $5로 인상한데서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는 포드자동차 창설자 헨리 포드의 아이디어 이기도 했다. 이 일이 있은후 포드차의 판매는 엄청났다 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급성장으로 자동차산업의 황금기가 도래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 파산 이야기가 나왔을때 보수적인 연방의원들은 그렇다면 누가 비행기를 만들고 군용 차량을 만드느냐고 반론을 제기했다. 미국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것은 군수 물자의 대량생산 덕이라고 한다. 엄청난 비행기와 트럭, 탱크 들을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했다.
뿐만 아니라 군함의 엔진을 만드는데 이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당시 독일군 장성들은 미국에 군수 물자 생산량에 질렸다고 한다. 그들이 U보트로 침몰시킨 숫자에 몇배나 되는 함정을 계속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어렵다고 자동차회사를 외국에 팔고난 후 국가비상시 전시 체제로 산업을 바꿀때 팔린 자동차 회사에 국방산업을 의존 할수 있느냐는 심각한 이야기가 대두되기도 했다. 정부로 부터 구제금융받은 GM은 하이브리드인 쎼비 볼트를 2010년에 본격 생산 하기위하여 한국의 LG화학과 배터리 생산계약 체결을 하기도 했다. 참 반가운 이야기다.
정부의 구조 조건에 노동조합도 협력하기로 하는등 자동차 노조에 새 판도가 이루어 지는가보다. 노동운동에 우호적인 민주당 정권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도 두고 보아야 겠다. 장래가 어떻게 전개 될지 알수는 없지만 어려운 시기에 역사적인 새 정권이 태동했다. 역사를 보면 어려울 때 미국의 창의력(American Ingenuity)으로 위기를 극복 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새로운 대통령의 지도력과 미국민들의 각오가 결합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