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웨스턴-4가 미국 마켓 인수로 첫발… 창립 22주년 내실 주력
가주마켓(대표 이현순)은 한인타운의 아이콘이다. LA 한인타운의 경계조차 모호하던 지난 1987년, 이만성 회장(97년 작고)이 4가와 웨스턴 애비뉴의 미국 마켓을 인수해 가주마켓 1호점을 오픈하며 타운의 첫 대형 마켓이라는 아이콘을 간직하게 된 것이다.
당시 한인들이 ‘마켓에 간다’고 하면 당연히 가주마켓에 가는 것이었다. 한인타운 ‘올드타이머’라면 가주마켓에서 장바구니 가득 한국 음식으로 장을 보고 가주우동이나 가주냉면 한 그릇을 먹고 향수를 달래며 집으로 돌아가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가주마켓이 올해로 22세의 청년이 됐다. 한인 마켓의 선발주자답게 사세를 확장하는 성장기를 지나 내실을 다지는 청년기로 접어든 것이다.
가주마켓은 올 하반기에 웨스턴점 자리에 대형 샤핑몰 ‘캘리포니아 마켓플레이스’를 착공한다. 가주마켓 직원들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한자리에 모였다. <이은호 기자>
■새로운 아이콘으로 재탄생 노력
가주마켓에게 2009년은 매우 중요한 해다. 오는 9월 웨스턴 1호점 자리에 대형 샤핑몰 ‘캘리포니아 마켓플레이스’를 재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착공하고, 할인마켓으로 변신한 베버리점이 새 단장을 마치고 오픈했기 때문이다.
브루스 오 사장은 “가주마켓이 7개까지 지점을 확장한 적도 있었지만 웨스턴점 자리를 대형 샤핑몰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점을 과감하게 매각, 정리했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본격적인 경영 합리화를 추진한 가주마켓은 현재 웨스턴점과 베버리점 2곳만 직영제로 운영하고 있다.
가주마켓은 창업 22주년을 맞아 지점망만 확장하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마켓의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 한인 커뮤니티에 보답하기 위한 사회사업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한인 마켓의 대부
가주마켓은 ‘마켓 매니저 양성소’로 불린다. 가주마켓에서 업무를 시작해 마켓 운영의 노하우를 익히고 다른 마켓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는 매니저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가주마켓 출신 매니저들만 모아서 ‘동문회’를 만들어도 될 것”이라며 웃었다.
마켓의 선두주자 자리를 지켜온 만큼 유통과 판매에서 특유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가주마켓은 접근이 쉬워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교통이 편리한 주택가 가까이에 마켓 자리를 잡았다. 한인타운 중심에 위치한 웨스턴점은 아직도 걸어서 장을 보러 오는 고객이 30~ 40%를 차지한다. 또 생산지 농장에서 공급 받는 육류와 야채 그리고 도매에서 공급 받는 일반 식료품을 적절히 조화시켜 유통망을 최적화하고 가장 다양한 품종을 확보한다.
한인 마켓들이 타인종 고객을 끌어들이는데도 가주마켓의 역할이 컸다.
오 사장에는 “처음에는 타인종 고객들과 함께 샤핑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한인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한인 마켓만 이용 하는 타인종 고객이 생길 정도로 타인종과 한인들이 어울려 샤핑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다.
■ 가주마켓의 변신 캘리포니아 마켓 플레이스
22년 동안 한인타운의 아이콘 자리를 지켜온 가주마켓 웨스턴점이 대형 샤핑몰로 거듭난다. 가주마켓이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해온 ‘캘리포니아 마켓 플레이스’ 프로젝트가 2007년 LA 시의회 승인을 받고 오는 9월에 착공을 앞두고 있다. 공사기간은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 3층과 지하 2층 규모로 내부 면적만 13만 500스퀘어피트에 달하고 한인타운의 중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상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층에는 한국식 스파를 비롯한 미용실, 2층에는 가주마켓과 일반 리테일 등 총 70여개의 업소가 입주할 예정이다.
2층에 입주하는 새로운 가주마켓은 4만 5,000스퀘어피트의 면적에 ‘브리스톨팜’ 등 미국의 고급 마켓과 한국의 대형 마켓의 콘셉트를 혼합한 스타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한국의 대형 마켓에 많이 설치돼 있는 무빙 사이드워크를 설치해 고객들이 샤핑카트를 끌고 층마다 편안하게 이동하며 샤핑할 수 있게 배려할 계획이다.
3층에는 푸드코트와 함께 정원을 조성해 도심 속의 녹색지대로 고객들을 맞이하고 가족 단위 샤핑객을 위해 풍부한 휴식 및 문화공간을 배치한다. 가주마켓은 지역 사회와 함께 한다는 새로운 다짐을 지키고 LA 시정부의 정책을 따르기 위해 재개발이 마무리되고 영업을 시작하면 마켓 직원들에게 캘리포니아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생활임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김연신 기자>
한인타운 첫 대형 마켓이라는 아이콘을 간직한 가주마켓은 창업 22주년을 맞아 웨스턴점 샤핑몰 재개발과 베버리점 할인마켓 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이은호 기자>
할인마켓으로 재탄생한 가주마켓 베버리점은 마진폭을 줄여 모든 상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은호 기자>
■베버리점, 최저 가격 승부
가주마켓은 그동안 히스패닉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베버리점을 할인마켓으로 변신을 시도해 새해부터 본격 가동하고 있다. 하반기에 웨스턴점이 ‘캘리포니아 마켓플레이스’로 재개발 착공하는데 대비해 한인 고객들을 흡수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할인마켓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인 마켓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다고 자신한다.
피터 양 이사는 “마진을 과감하게 줄였기 때문에 같은 상품을 타 마켓보다 20% 이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며 “일 년 내내 모든 품목을 세일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마켓”이라고 설명했다. 식당과 교회, 학교 등을 위한 각종 도매상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할인마켓이지만 매장 분위기는 산뜻하고 종업원들의 서비스는 신속하고 친절하다. 할인마켓 변신 한 달 만에 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형성해 가고 있다. 매주 200여가지의 새로운 상품이 할인품목으로 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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