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옷걸이.그린카트.유가 급등락...
2008년은 경제 위기의 한해였다. 올한해 한인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세탁업계의 주요 서플라이인 중국산 옷걸이가 반덤핑 판정을 받았으며, 한인 마트는 중국산 식품들의 멜라민 파동으로 홍역을 겪었다. 길거리에서 과일 등을 판매하는 그린카트가 등장해 청과업계를 긴장시켰고, 종업원상해보험과 노동법 단속 강화 등도 한인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08년을 마감하며 한인 경제 10대 뉴스를 돌아본다.
■ 중국산 옷걸이 반덤핑 판정
지난 3월 연방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3월 중국산 철제 옷걸이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렸다. 중국산 옷걸이가 실제 가치보다 최고 221%까지 저평가됐다는 것. 이에따라 옷걸이 가격은 2배 가까이 껑충 뛰었고, 한인 세탁업계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덮어썼다.세탁업계는 연방정부에 항의서 보내기 운동을 전개했으며 행어 리사이클링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반덤핑 관세 논란은 지난 9월 상무부와 ITC가 이를 인정하는 최종 판결을 내림으로써, 관세율 55.31%로 확정됐다.
▲ 중국산 옷걸이 반덤핑으로 큰 타격을 입은 한인 세탁업소의 모습.
■ 그린카트 실시
한인 청과식품업계는 올초부터 뉴욕시가 추진한 그린카트법안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2월 시의회를 통과했다. 그린카트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뉴욕시 5개 보로에 1,500개의 야채 과일 벤더
를 설치한다는 것으로, 한인 청과 및 식품업계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그린카트는 그러나 청과업계의 강력한 반대로 500개로 축소됐으며,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카트는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그린카트에 반대하는 한인 청과업계 관계자들이 시의회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한인마트 멜라민 파동
중국산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에서 유독성 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한인사회도 먹거리 공포에 휩싸였다. 한인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자와 캔디 등의 제품에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매장에서 즉시 회수하는 소동도 있었다.이번 사태로 한국과 미국 등 각국은 식품 검역과 원산지 표시제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한인 사회도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기회로 삼았다.
■ 유가급등락으로 울고 웃고
국제유가는 올초부터 무섭게 치솟더니 한때 배럴 당 150달러에 육박하면서 한인경제를 주름지게 했다. 개스값도 4달러를 돌파하면서, SUV 차량의 인기가 폭락하고 카풀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었다.
유가 상승은 산업 전반으로 여파르 미치면서 의류 등 관련산업은 물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이끌어냈다.또 한인 콜택시업계와 운송업계는 직격탄을 맞았으며,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그러나 유가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9월 이후 경기 침체 우려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 배럴 당 30달러대로 하락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 한인은행권 예금유치 경쟁
한인 은행들의 금리 전쟁이 재개됐다. 경기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전체 금융권이 자금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한인 비즈니스의 불경기로 한인 은행들이 유동성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은행의 수익이 대부분 대출 이자와 각종 수수료에서 나오지만 최근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대출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었으며, 계속되는 연방 금리 인하의 여파로 대출 이자 수익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 연방금리는 올들어 계속 떨어지더니 마침내 0-0.25%로 대폭 낮아져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이 됐다.한인은행들은 4%-5%대의 파격적인 금리와 각종 사은품과 경품잔치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예금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앞으로 수익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불경기 여파 소매업계 비상
소매업계의 매출 하락은 예상된 일이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한인경제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유가 폭등과 금융위기 등 올한해동안 소매업계에는 고용 불안과 소비 심리 하락 등 악재들이 잇따라 겹치면서 끝모를 추락을 하고 있다. 혹시나 했던 연말 시즌 역시 경기악화와 나쁜 날씨 탓에 지난해보다 4%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한인 비즈니스들은 한해 소매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연말 샤핑 시즌에 대폭적인 세일 판매와 이벤트 등으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 상가렌트안정법 관심
치솟는 상가 렌트에 어려움을 겪던 한인 비즈니스에 상가렌트 구속중재법안은 큰 희망을 던져줬다. 지난 8월말 뉴욕시의회에 상정된 이 법안은 구속력을 가진 중재기간이 나서 랜드로드와 테넌트간의 렌트 조정을 중재함으로써 재계약시 보다 평등한 조건에서 렌트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시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시의원 51명 중 2/3가 지지해야 하며, 관련 단체들은 시의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 무비자시대로 기대 높아져
지난 11월17일 한국인 무비자 시대가 시작되면서 미주 한인사회의 기대는 커져가고 있다.불경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인사회는 무비자로 한국인 방문객들이 크게 증가할 경우 관광업계는 물론, 요식업과 숙박업, 상가, 부동산 등 한인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비자없이 90일간 방문, 상용 등의 목적으로 미국을 여행할 수 있어, 한인 경제에 인력 수급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사업 확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경기침체와 고환율 등으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내년 봄부터는 본격적인 무비자 특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한국 송금 및 부동산투자 열기
올초 달러 당 940원대였던 환율은 금융위기 직후 폭등하더니, 결국 1,500원대까지 치솟았다.이같은 원/달러 환율의 폭등은 한인사회에서 한국내 송금과 부동산 투자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각종 부동산 투자 세미나가 잇달았으며 송금도 크게 급증했다.그러나 한국에서 돈을 받아야 하는 유학생과 주재원들은 이번 환율 폭등으로 생활비가 40% 가까이 깎이는 손해를 입었고, 불안정한 환율시장으로 한인 무역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 노동법 및 종업원상해보험 단속
올들어 체불임금 관련 소송이 한인 네일과 요식, 미용, 건설업계 등 전 업종으로 확산됐다. 최저임금 및 오버타임 임금 미지급 등으로 뉴욕주검찰청에 고발되거나, 업소앞에서 시위가 열리는 등 노동법 관련 분쟁도 잇달았다.또 종업원 상해보험(Worker’s Compensation) 미가입 업소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 적지않은 업체들이 적발됐다. 종업원 상해보험에 대한 벌금이 4배 인상되면서 10일당 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됐으며 재가입때까지 업소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이중의 부담을 안았다.이밖에도 불법 체류자의 고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건설과 네일, 청과, 델리 등 한인 주력
업종들이 바짝 긴장하기도 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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