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L&I등 대형 식품점 속속 진출
아직 확고히 자리 못잡은 한인상권 위협
공동투자 등 한인 결집력 강화 절실
퀸즈 한인 상권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플러싱 노던블러바드 일대에 최근 중국계 대형 식품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한인 상권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노던 블러바드에 들어온 중국계 식품점들은 L&L(160가)과 GW1, GW2 (144가와 137가) 등 크게 세 곳이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던 블러바드 선상의 눈에 띄는 중국 업소는 144가의 GW마켓이 유
일했다. 그 후 올해에는 160가 노던 블러바드 한 복판에 L&L 마켓이 세워졌고, 내년 초 GW의 2호점으로 점쳐지는 137가점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노던 블러바드의 메인 스트릿부터 160가까지만 놓고 보면 이들 대형 마켓을 제외한 중국계 소매점은 베이커리 샵과 중국음식 테이크아웃, 약국, 북카페 등 10여개이다. 144가에 블루 베이커리&커피, 141가~바운 스트릿에 균안대약국과 북경 차이니즈 테이크아웃, JW약국, 유니온 스트릿~레빗 스트릿에 멜리즈 시푸드 레스토랑과 징 시 북&카페, 이후 메인 스트릿까지 미스터 매트리스와 탑케어 약국 등이 있다.
문제는 플러싱 다운타운의 비싼 렌트와 교통 혼잡 등을 피해 노던 블러바드로 이주, 신흥 상권을 형성·발전시킨 한인 상권이 이같은 중국계 업소들의 점진적 진출로 설 곳을 하나둘씩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니온 스트릿부터 레빗 스트릿까지 한 블럭 전체는 현재 공사 중인 GW 마켓을 포함 멜리즈 시푸드 레스토랑, 징 시 북&카페 등 3개 업소가 모두 중국계로 한국어 간판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에 대해 한인 부동산 관계자 및 노던 블러바드에서 영업 중인 업주들은 노던 한인 상권이 아직까지 확고히 자리잡지 못했다고 지적, 안타까움을 표했다.부동산회사 골든브릿지의 이영복 대표는 “메인 스트릿을 점령한 중국 상권이 이제는 노던 블러바드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며 “그동안 한인들이 발전시켜 온 노던 상권에 중국인들이 공동투자로 건물을 하나둘씩 매입하고 있어 한인들의 관심이 집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투자개발회사의 홍종학 대표는 “중국 마켓의 박리다매로 한인 업소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은 자명하다”며 “새로 생긴 160가 L&L 마켓의 경우 위치적으로 한양마트, H마트와 가까운데다 가격이 저렴해 한인들이 장보러 많이 간다”고 말했다. 한인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L&L 마켓은 한인 고객을 겨냥, 마켓 내 한인 업소들을 샵인샵 형식으로 들여 영업하고 있다. 현재 엔젤 스시와 강경발효 젓갈&반찬류 직매장, 제나 화장품 세 업소가 마켓 안에서 영업 중이다.
한편 노던 상권 보호를 위한 한인 결집력 강화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관심 못지않게 공동투자 시 얼마나 단합하느냐에 반영된다고도 볼 수 있다.
노던 블러바드 일부 중국 대형 마켓들의 입점 장소는 한인 투자자들도 한때 건물 매입을 추진했던 곳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매입이 무산된 적 있다.
구 에커드가 영업하던 L&L 건물은 지난 몇 년간 한인 사우나 ‘불가마’를 비롯, 소매업소들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었다.당시 한인 업체 입점을 추진 중이었던 골든브릿지 이 대표는 “5명의 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1층 소매상가, 2층 불가마 입점을 추진했으나 건물 조닝 규정상 사우나 시설이 들어설 수 없었고, 월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 결국 중국인 투자자들이 매입했다”고 말했다.
노던 137가(구 시어스 자리)에 공사를 진행 중인 GW마켓 매각 상황도 비슷했다. 3만 스퀘어 피트 면적(40-50대 주차 가능)의 이곳은 유니온 스트릿 바로 옆 교통 요지인데다가 한인밀집지역 중심지라서 많은 한인들이 눈독들이던 곳이었다.홍종학 대표는 “3~4년 전 중국인들이 공동투자로 매입한 이 건물은 당시 한인 공동투자자들과 매입 가격을 놓고 경합을 벌이다 중국 투자자들이 전액 현금 지불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매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어 “중국인들의 노던 진출이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이제는 한인 업소들도 가격이나 공동구매 단합에 있어 경쟁력을 길러야 할 때이다”고 덧붙였다. <정보라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던 선상에서 유일했던 중국 마켓 GW.
▲구 시어즈 자리에 세워질 GW 마켓 2호점.
▲한인 운영의 찜질방 ‘불가마’ 예정지였던 노던 160가의 L&L 수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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