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월11일자 월스트릿지는 미셸 이 워싱턴DC 교육감의 업적을 크게 보도한데 이어 10여일후 사설을 통해 민주당원인 그녀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실패한 공교육을 일깨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수적이고 공화당 편향성이 강한 신문의 입장에서 보면 꽤나 이례적인 기사와 사설이었다.
참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하며 언젠가 내 칼럼에 소개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추수 감사절 연휴가 지나고 배달된 타임지 표지에 그녀의 사진이 실렸다. 교실 칠판 앞에서 푸쉬 부룸(빗자루 의 일종)을 들고 서 있는 모양이 당당하다. 웃음기 없이 빗자루를 거머쥔 모양이 전쟁에 임하는 백전 용사 같기도 하다.
우리 커뮤니티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번 대권주자 토의에서 미셸 이 라는 이름이 나올 만큼 주류 사회에서, 특히 공립학교나 교원 노조에서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노조원 300만을 갖고 있는 FTA 노동조합에서 주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37살의 체구도 적은 한국계가 그동안 이뤄낸 업적을 보면 놀랍다. 그녀가 이끄는 워싱톤DC 공립학교들의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성적 향상을 기록했다.
일선 교사 경험은 초등학교 2학년을 가르친 것이 전부이고, 후에는 학교 문제를 전문으로 연구 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연구원으로 일 하다가 시장에 의해 일약 교육감으로 발탁되었다. 학교 당국이나 노조 관계자들은 미셸 이의 임명에 경악을 금할수 없었다고 한다.
일선 교육 경험도 짧고 그렇다고 학교 행정직을 오래 한 사람도 아니다. 교육감이 된 다음 그는 시도 때도 없이 각 학교 교실을 방문하고 선생들의 교수 방법 그리고 시설등을 점검 하기도 했다. 임명 첫해에 수준 미달 선생 270명을 해고하고 교장 36명을 파면 했다. 전체 학교수의 15%에 달하는 21개의 학교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교육감의 두딸이 다니는 학교 교장을 파면시켜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교원노조가 들고 일어났지만 교육감 사무실의 철저한 법적대처 때문에 그들도 어쩔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종신 정년이 보장된 교원들을 해고 시키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교사들에게는 엄하고 쌀쌀했지만 학생들에게는 더할 수 없이 상냥했다. 학생들의 이메일은 일일이 답장 했다고 한다. 지난 한 해에 96,000여 이메일를 보냈다니 알만하다. 그의 동료가 한 이야기다.
미셸은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 받도록 하기 위해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생들의 성적이 낮은것은 전적으로 선생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어떤 교장이 미셸 이교육감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 하자 학생들이 올바르게 읽고 쓰지 못하는 것은 선생들이 맡은바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톨레도 오하이오주 출신 한국 2세 교육감은 노조와 교원의 종신 정년에 대하여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교사들 한테 정년을 포기 하면 연봉을 두배로 올려 주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 경우 그 액수가 년 130,000 까지도 될수 있다. 무능한 선생들이 노조의 보호하에 종신 정년을 보장받으며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아 성적이 낮은 것이지 인종과 학교의 위치와는 상관 없다고 그는 강조한다. 워싱톤 DC 의 학생들의 대다수가 흑인이다. 그녀의 주장은 지난 일년동안의 업정이 뒷받침하고 있다.
질이 낮은 공립 학교에 환멸을 느낀 학부형들이 차터스쿨을 만들기 시작 했다. 시설을 갖추고 자격있는 선생이 있으면 주정부에서 공립학교에 지불되는 예산을 학생수에 따라 차터 스쿨에 배당하게 된다. 지금까지 차터스쿨은 워싱톤DC 전체 학교의 거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0년이내에 절반 이상으로 늘게 돼 공립학교 운영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
차터스쿨의 선생들은 노조에 가입 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이 사람 때문에 공립 학교 교육에 혁명이 일어 나게 될지도 모른다며 교원노조는 미셸 교유감을 두려워한다. 노조와 협상 하여 종신 정년을 줄이거나 아니면 정부 주도 하에 새로운 차터 스쿨이 생길지도 모른다. 8년전 오크랜드 시장에 당선된 제리 브라운씨와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에게 ‘이곳에 우리 동포가 정착 못하는 이유는 열악한 학교 환경 때문’이라고 말해 우리의 차터스쿨 설립을 돕겠다는 언질을 받은 적이 있다. 동포 지도자와 교회 지도자 몇 사람들과 이야기 했는데 그저 이야기로 만 끝난 기억이난다. 근래 다운타운에 제복을 입은 차터스쿨 학생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비백인학생이 많은 곳에 있는 대안 학교인가보다.
교원 노조와 당당히 맞서고 학생들의 권익을 위하여 불철주야로 싸우는 미셸 이 교육감이 오크랜드 공립 학교의 귀감이 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사람이 참 자랑스럽다. 3000마일 떨어진 서부에서“파이팅” 하고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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