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가족은 집을 급매한 뒤 렌탈 하우스로 이사했지만, 집을 꾸밀 의욕도 없이 휑한 공간에 소파만 놓고 지내는 상태.
객식구는 늘고… 꽁꽁 언 경기 더 좁아진 공간 활용
불황기를 맞아 예상치 못한 식구가 늘어나는 가정이 많아졌다. 올 한해 유질처분된 차압주택 수는 백만 단위를 훌쩍 넘어섰고, 10월 말 현재 6.5%를 기록한 실업률은 내년까지 계속 늘어날 전망. 이처럼 갑작스레 실직되거나 모기지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함에 따라 가족·친지들에게 신세를 지거나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과감히 스스로 다운사이징을 단행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성장한 자녀가 부모 집으로 다시 들어가서 사는 경우도 있고, 사립 요양원 너싱홈에 묵던 노인들을 집에서 보살피거나, 부수입을 위해 하숙생을 들이는 가정 등 다양한 형태로 가족 수가 늘어나 집을 같이 쓰는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정해진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은 비좁고 답답한 불편함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개인 공간을 침해당할 때 받는 육체적·심리적 부담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로써 장기간 지속될 때 의외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함께 사는 가족 모두가 그런 부담과 긴장을 줄이고, 좁아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안락한 가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알아본다
코네티컷의 한 가족은 두 달째 페이먼트가 밀린 집을 포기하고 최근 뉴욕의 사촌 집으로 이사했다. 아빠는 개스비를 줄이기 위해 코네티컷의 여자 형제 집에 묵으면서 출퇴근 하고, 주말에만 가족을 만난다.
가사는 공평하게 배분·실내장식 최대한 간단하게
1. 짐을 줄인다
식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물건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손님을 맞는 가정에서는 당장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리하여 차고나 보관창고에 치워두고, 손님 측에서는 최대한 소지품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묵을 계획인 경우, 가능하면 이사하기 전에 미리 거처할 곳을 둘러보고 집주인과 상의하여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다운사이징을 결정했다면 그에 적합한 생활습관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2. 물건의 보관 장소를 정한다
단순히 물건이 많은 것뿐 아니라 어지럽혀져 있을 때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상자, 바구니 등을 동원하여 개개인의 물품을 구분해서 보관하면 정돈이 수월하다.
욕실을 함께 쓰는 경우, 카운터가 넘쳐나도록 여러 사람의 물건을 늘어놓기보다는 각자 정해진 용기에 자신의 화장품이나 헤어제품을 담아 관리하면 훨씬 깔끔하고, 빨래 바구니, 수건걸이 등을 따로 정해 놓으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거실, 부엌, 패밀리 룸 등 식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모든 물건의 보관 장소를 분명히 하여 사용한 뒤에 제자리에 놓는 습관을 들인다.
지난 8월 모기지 페이먼트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잃은 조디 크리스핀은 지낼 곳이 없어 3개월째 자동차에 짐을 싣고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3.실내장식은 간단히 한다
새 식구 때문에 온 집안의 실내장식을 새로 할 수는 없지만,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만큼은 간단하게 꾸밀수록 답답함이 줄고, 시야를 넓혀주면 마음이 편해진다. 따라서 가구는 너무 많이 복잡한 것보다 필요한 것만 갖추고, 벽과 바닥이 많이 보이게 배열하면서 지나친 장식품 진열이나 복잡하고 화려한 색상 및 무늬 선택을 피하면 도움이 된다.
4.청소에 신경 쓴다
청소가 최고의 실내장식이라고 할 만큼 정리정돈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한다.
식구 수가 늘어나 복잡해질수록 집 안팎을 깨끗이 유지해야 보기 좋고 스트레스도 덜하다. 가구, 거울, 유리 등을 반짝이게 만들면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 오며, 청소 시 배큠과 환풍을 통해 실내공기를 맑게 해주면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년 전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언니가 동생 집으로 이사가 한 집을 나눠 쓰던 자매는 최근 세 명의 하숙생을 받아들였다. 짐이 늘어나서 비좁은 불편함은 있지만 추가 수입으로 융자 페이먼트를 해결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5. 수납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벽장, 서랍 등에 오거나이저를 설치하여 효율적으로 수납하고, 침대, 책상, 장 등 가구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적절히 활용하면 의외로 많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
요즘은 보관상자, 배스킷 등을 저가에 판매하는 곳이 많으므로, 수치를 미리 측정하여 필요한 크기 대로 구입해서 사용한다. 수납공간이 현저하게 부족한 경우, 세탁실이나 창고 한쪽 벽에 오거나이저를 설치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6. 가구 및 집안 시설을 다목적으로 이용한다.
서랍이 달린 침대, 소파베드, 탁자로 사용할 수 있는 낮은 장롱 등 여러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 가구는 공간활용의 필수품이다. 그러나 다목적 가구를 굳이 새로 구입하지 않더라도 소유하고 있는 가구들을 개성 있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낡은 의자를 샌드페이퍼로 손질한 뒤 말끔히 닦아 말려 나이트스탠드로 사용할 수 있고, 부엌 카운터 한쪽에 의자를 놓고 책상으로 사용하면서 캐비닛 아래 빈 공간에 책을 진열해도 무난하다. 이처럼 집안 곳곳을 살펴 활용할 만한 가구, 시설 등을 살펴보면 효율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된다.
7. 규칙을 정한다.
초기부터 서로의 필요와 기대치를 밝혀 기본 규칙을 정해 두면 불필요한 오해나 감정싸움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친한 사이일수록 상대방이 나와 같이 생각할 것으로 짐작하여 미리 말하지 않고 참았다가 나중에 불화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보다는 솔직히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 조절하는 편이 현명하다.
손님이 묵는 시기, 식비 및 주택 유지비 부담 등과 같이 다소 예민한 문제일수록 대화로 서로의 관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8. 집안일을 나눠서 한다.
함께 사는 기본 규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집안일을 분담하는 부분이다.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가사노동을 공평하고 현실적으로 나누어, 함께 사는 멤버 모두가 책임지도록 한다.
요일별로 당번을 정하거나 일의 특성에 따라 담당을 정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하숙생이나 룸메이트를 구한 경우에는 모든 조건을 미리 정하여 통보할 수 있지만, 친지에게 집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이슈인 만큼 신세를 지는 쪽에서 먼저 가사 분담을 제안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9. 개인 시간, 개인 공간, 개인 물품을 존중한다.
한 집에 살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공유할 수는 없다. 서로의 개인적인 시간이나 물건을 최대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각별히 신경 써서 주의를 준다.
프라이버시 문제는 오래 따로 살았던 자녀나 부모님과 갑자기 함께 살게 된 가정에서 특히 부각되는데, 집안 규칙을 정할 때 미리 서로 지켜야 할 선을 그어 두거나, 생활하면서 하나씩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10. 함께 식사하는 기회를 만든다.
주 1~2회 모두 모여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친근감이 쌓이고 대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함께 생활하기로 한 이상,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고 제공받는 관계가 아니라 한 식구처럼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부드러운 집안 분위기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자료: Bureau of Labor Statistics, Mortgage Bankers Association, Churchill Insurance Home Section, Associated Content, Inc.)
(사진: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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