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살며 / 이종혁(이스트베이 캘리포니아 주립대 객원교수)
월스트릿지 11월10일자에 ‘금년에 주목할만한 전세계 50명의 여자’라는 기사와 함께 사진이 크게 실렸다. 이번에 대권에 도전 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선거전에 한 말을 인용, 지금도 여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혀 장벽을 넘지 못한 채 주저하고 있다며 주의를 환기 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은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힐러리를 비롯, 정치분야에서 여러 명의 여성이 주목을 받았다.
월스트릿 기사에는 사회 기여도에 따라 1번 부터 50번 까지 전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여자들이 소개됐다. 계속 하여 읽어 보아도 한국인의 성이 없어서 좀 실망 했는데 48번째 여자가 Haan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사진을 보지 않었더라면 Romi Haan 이라는 사람이 화란사람이나 독일계 여자로 알었을 텐데 사진과 기사를 보고 서야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반가왔다.
기사에는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여성들이 망라되어 있다. 처음 부터 10번까지는 은행 예금액 $250,000 까지 보장해주는 FDIC 연방기구 총재, Pepsi 회사의 사장, Bank of America 계열회사의 사장, 중국은행 부 총재, 불란서 재무부 장관, 미국 Kraft 회사의 사장, 싱가폴 정부 증권 회사 사장, 미국 Dupont 회사 사장, Xerox 회장, London 증권시장 총재등 기라성 같은 조직의 장들이다. 남성들이 석권 하던 분야에 도전 하여 이루어낸 여성들의 엄청난 업적이다. 계속 하여 명단을 사진과 함께 읽다가 46번째에 일본인 두번지, 48번째에 한 로미씨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신문에 의하면 지금 44세인 한 사장은 안정된 정부 공무원을 하다가 그만 두고 9년전에 창업했다고 한다. 가정주부이고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이 사람은 온돌방 걸레질 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스팀으로 방 청소 하는 기계를 발명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엎드려 방바닥을 걸레질 하는 것이 허리가 끊어지게 힘이 들었다고 한다. 2001년에 $4만여달러를 갖고 시작했는데 실패도 여러 번 했으며 그 후 첫 자본금의 열배에 가까운돈을 투자하여 이루어낸 성공담이다.
3년이 지나 $80 짜리 스팀 청소기가 완성되어 시장에 내 놓게 되었다고 한다. 까다로운 한국 여성 소비자의 테스트를 거처 한국시장에서 성공 하기에 이르렀다. 한사장은 기자와 인터뷰 하며 2004년에 종업원에게 처음으로 월급을 제때에 지불 했다고 한다. 이렇게 시작한 영세 기업이 작년에는 9,000만달러의 매상을 올렸다. 장족의 발전이다. 더구나 이 사람은 상속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사람이기에 아마 더 돋보였을 것이다. 이 입지적인 인물을 월스트릿저널지는 극구칭찬을 한다. Haan 회사는 작년에 미국에 진출했다.
구글 써치하고 보니 Haan Corporation 의 소개가 나오고 상품의 사진이 나온다. 상품의 생김새는 배큠클리너(진공 청소기) 모양이고 스팀 청소 할때 살충 작용도 한다고 한다. 우리가 매일 밟고 다니는 바닥을 청소 하고 살균작업을 하니 일거 양득이다.
그이외에 스팀 걸레 그리고 옷의 먼지를 터는 가멘트 스티머도 소개 되고 있다. 참 보기가 좋다. 한 사장은 미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시장에서 성공 할 수있다는 신념으로 미국 지사를 열었다고 한다.
마치 프랑크 시나트라의 노래 가사를 읽는 듯 하다. 시나트라의 New York, New York이라는 노래에는 New York에서 성공을 하면 어디서나 성공 할수 있다는 노랫말이 담겨 있다.
한 사장의 성공담은 우리의 자랑일 것이다. 6:25 전쟁과 가난을 겪은 우리세대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나의 1960년대 유학 시절에 한국이라 하면 그곳에도 기차가 있느냐고 묻던곳, 그리고 전쟁 이외는 알려 진 것이 없던 나라였다. 그 나라사람이, 더구나 여자 기업가가 전 세계에서 2008년 가장 주목 할만한 여성 50인 명단에 실렸다. 세계적인 정계, 재계지도자 반열에 선 이 우리사람이 참 대견하고 자랑 스럽다.
몽고의 후예인 한국사람들의 일 추진력과 배짱이 경이스럽기까지 하다는 가까운 백인 친구의 말이 생각 난다. 이제 우리의 시대가 열린다. 사회적인 한계를 넘어 한 사장과 같이 꿈과 열정을 갖고 나가는 사람의 때가 도래 하고 있다.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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