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for the Soul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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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fore, always perform your duty efficiently
and without attachment to the results,
because by doing work without attachment
one attains the Supreme.
그러므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그대의 의무를 늘 성실하게 실행하라.
왜냐하면, 그 어떤 집착도 없이 일을 행함으로
곧 ‘최고의 선’(至善)에 이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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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꽤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미국 대학강단에서 보따리를 풀어온 지 어느덧 20년이 훌떡 지날 무렵인 어제, 불현듯 일한다는 게 뭔가라는 실존적 의문의 소용돌이 속에 허우적댄 하루였기 때문입니다. 교수실적평가라는 연말 골치거리가 가까운 이유이기도 했지만, 분주한 지난 몇 주의 팽팽함으로 꽤나 지쳐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보통 일주일에 사흘, 강의가 있는 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30분 정도 ‘고요히’ 앉은 후, 6시 반 정도 동네 수영장에서 20분 ‘mantra swimming’을 마친 뒤, 50분 정도 하이웨이 680을 달려 8시 반 경 오피스에 도착합니다. 9시 첫 시간을 시작으로, 오후 5시 반 네 번째 수업을 마치고, 저녁 7시까지 오피스 아워를 지킨 후, 이것 저것 잡무를 마치면 9시경 사무실을 떠나 50분 운전해 10시경 귀가하게 됩니다. 새벽 5시에 시작된 하루, 밤 10시가 되어 마무리하며 눕기 전 잠시 앉았다 곧 잠 속에 듭니다.
어젠 설친 밤잠에 피곤한 몸으로 일상 플러스 스트레스 등으로 하루 종일 엎치락뒤치락 하는 기분으로 지낸 하루였습니다. 다행히 관찰 당하는 강의 시간은 나름대로 좋은 얘기들이 때맞춰 찾아 준 덕에 좋은 평가를 받아 냈지만, 오후 수업과 잇달아 찾아오는 학생들과의 면담, 그리고 다음 날 돌려줘야 할 과제물 점검 등으로 진짜 초주검이 될 정도의 피로함을 감내한 하루였습니다.
밤 10시경 귀가해 게슴츠레한 초점으로 들이킨 붉은 와인 한 잔이 그토록 진하게 달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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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fore, always perform your duty efficiently
and without attachment to the results,
because by doing work without attachment
one attains the Supreme.
그러므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그대의 의무를 늘 성실하게 실행하라.
왜냐하면, 그 어떤 집착도 없이 일을 행함으로
곧 ‘최고의 선’(至善)에 이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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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게 마신 붉은 와인 위로, 인도의 성전 ‘바가바드기타’의 말씀이 발갛게 배어납니다. 일하라! 과실을 기대하지 말고. 그저 일하라! 자기의 직분에 충실 하라. 내가 한 일의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라. 열심히 일하고 모든 일의 과실은 주[主]께 바치라. 직분을 충실히 행하라. 내가 하는 모든 일의 결과는 주님의 뜻과 은총으로 받아 들이라. 그저 하라. Just do it!
카르마 요가 [Karma Yoga]. 일의 요가 [the Yoga of Work].
What does that mean? 무슨 말인가? 일하는 게 요가라니? 카르마 요가? 전체 18장으로 구성된 바가바드가타, 그 3장은 ‘카르마 요가’의 장으로, 과연 사람으로 태어나 왜 일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명쾌하게 간파해주는 지혜의 장이기도 합니다. 전쟁터에 나가 무사[武士]의 직무를 수행해야 할 아르쥬나에게 간곡한 가르침을 전하는 크리슈나의 말씀을 집대성한 바가바드기타. 이십 일세기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일 함’의 실제적인 교훈을 제시하는 부분이 바로 3장 내용 ‘Karma Yoga’입니다.
내가 어제 그토록 후줄근해질 정도로 피곤하게 일한 이유는 과연 뭐란 말인가?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사회적 자아의 지속을 위해? 주위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그게 내게 주어진 일이니까? 사는 게 다 그런 거니까? NO! NO! NO! 그런 대답은 다 시시한 변명 또는 자기합리화의 수단일 뿐! 그럼 보다 의미 있는 답은 뭐란 말인가? 그렇게 자문해보는 나를 지켜보는 ‘그 의식’과 붉은 와인 잔과, 그리고 절묘하게 창 밖으로 내려 앉는 둥근 보름달이 온통 하나로 뒤섞일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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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fore, always perform your duty efficiently
and without attachment to the results,
because by doing work without attachment
one attains the Supreme.
그러므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그대의 의무를 늘 성실하게 실행하라.
왜냐하면, 그 어떤 집착도 없이 일을 행함으로
곧 ‘최고의 선’(至善)에 이르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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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 귀가 순해지신[耳順] L 화백.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한 마음으로 한 초점으로 그림을 그리고 계십니다. 왜 그리냐고요? 그저 그릴 뿐입니다. 지천명을 넘기고도 언제나 순수한 눈빛을 계속 유지하는 무도인 K 관장. 어제도 오늘도 어린 사람 젊은 사람 보통 사람 별난 사람들 속에서 그만의 독특한 기합소리를 북돋우며 살아 갑니다. 왜냐고요? 그저 이끌 뿐입니다.
부지런히 돌아가는 인쇄공장 안에서 늘 마른 몸을 바삐 움직이며 기계와 기계 사이를 곡예 하듯 춤추며 일하는 L 사장. 늘 해온 일이건만 어제도 오늘도 방금 시작한 초심으로 진하게 속세를 영위합니다. 왜냐고요? 그게 바로 내 일이기 때문이랍니다. 20년 넘게 한 곳에서 한 가게를 운영해온 K 여사.
간혹 너무나도 피곤하고 며칠 쉬고 싶은 생각이 들지라도 내일이면 바로 그 시각에 또 같은 장소의 가게 문을 열고야 맙니다. Why? Because that’s her call! 그게 바로 소명[召命]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다들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 일하는가? 왜 피곤을 마다하고 피로함을 무릅쓰고 날마다 일하는가? 경허 선사의 ‘일 없음이 곧 내 일’이라 함은 차마 못 다다를 경지라 해, 바가바드기타가 전하는 공명이나마 진지하게 받아들임이 지금 여기 오늘의 내가 할 일이 아닐런지요?
Work without attachment.
And, attain the Supreme!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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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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