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성격·특징 파악
캠퍼스 투어는 필수
지난주는 신학교 수양회로 뜻 깊은 시간을 가졌었다. 세월의 힘은 아무도 못 당하는지 6년 만에 보는 사람들이라 교수들도 목사들도 어떻게 연로해졌는지 깜짝 놀랐다. 우리 부부의 얼굴도 그들 눈에는 그렇게 비쳤으리라. 강사 목사님의 말씀도 좋았지만 부인이 사모로서의 역할을 감당한 얘기도 재미있었다.
두 부부는 신혼 초기에 같이 여행을 했지만 의견 차이로 많이 다투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만히 연구해 본 결과 그 이유는 남편은 ‘목적지 위주의 사람’(destination person)이였던 반면에 본인은 ‘여정 위주의 사람’(journey person)이었다는 것이다.
가령 한 예로 어떤 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남편은 어떻게 하던지 그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출발시간도 될 수 있으면 차들이 덜 다니는 밤에 가기를 원하고 길도 제일 빠른 고속도로로 가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을 하면 곧 또 다른 목적지를 설정해야지 도착지 주변 여기저기 구경을 간다거나 공원에서 앉아서 경치를 즐기고 대화를 즐기는 것 같은 것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가는 데마다 사진이나 찍고 곧 다른 곳으로 옮기는 ‘도장 찍기식’ 여행밖에 몰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정 반대로 부인은 여행하려면 도시락도 맛있게 싸고 간식으로 이런 저런 먹거리와 음료를 준비해서 차에서 같이 대화도 즐기고 경치도 즐기는 유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남편과 간 여행은 무슨 고행도 아니고 남편 교수님은 얼마나 운전에만 몰두했는지 여행이 피로를 풀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스트레스만 잔뜩 쌓여가지고 돌아왔다고 한다.
본인이 운전할 때는 열심히 운전만 하고, 부인이 교대를 하면 그대로 자리에 머리를 파묻고 잠을 자는 아주 멋없는 상대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가끔 바닷가 길로 내려 경치를 즐기거나 여러 군소 도시의 분위기를 맛보기도 하는 멋있는 남편이 되었고 사역도 마찬가지로 목적 달성도 좋지만 그 과정을 좀 더 즐기면서 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얘기였다.
이것은 단지 여행뿐만이 아니고 우리의 삶에 대한 자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떤 아이는 천성이 ‘목적위주’인 아이가 있고, 어떤 아이는 ‘여정위주’인 아이가 있다. 변호사로 성공한 한 친구는 모든 것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목적 일변도다. 따라서 이룬 것도 많지만 잃은 것도 많다. 오래 전이지만 한번 골프에 초대받아 같이 라운드를 했는데 도무지 무엇을 하고 왔는지 얼떨떨할 정도였다.
새벽 제일 먼저 나가서 얼마나 서두르는데, 더욱이 워낙 오랜만이라 공을 조금 빗나가게 치거나 나무 뒤로 보내면 금방 새 공을 꺼내서 근처 페어웨이에 놓고 빨리 그것으로 대신 치라는 것이다. 악의 같지는 않고 호의로 그러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 친 것은 스코어도 아무 의미가 없고 결과적으로는 그냥 새벽에 이리저리 골프채 휘두르며 다닌 것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거기는 전부 그런 사람들만 오나 보다. 우선 주우려고 한 것도 아닌데 여기 저기 흩어진 새 공들을 엄청 주웠다. 같이 나온 다른 친구는 대학 갈 나이의 딸이 골프를 특기로 열심이라는데 딸의 연습공은 코스에서 주운 것으로 충당한다고 할 정도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떤가? 이 땅에 오신 동안은 완전 목적지 위주의 삶을 사신 것을 본다. 성경에 예수님이 열 명의 나병환자를 치료해 주신 얘기가 나오는데 아홉 명은 그냥 가고 한 명만 예수님께 돌아와서 발 앞에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했다.(누가복음 17:11-19) 이것을 보고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열 사람이 다 깨끗함을 받지 않았느냐,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돌아온 자가 없느냐?”라고 하시고 그 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하신 것을 본다.
예수님은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는데 그것은 인류 구원이다. 따라서 나병환자뿐 아니라 어떤 지경에 있는 그 누구라도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을 모르고 지나면 헛일이 된다. 새벽기도를 몇 년 나갔다, 헌금을 얼마 했다, 몇 년을 봉사했다고 해도 하나님이 하나님이신 것을 모르면 말짱 헛일이고, 세상 끔찍한 나병을 앓다가도 그것을 통해 “이런 능력을 가지신 분은 하나님일 수밖에 없다”라고 깨닫고 돌아와 경배 드리면 그 사람은 천하를 얻은 것보다 나은 것이다. 예수님은 이 한 목적을 위해 오셔서 여러 가지 일을 하셨고 또 이 한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십자가의 모진 고통도 당하신 것이다.
그러나 변호사 친구나 예수님 빼놓고는 가끔은 여정 자체를 즐기며 지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눈 많이 오는 곳 시골에 있는 대학에 가서 박사학위를 얻은 한 친구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학위를 끝냈느냐고 물어보니까 “거기는 정말 공부밖에 할 것이 없더라!”라고 대답하는 것을 들었다. 그렇지만 똑같은 학교를 나온 또 다른 한 친구는 한국에서는 취미라고는 술밖에 모르던 친구가 겨울에는 눈과 얼음 위에서 마음껏 자연을 즐기고 여름에는 골프가 한국보다 너무 싸다고 골프를 집중적으로 배워서 미국에서 얻은 건강과 프로 다음으로 잘 치게 된 골프 실력이 한국 직장에서 어떻게 인기가 좋았는지 박사학위보다도 골프실력 덕을 더 톡톡히 보았다는 후문도 있었다.
보통 대학을 결정할 때에 학교의 랭킹이나 성적만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학마다 환경이 각양각색인 것을 본다. 따라서 학위는 똑같이 받더라도 대학, 혹은 대학원을 지내면서 배우는 여러 가지 삶의 풍미도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본다.
가장 좋은 것은 일찍부터 기회를 만들어 대학 근처를 탐방하는 것이 좋고, 여의치 못하면 입학허가를 받고 난 후에라도 합격한 학교를 직접 방문해 보고 결정하면 보다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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