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2008년은 감자의 해’선포, 각국정부에 증산 권장
높은 단백질 함유량에, 비타민, 철분 등 영양소 ‘듬뿍’
곡물 값 치솟을 때에도 안정된 가격‘식량안보’에 도움
곡물 값은 계속 널을 뛴다. 그 상황에서 그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먹이는 문제로 각 나라 정부들은 여간 고심하는 게 아니다. 식품과학자들은 이 같은 전 지구적인 식품위기와 관련해 한 가지 참신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감자가 그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식으로 주로 재배되어온 곡물은 쌀과 밀이었다. 식량원조 하면 그리고 쌀과 밀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요즘 들어 일단의 과학자들과 영양학자,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가에서 감자가 쌀과 밀이 주식으로서 차지했던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확신을 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에서 감자를 증산하면 주식이 되는 곡물의 보완식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또 먼 곳에서 수송을 해와 그만큼 가격이 불안정한 곡물을 대치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곡물 값이 치솟기 전에도 중국에서 페루, 말라위에 이르기까지 많은 나라들에서 각 정부들은 감자증산을 독려해왔다. 식량안보차원에서 또 농가의 소득증가를 위해 감자 증산과 식량으로서 감자소비를 권장해왔다.
중국의 경우 감자 생산은 2005년에서 2007년 사이 50%가 증가했다. 그리고 중국정부는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감자 증산을 제시하고 있다.
페루의 경우 감자는 전통적인 고지대 식품이었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도시에서도 감자를 먹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학교, 교도소, 그리고 군에 감자로 만든 파파판이란 빵을 공급함으로써 감자 소비를 올해에 20% 늘렸다.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감자는 선진국, 그 중에서도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재배되고 또 식품으로 소비됐다. 오늘날에는 과거 감자 소비국이 아니었던 중국과 인도가 감자 생산 1위와 3위의 랭킹을 각각 마크하고 있다. 200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개발도상국들이 세계 감자 생산의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점차 감자는 식량안보에 있어 중차대한 작물로, 또 비싼 수입 곡물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식량문제전문가 네밤비 루타랄디오의 말이다. “개발도상국에서 감자생산은 늘고 있다. 감자는 점차 주요 식품 원이 되고 있고 또 고용과 소득 증가의 원천이 되고 있다.” 계속되는 그의 설명이다.
곡물 값은 수개월 전 사상 최고를 기록했을 때에 비해서는 낮아졌다. 그러나 2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식품농업기구가 각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강력히 권장하는 것은 감자생산의 다양화다. “세계 경제는 엄청난 변폭을 보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곡물 값이 언제 또 다시 치솟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루타랄디오의 말이다.
감자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감자 하면 아일랜드의 기근이 연상됐었다. 또 가난한 농부가 먹거나, 돼지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나 인식됐었다. 그 감자의 영양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감자의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유엔이 2008년을 감자의 해로 선정했을 때만 해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유엔의 이 같은 ‘감자의 해’ 선포는 곡물 가 폭등사태가 오기 전에 내려진 것이다.
“식량 시스템이 허약하다는 게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졌다. 그리고 감자가 어떻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다.” 페루 리마에 있는 세계적인 감자 연구소인 국제감자센터 소장 파멜라 앤더슨의 말이다.
감자는 훌륭한 단백질 원이다. 또 녹말에다가, 비타민과 아연 철분 등 영양소도 풍부히 들어있다. 하나의 작물로서 밀에 비해 심고 물주고 또 재배하는 데 에너지가 덜 소요된다. 거기다가 심고 거둬들이기까지의 기간은 불과 3개월이다.
감자는 무거워서 해외로 수출하기에 난점이 있다. 때문에 곡물 같이 투기대상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감자 값은 터무니없이 뛰는 경우가 없다. 거기다가 옥수수 같이 바이오연료 생산에 전용될 가능성도 없다. 곡물 값이 하늘로 치솟을 때도 감자 값은 항상 안정적이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심고 거두는 데까지 3개월
열대 아프리카에서도 각광
그 뿐이 아니다. 감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쉽게 그 소출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감자생산에 대다수 나라들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고, 또 재배면적도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70년대의 이른바 ‘녹색혁명’ 덕분에 세계의 쌀과 밀, 그리고 옥수수 등 주요 곡물생산은 10년 동안 50% 이상 늘었다. 새로운 비료와 영농기술 개발이 이 같은 생산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감자는 그러나 주관심대상의 작물이 아니었다. 따라서 별반 주목도 받지 못하고, 또 상대적으로 영농기술개발도 쳐진 게 사실이다. 때문에 빈곤국가에서 감자 소출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헥타르 당 감자 생산은 1~5 톤에 불과해 단위 면적당 소출은 선진국에 비해 15%가 낮다.
감자는 원조식량으로서는 한계가 있다. 산지에서 싼 값으로 사들여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배급한다는 점에서 곡물에 비해 그 효용도가 훨씬 떨어진다. 거기다가 상하기 쉽다. 그리고 파운드 당 비교할 때 단백질 함유량이 밀에 못 미친다. 그렇지만 에이커 당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자가 제공하는 단백질량이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에이커 당 소출에서 감자는 밀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감자 재배와 생산은 상당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운 아프리카국가들에서도 지난 5년 동안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룩했다. 이 대륙에 감자가 들어온 건 불과 100년 전이다. 그렇지만 르완다 같은 나라의 경우 감자는 칼로리 섭취에 두 번째 주 식품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 나이지리아, 이집트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감자생산과 소비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게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보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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