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의 러닝백 스테폰 잔슨이 워싱턴 스테이트 수비수를 따돌리고 돌진하고 있다.
전승은 물론 ‘스타일포인트’도 염두에 둬야
앨라배마·펜 St.·오클라호마 패배 있어야
조지아-플로리다 승자의 추월도 조심해야
‘USC의 첫 BCS랭킹이 5위로 나왔는데.’
“해 줄 말이 전혀 없군요(USC 피트 캐롤 감독)”
지난 19일 대학풋볼 시즌 첫 BCS(보울챔피언시리즈) 랭킹이 발표된 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캐롤 감독의 답변은 사실 약간 비꼬는 톤이 섞여있었다. BCS랭킹에서 1위 또는 2위를 해야 내셔널 타이틀전에 나갈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시즌 마지막 BCS랭킹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첫 랭킹순위를 가지고 어떤 반응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이었다.
그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첫 랭킹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는 없다. USC처럼 아직도 내셔널 챔피언 도전희망을 놓지 않은 팀으로선 출발 포지션이 너무 나쁘면 그만큼 탑2까지 순위 끌어올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오리건 스테이트 원정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이 뼈아프긴 하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더 이상 실족하지 않는다면 아직 만회할 시간이 있다. 최근 수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충분하기에 랭킹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첫 BCS랭킹에서 USC보다 앞서 있는 팀은 1위 텍사스를 비롯, 앨라배마, 펜스테이트, 오클라호마 등 4팀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 4팀 가운데 최소한 3팀이 잔여시즌동안 1패 이상을 당해야 USC에게 타이틀 도전기회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은 USC가 잔여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전승을 거둔다는 가정에서 이야기이고 문제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우선 USC가 타이틀전 진출희망을 유지하려면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는 것은 필수다. 지난해의 경우 USC는 정규시즌을 마쳤을 때 전국최강팀으로 평가됐으나 오리건과 약체 스탠포드에 당한 2패 때문에 타이틀전 진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시즌 2패=타이틀 희망 끝’ 등식은 거의 확실한 진리다. 또 다른 필수조건은 1위 텍사스와 2위 앨라배마가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1패씩을 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전승을 거두고 각각 빅12와 SEC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한다면 나머지 추격팀들은 어떤 성적을 거둬도 이들을 추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두 필수조건이 이뤄진다고 가정하고 레이스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우선 랭킹 1위 텍사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주 BCS랭킹 6위 오클라호마 스테이트와 격돌한 뒤 8위 텍사스텍에 원정여행을 가야하며 장차 빅12 컨퍼런스 결승경기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텍사스의 경우 현재 워낙 압도적인 격차로 모든 랭킹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설사 어디서 1패를 맞더라도 USC보다는 랭킹이 위에 남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USC는 남은 경기에서 소위 ‘스타일 포인트’를 따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냥 이기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매 경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최강팀의 자격이 있음을 심사위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2위 앨라배마의 경우도 텍사스와 비슷하다. 어디서 1패를 당하더라도 SEC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한다면 USC보다 순위가 앞설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텍사스보다는 추월이 수월할지 모르지만 역시 ‘스타일포인트’에 신경을 써야한다.
1, 2위팀과 달리 3위 펜스테이트는 USC와 같은 추격자의 입장이다. 펜스테이트는 이번 주말 오하이오 스테이트 원정이 최대고비다. USC는 여기서 오하이오 스테이트 편이 되야 한다. 펜스테이트가 승리한다면 남은 경기 스케줄을 볼 때 전승시즌 가능성이 높아 추월희망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이다. 4위 오클라호마도 전승을 거둔다면 추월이 어렵다. 텍사스텍이나 오클라호마 스테이트에게 일격을 맞기를 기도해야 한다.
물론 USC보다 하위팀이 치고 올라올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오클라호마 스테이트나 텍사스텍은 1위 텍사스, 4위 오클라호마와의 맞대결이 남아있어 크게 걱정은 안된다. 그보다는 7위 조지아와 10위 플로리다의 승자가 겁나는 복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USC팬들은 이제 잔여시즌동안 자기 팀뿐 아니라 다른 팀들의 결과에도 가슴 조려야 하는 ‘스릴라이드’를 맞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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