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작 ‘조서’(The Interrogation-1963)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오는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108번째 2008년 노벨 문학상, 140만 불 상금을 받게 될 68세의 프랑스 작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Jean-Marie Gustave Le Clezio)는 7살 때부터 작가 활동을 전개한 1940 년 4월13일생의 세기적 문학 신동이다.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인이지만 프랑스인이란 국적의 한계를 초월한 세계의 시민으로 소외자의 입장에서 한 여행자의 모습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일관된 시선을 유지한 뛰어난 문학가인데, 그의 성격은 매우 소탈하고 또 겸손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법을 배우기 전에 먼저 인간을 배워라’라고 갈파한 세계적인 러시아의 문호 레오 톨스토이의 말은 바로 ‘르 클레지오’ 같은 매우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을 가지라고 한 말이라고 필자는 본다.
그는 한국에도 수차례 다녀간 친 한국파 서구문학가이기도하다. 특히 한국의 고유문화 가운데 독특한 ‘정’(情) 이란 개념에 크게 매혹된 바 있다고 일찍이 기술한 적이 있는데 서구 문명 중심 사회에서 용감히 탈피해서 자연적인 세계로 진출하려는 그의 문학 세계관이 독자들로 하여금 그와 끊지 못할 인연을 맺게끔 매혹시켰던 것이다. 참다운 작가는 지역주의, 민족주의의 소극적인 정서를 탈피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넓은 마음으로 온 세계를 가슴에 끌어안아야 한다는 말이다. 후배 노벨 문학 수상자들, 특히 우리 한국 문학작가 들에게 값진 교훈이라고 필자는 본다.
1991 년 일종의 자서전 형식으로 저술한 소설 ‘오닛샤’(Onitsha)에서 르 클레지오는 의사인 부친을 따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보낸 10여 년간 유년시절의 경험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그의 대부분 문학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매우 개방되어 있다.
특히 문명과 풍습이 상이한 문화권 독자들의 다수가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문학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안토인 콤패그논(Antoine Compagnon) 콜럼비아 대학 교수의 말이다. 르 클레지오는, 자기는 장 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를 존경하지만 루소가 과연 누구라는 사실을 아직도 자세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비판한 적도 있다. 그는 또 자기 스스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실토한 적이 있다.
어떤 기자가 그를 인터뷰하면서, 후배 작가들에게 무슨 전해줄 말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나의 메시지는 매우 간단명료합니다. 우리는 모두 소설을 좀 더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왜냐하면 소설이란 현세대를 향해 극히 피상적이고 또 정답이란 것이 없는 그러한 질문들을 내놓는 좋은 매개체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소설가는 철학자가 아닙니다. 말로 표현하는 한 어떤 기술공도 아닙니다. 소설가는 오직 글을 쓰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그는 그의 소설을 통해 여러 가지 질문을 내놓습니다”라고주장하기 도 했다.
열병(Fever-1965), 홍수(The Flood-1966)등 일련의 작품에서 르 클레지오 작가는 물질화되고 기능화 된 현대 도시문명의 거센 현실 앞에서 인간의 진리와 삶의 의미에 대해 전면적인 회의를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르 클레지오의 문학 작품을 다룬 몇 개 안 되는 출판사 가운데 데이비스 고다인(David R. Godine)출판사가 그의 작품을 페이퍼백으로 출판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1901년 이후 역대 노벨 문학 수상자 108명은 대부분이 서구작가들, 주로 프랑스, 영국, 독일, 그리고 미국 작가들이었고 동양인은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1913),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와 오에 겐자부로(1994), 그리고 중국 극작가, 가오싱젠(2000) 등 고작 4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전체 동양인 4명 중 2명이나 배출한데 비해 우리 한국에서는 아직 1명도 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뼈아픈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수년 내에 차기 노벨 문학 수상자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속속 출현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기위해서는 문명과 문화의 동질의 벽을 넘어서 세계의 시민으로서, 르 클레지오가 말하는 오직 한 여행자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기술하는 문학작품이 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쏟아져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서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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