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자이언츠, 다저스와 시즌 마감 3연전
오클랜드 A’s, 마지막 3컷은 시애틀에서
▷과정은 좋았다. 끝은 나빴다. 끝이 좋지 않으니, 좋았던 과정마저 좋지 않은 게 돼버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08년 정규시즌 농사는 그렇게 끝났다. 시즌 초반부터 내셔널리그 웨스트 디비전 선두를 질주하다 8월 중순부터 뒤뚱뒤뚱 미끄럼을 타며 불안증세를 보였던 D백스는 최근 반짝 반등에 이어 다시 내리막을 계속하더니 25일 끝내 포스트 시즌행 시험에서 탈락했다.
D백스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4연전 4차전 겸 카디널스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대12로 대패했다. 내둥 뒤에 처져있다 후반기에 들어서며 끈적끈적 달라붙다 정규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 들어선 뒤 은근슬쩍 선두로 나선 LA 다저스도 이날 졌다. 그것도 디비전 꼴찌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당한 패배(5대7)였다.
다 같은 패배는 아니었다. 허둥지둥 뒤쫓다 막장에 다다른 D백스에게는 뼛골까지 쓰린 쓴잔이었겠지만, 다저스에게는 패배의 아픔보다 4년만의 디비전 타이틀 탈환 기쁨이 월등한 승부가 됐다. 전날까지 4게임 차이로 앞섰던 다저스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D백스가 덩달아 패한 덕분에 남은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디비전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부터 다저스의 지휘봉을 쥔 조 토리 감독은 이로써 뉴욕 양키스 시절부터 감독으로 13년 연속 플레이오프 필드에 서게 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바비 칵스 감독의 14연속 PO진출 기록에 1년 모자란다.
커트 쉴링과 랜디 잔슨이 선발투수 원투펀치로 나서고 김병현이 마무리를 맡은 2001년 월드시리즈 제패 이후 7년만에 가을대풍을 노렸던 D백스의 추락은 여운이 긴 시사점을 남겨줬다. 지난 3월3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로 올해 정규시즌 농사를 시작한 D백스는 9월 초까지 꾸준한 선두였다. 특히 개막전부터 4월말까지 D백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20승8패로 2위를 5.5게임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
운도 따랐다. D백스가 부진하면 추격자들도 같이 부진한 덕분에 5할을 턱없이 밑도는 승율에도 불구하고 선두유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5월과 6월 성적이 그랬다. D백스는 오뉴월 두달동안 22승33패로 형편이 말이 아니었지만, 6월30일 현재 3.5게임 차이로 선두를 고수하는 복을 누렸다. 올스타 브레익이 낀 7월에 D백스의 승패는 다시 흑자(14승11패)로 돌아섰다. 그런데 2위와의 간격은 2게임으로 반걸음 줄었다. 다저스의 추격이 거세진 탓이다.
위태위태 유지한 D백스의 NL 웨스트 디비전 선두 ‘장기집권’은 9월에 종쳤다. 5일부터 7일까지 LA 다저스와의 3연전, 8일부터 10일까지 SF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몽땅 패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D백스는 이후 승리몰이에 다시 나서고 때마침 다저스가 흔들려 한때나마 선두탈환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2일부터 시작된 카디널스와의 4연전이 쥐약이 됐다. 22일 1차전 승리 뒤 23일부터 내리 3연패하는 바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내년 이후에나 바라볼 수 있게 됐다. D백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콜로라도 로키스와 시즌마감 3연전을 벌인다. 다저스는 같은 기간동안 샌프란시스코에 와 승패부담 없이 홀가분한 기분으로 자이언츠와 삼세판 승부로 정규시즌 떨이를 한다. 25일 현재 다저스는 83승76패, D백스는 79승80패다. 승차는 4게임이다. 남은 경기는 둘 다 3게임씩이다.
▷한편 자이언츠는 25일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져 로키스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억대투수 배리 지토는 8이닝동안 산발 6안타와 4볼넷으로 3점만 내주는 내실있는 투구를 했으나 자이언츠 타선이 1점밖에 뽑지 못해 시즌 17번째 패배(10승)로 악몽의 2008년 마운드 나들이를 모두 마쳤다. 지토의 시즌 방어율은 5.15다. 자이언츠는 이날 현재 70승89패로 다저스와 D백스에 이어 NL 웨스트 디비전 4위, 로키스는 74승85패로 같은 디비전 3위다. AL 웨스트 디비전 오클랜드 A’s는 같은 조 꼴찌인 시애틀 매리너스와 주말 3연전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처럼 다 된 죽에 코 빠뜨리는 꼴이 되지 않을까 속 졸이는 신세가 됐다. 아메리칸리그 센트럴 디비전에서 부동의 선두를 지켰던 화이트삭스도 정작 가을이 되면서 시들하더니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화이트삭스는 이날 미네소타에서 벌어진 트윈스와의 맞짱승부에서 역전 재역전 거듭하며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대7로 져 86승72패가 됐다. 트윈스는 87승72패.
AL몫 와일드 카드가 이미 이스트 디비전(탬파베이 레이스 또는 보스턴 레드삭스)으로 넘어가버린 상황이어서 포스트 시즌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죽으나 사나 디비전 타이틀을 차지하는 길밖에 없었던 트윈스는 지난 21일부터 4연승을 거두며 기어이 화이트삭스를 반 게임 차이로 추월했다. 트윈스는 이번 주말 캔사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3연전이 끝이다. 트윈스에 비해 1게임 덜 치른 화이트삭스는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와의 홈 3연전을 가진 뒤 월요일인 2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이는 시즌 도중 비 때문에 취소된 경기를 메꾸기 위한 것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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