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남았다. 지난 봄 시작된 메이저리그 야구 정규시즌이 오는 28일(일) 막을 내린다. 이어서 가을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포스트 시즌이다. 그때까지 살아남는 팀은 여덟이다. 넷은 아메리칸 리그에서 넷은 내셔널 리그에서 나온다. 각 리그의 디비전 1등과 와일드 카드를 합쳐 4팀씩이다. 베이지역에 진을 진 북가주의 2팀(아메리칸 리그 웨스트 디비전에 속한 오클랜드 A’s와 내셔널 리그 웨스트 디비전에 속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한참 전에 포스트 시즌행 대오에서 탈락했다.
◆아메리칸 리그
▶이스트 디비전 = 탬파베이 레이스가 92승62패로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다고 레이스의 1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2위 보스턴 레드삭스(91승64패)와의 거리가 1.5게임에불과해 이번주에 뒤집힐 수도 있으나, 그 경우라도 와일드 카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레드삭스는 여차하면 디비전 타이틀을 따낼 수도 있고 끝내 뒤집기에 실패하더라도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입장이다. 양키 스테디엄에서의 84년 역사를 접고 내년부터 길 건너 새 구장에서 뛰게 되는 뉴욕 양키스는 85승71패로 1위와 8게임, 2위와 6.5게임 차이로 뒤져 가을의 클래식을 객석에서 바라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센트럴 디비전 =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6승69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미네소타 트윈스가 84승72패로 바싹 뒤쫓고 있다. 1, 2위 격차는 2.5게임이다. 화이트삭스가 3연패 이상 당하고 하필 그 사이에 트윈스가 3연승 이상 거두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일단 화이트삭스의 디비전 수위 차지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두 팀 다 디비전 타이틀을 따는 것이 와일드 카드를 차지하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이번 마지막 주에 1위 지키기와 1위 따라잡기를 위해 죽자사자 뛸 수밖에 없다. 지난해 디비전 우승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78승77패를 기록, 포스트 시즌 가망이 없는 3위로 처졌다. 시즌 초반 노장캡틴 마크 그러질라넥 등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디비전 선두권을 질주했던 캔사스시티 로열스는 70승86패로 4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71승83패)에 이어 꼴찌로 추락한 채 시즌 마지막을 맞았다.
▶웨스트 디비전 =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이끄는 2002년 월드 챔피언 LA 에인절스가 이달 초 디비전 1위를 확정, 양대 리그 통틀어 가장 먼저 포스트 시즌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1일 현재 96승59패로 지금까지의 승율(61.9%)에 조금만 더 얹힌다면 100승 고지 답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에인절스로서는 보다 중요한 포스트 시즌 경기를 앞두고 져도 그만인 정규시즌 마지막 주에 공연히 전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이런 팀들이 몸조심 하려다가 자칫 경기 리듬을 잃어 정작 본판에서 맥을 못쓰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었다는 점이다. 소시아 감독은 일단 매 경기 정상적 진용으로 꾸려가고 있는데, 승패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인지 성적은 디비전 타이틀 확정 이전보다 더 낫다. 28일부터 역산해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뒀다. 텍사스 레인저스(75승81패)는 초반 한때 시애틀 매리너스(57승98패)와 함께 조 꼴찌를 다투다 헤어나 2위까지 올라섰으나 에인절스와의 격차가 무려 21.5게임이나 되는 등 변변찮은 성적이어서 와일드 카드도 바라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3위 오클랜드 A’s는 74승81패로 레인저스와 0.5게임 차이여서 마지막 농사에 따라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은 있다. 올해 최악의 해를 보낸 매리너스는 100패 수렁까지 치고내려갈 공산이 크다.
▷AL 와일드 카드 레이스 = 보스턴 레드삭스(91승64패)가 뉴욕 양키스(85승71패)를 6.5게임 차이로 앞서며 아메리칸 리그의 와일드 카드 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다. 3위는 미네소타 트윈스(84승72패)다. 남은 경기 숫자 때문에 1, 2 순위는 뒤집힐 수 없다. AL몫 와일드 카드는 1장뿐이어서 3위 트윈스가 2위로 오른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레드삭스가 와일드 카드를 쥐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되는가. 그것도 단정할 수 없다. 레드삭스는 이스트 디비전에서 1위 탬파베이 레이스를 1.5게임 차이로 추격중이다. 이번주 승부에 따라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간격이다. 계산은 복잡하지만, 레이스는 만의 하나 이번주에 부진해 디비전 타이틀을 레드삭스에 내주더라도 와일드 카드로 진출할 수 있고, 레드삭스는 선두 따라잡기에 실패하더라도 1승만 보태면 와일드 카드를 손에 쥔 셈이다.
◆내셔널 리그
▶이스트 디비전 = 아메리칸 리그 이스트 디비전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피말리는 선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88승68패로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뉴욕 메츠(86승69패)로 1.5게임 차이로 뒤를 밟고 있다. 필리스는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탔고 메츠는 4-6패로 다소 부진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69승87패로, 3위 플로리다 말린스(81승74패)보다도 12.5게임이나 뒤졌다. 꼴찌 워싱턴 내셔널스는 58승98패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100패 수렁에 잠기기 직전이다.
▶센트럴 디비전 =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박터지는 경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센트럴 디비전 타이틀은 결국 컵스의 품에 안겼다. 루 퍼넬라 감독이 지휘하는 컵스는 후반들어 더욱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94승60패를 기록, 브루어스(85승71패)의 추격을 여유있게(10게임차) 따돌렸다. 브루어스는 전반기 막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투수 CC 사바티아를 영입하고 후반기 초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루수 레이 더햄을 데려가는 등 포스트 진출에 의욕을 큰 보였으나 정작 9월들어 작황이 신통찮았다. 그 바람에 정규시즌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감독을 경질하는 등 내부진통만 된통 겪었다. 확률상 와일드 카드 가능성은 살아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82승73패)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80승75패) 등 이 디비전의 우등생들은 올해 컵스와 브루어스 등쌀에 제대로 맥을 써보지 못한 채 객석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웨스트 디비전 = 9월 초만 해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디비전 타이틀 획득은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약 보름동안 D백스가 난데없는 슬럼프에 빠지는 동안 줄기차게 세를 키운 LA 다저스가 선두의 키를 잡고 있다. 다저스는 81승75패, D백스는 78승77패다. 간격은 2.5게임이다. 이나마도 양대 리그 이스트 디비전에 비하면 꽤 큰 것이지만, 지난주 초 4.5게임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좁혀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역할이 컸다. 자이언츠는 D백스와의 주초 4연전에서 4연패를 당한 반면, 다저스와의 주말 3연전에스는 2승1패를 거둬 다저스와 D백스의 간격을 좁혀놓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작 자이언츠(70승86패로 4위)의 처지는 달라질 게 없었지만 자이언츠 덕분에 끝날 뻔한 타이틀 쟁패전을 늘려놓은 셈이다. 6경기를 남겨놓은 다저스는 23일부터 사흘동안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LA로 불러올려 경기를 가진 뒤 26일부터 28일까지 주말 사흘동안 샌프란시스코에 와 자이언츠와 맞붙게 돼 있다. D백스의 경기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고 타이틀을 차지하려면 파드레스전에서 2승1패 내지 3연승을 거둬야 한다. 7경기를 남겨둔 D백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정 4연전에 이어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3연전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한편 자이언츠는 로키스와 3연전 뒤 다저스와 3연전을 모두 홈에서 치른다.
▷NL 와일드 카드 레이스 = 뉴욕 메츠(86승69패)가 밀워키 브루어스(85승71패)에 1.5게임 차이로 앞서 있다. 메츠는 이스트 디비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88승68패)에는 1.5게임 차이로 뒤져 있다. 따라서 이번주에 아주 잘하면 필리스를 잡고 디비전 챔피언으로 포스트 시즌까지 갈 수 있고 적당히 잘하면 와일드 카드를 쥘 수 있다. 센트럴 디비전 타이틀이 컵스에 넘어간 이상 브루어스로서는 메츠가 잘해서 디비전 챔피언이 된다면 필리스가 와일드 카드 경쟁자가 되기 때문에, 이렇든 저렇든 이번주에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내야 와일드 카드라도 넘볼 수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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