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op seeking! / 구[求]함을 멈추라!
*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The truest teaching is like a bird flying across the sky.
It leaves no tracks that can be followed; yet,
its presence cannot be denied.
가장 진실된 가르침은 하늘을 나르는 새와도 같다.
따를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현존[現存]은 부정할 수 없다.
이 곳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도 이제 아침 밤으로 제법 가을 기운이 일고 있습니다. 조국 대한민국 내장산이나 속리산에 찾아온 가을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나름대로 청정한 바다안개와 계곡바람 그리고 간간이 떨어지는 낙엽들 속에 나름대로의 가을 모습이 역력해지는 9월 초순입니다. 고요히 이는 잔잔한 바람 속에 천 년의 기시감[旣視感]이 따라 오릅니다. 일었다 내렸다 하는 상념들 속에 계절의 오고 감이 왠지 범상치 않음을 느낍니다. 그저 세월의 무상함 정도가 아닌, 뭔가 깨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그 감정의 일렁임이 말과 글의 경지를 훌쩍 넘습니다.
하루 강의를 모두 마치고, 늦은 오후 낙엽이 제법 쌓여가는 대학 교정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무사인[無事人]으로 하늘과 땅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천고마비’란 상투어가 생각납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 높은 하늘과 살 찐 말이 연관되는 게 좀 어색하다고 생각해봅니다. 땅에 구르는 낙엽들을 바라보다 마침 며칠 전 읽은 법정스님의 글이 떠오릅니다.
“가을바람에 곡식과 과수의 열매가 익어가고 또 떨어지듯이 / 우리들의 삶도 또한 익어가고 떨어질 것이다. / 가을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그 귀로 / 자기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고 권하고 싶다. / 가을은 명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이다.” 명상이란 스스로의 실존을 확인하는 일이기에, 가을은 실존의 느낌을 가장 은근하게 부추기는 계절이기에, 가을을 명상의 계절이라 상기시키는 스님의 글이 아주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
The truest teaching is like a bird flying across the sky.
It leaves no tracks that can be followed; yet,
its presence cannot be denied.
가장 진실된 가르침은 하늘을 나르는 새와도 같다.
따를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현존[現存]은 부정할 수 없다.
-------------------------------------------------------------
잠자리에 들기 전, 강가지[Gangaji]의 책 ‘the Diamond in Your Pocket’을 몇 쪽 읽습니다. 바로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다이아몬드를 찾아 먼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나를 깨우치는 글들이 조각마다 빛나는 책입니다. 이미 내 안에 들어있는 행복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여린 혼들을 깨우치는 글을 만납니다.
이렇게 읽습니다.
“난 행복을 ‘발견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챘다. 행복을 ‘어디선가’구한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이 있는 그 곳을 간과해 버린 후다. 당신이 신[神]을 어디선가 찾는다면, 그건 이미 신의 본질을 간과해 버린 것이다. 신은 모든 곳에 편재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행복을 딴 데서 구한다면, 당신 스스로의 참모습, 바로 그 행복을 놓친 격이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간과해 버린 것이다.”
아, 진리는 단순 명쾌하여라! 아, 진리는 그토록 고요한 함성이어라!
오매불망 찾아 헤매던 행복이 바로 나의 참모습이라니. 늘 밖으로 찾던 신의 모습이 바로 고스란히 내 안에 모셔져 있다니. 따로 어느 곳에 존재하지 않으며 무소부재하고 모든 곳에 편재하는 [omnipresent] 신께서 내 안에 아니 계시면 도대체 따로 어느 곳에 계시단 말씀인고!
-------------------------------------------------------------
The truest teaching is like a bird flying across the sky.
It leaves no tracks that can be followed; yet,
its presence cannot be denied.
가장 진실된 가르침은 하늘을 나르는 새와도 같다.
따를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현존[現存]은 부정할 수 없다.
-------------------------------------------------------------
오랜 방황 끝에 참 스승 파파지[Papaji]를 만나 단박에 깨친 강가지, 이렇게 얘기를 계속합니다. “난 당신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감히 권합니다. 당신을 간과하지 마세요. 당신을 못보고 그저 지나치지 마세요. [Stop overlooking yourself!] 그저 철저하게 고요히 있어 보세요. 지금 당장, 잠시만이라도 당신이 찾는 모든 것들, 행복과 진리와 신과 존재 등을 모두 잊으세요.
아무 것도 찾지 마세요. 구함을 멈추세요. [Stop seeking!].
그저 가만히 존재하세요. [Simply be!] ……
당신이 늘 존재하고 신이 늘 존재하는 바로 그 순수 현존 속에 고요히 있어 보세요.”
명상이란, 고요히 있음에 내가 나임을 아는 일입니다.
명상이란, 철저히 고요해짐으로 저절로 떠오르는 ‘그 느낌’을 껴안는 일입니다. 명상이란, 따로 가르침 없는 행함으로 홀로 걷는 길입니다. 명상이란, 누구의 가르침도 통하지 않는 스스로의 체험입니다. 간혹, 스승과 선지식[善知識]들이 손가락으로 가리켜 일러주긴 합니다. 그럼에도, 명상은 결국 스스로의 체험만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무소의 뿔 같은 길입니다. 그렇게, 그저 고요히 있음으로 내가 나임을 알아채면, 그 즉시 행복과 진리와 신께서 모두 내 안에 두루 존재하고 있음을 체험으로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세상은 어찌 돌아가나?”
“아니, 내 삶은 어쩌란 말인가? 당장 출근해야 하고 집안 일도 가득 밀려 있고 할 일이 태산인데 그저 가만히 앉아 행복을 찾으라고? 말도 안되지.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데.” 바로 이런 생각들이 단 30분도 고요히 있지 못하게 하는 조건반사적 일상임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바로 그런 무의식적인 에고[ego]의 함성을 경계하며 강가지는 스승의 가르침을 따끔하게 전합니다.
“나른 새의 자국이 없듯이 실존의 흔적도 없다.
그렇다고 끝내 부정할 건가?”
OM~
-------------------------------------------------------------
English for the Soul 지난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서원 백운재],
EFTS 폴더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