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페일린의 17세 딸 임신으로 떠들썩하던 중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녀의 부통령 수락연설이 있다기에 호기심에 생겨서 TV를 보았습니다. TV를 보는 동안 부통령 후보자가 아니라 그녀의 17살 된 딸과 18세 된 예비사위(?)에 자꾸 눈길이 멈추었고 그리고 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2개의 과거가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가 6.25동란 때 우리 집안 식구들의 1.4후퇴였습니다. 나의 아버지는 삼형제중 가운데였었는데 아버님은 세상을 떠나셨고 할아버지와 큰아버지는 납치되어서(결국 돌아가신 것으로 됐지만) 작은 아버지가 40도 안되었지만 그 당시 우리집안의 소위 ‘기둥’이었습니다. 그 삼촌이 20여명이 넘는 우리 선대의 3형제들 집안 식구의 1.4후퇴의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렸고 나이가 훨씬 많으셨던 큰어머니, 우리 어머니와 그리고 집안 식구 모두들 “왜” “어째서” “어디로” 어떻게” 등등의 질문도 없었고 또 식구끼리 의논도 없었습니다. 그저 삼촌의 결정에 모두 따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현재 나의 아들 나이보다 어린 삼촌이 혼자 결정을 내렸을 때 그 ‘고독의 결정’의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아마도 그 결정을 내릴 만큼 그 당시 사회는 모두들 정신적 훈련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또 하나는 1963년 서해에 한 해군, 해병대가 있었던 섬의 실상이었습니다. 해군 간부후보생(특교대)의 훈련을 끝내고 ‘소위’로 임관되어 그해 여름 특교대 동기생이 있는 한 섬의 기지로 놀러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섬의 여자들은 대부분 10~12세 때부터 초경을 시작하고 15살부터 보통 30살까지 아이를 10명 내지 15명을 낳고, 그리고 보통 35세면 대부분 폐경이 되고, 정말 모습도, 생체기능도 할머니가 됐습니다. 그녀들의 같은 나이또래의 남편들은 거의 전부가 어부였는데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 과부들이 많았는데 영외의 거주가 가능한 장교, 하사관들에게 자식들 먹이게 ‘동거’하자면서 부대에 접근을 하고, 그리고 낮에는 바닷가에서 미역 같은 해산물 채취나 하면서 억척같은 여인들이었던 것이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이제 세월이 달라져 30세나 되어야 독자적 판단을 내리는 훈련도 세울 수 있고 재정적 독립이 가능하고, 결혼도 하며, 80세 90세 사는 것은 보통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내 눈에 보이는 새라 페일린의 17세의 딸과 18세의 보이프렌드(?)가 자기의 독립된 결정을 내리고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세상에 나아가 살아가도록 해줄 것인지 아니면 부모의 품에서 앞으로 10년, 15년 돈을 받아가면서, 하지만 세상에 나갈 훈련을 시키면서 살도록 할 것인지, 또 그런 결정을 왜 했는지 새라 페일린 후보의 적극적인 무슨 이야기 듣기를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웠습니다. 동네 커뮤니티 모임이나, 초등학교 PTA모임에서 “누구나 집에 문제가 있고 굴곡이 있다”하면서 동병상련의 푸념이나 넋두리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하키맘이란 피켓이 숲을 이룬 전당대회에서 부통령후보 지도자는 “이렇게 됐다”하는 상태를 이야기하며 동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집안문제이기 앞서서 “이것도 미국 한 가족의 문제를 제시하는 케이스이며 나는 이렇게 해결해나가겠다”라고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면교사 될지 모르겠으나 장 모라는 장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소위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사건 때 수도권지역의 총책임자였던 장 모라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의 부하들이 배신(?)과 항명으로 12.12 쿠데타를 일으켰으니 부하들이 따르도록 하는 덕장은 아니었습니다. 또 군부대 내의 정보망도 없었고 그의 왼 팔, 오른 팔 등은 전두환 쪽에서 생일 파티로 불려서 술타령만 하게하고 있었으니, 지략도 없는 소위 지장도 못되었습니다. 그저 12.12사태를 당해서 울분을 못 이겨 소리만 꽥꽥지르다가 잡혀간 것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12.12사태를 다룬 TV가 방영되자 그 장 모라는 장군의 인기는 상종가였고 그해 국회의원선거에 비례대표로 모셔가느라고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모두 몸살을 앓았고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그러나 그 후 어느 누구도 그분이 의정활동에 법안 하나라도 만들었는지, 발언대에 서본 적이 있는지 관심을 갖는 분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핵심이 없는 인기(?)의 종말이었다 이런 말입니다. 새라 페일린의 “누구나 가족에 문제가 있다”라는 한마디에 열광하는 사람들, 실패한 사커맘(SOCCER MOM)들인지 도대체 무엇을 열광하는지 나는 도저히 이해를 못하였습니다. 나는 공화, 민주 어느 당리당략의 문제 아니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다만 술은 물론 담배도 살 수 없는 나이, 투표권도 없는 나이, 어느 가게 점원으로 일하려고 해도 부모의 동의서가 필요한 나이, 사회에 나가서 그런대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앞으로 10년 이상, 그리고 10만불, 또는 20만불의 학비가 필요한 나이, 이 문제의 어머니인 새라 페일린이 어느 당이건 부통령후보로서 비전과 철학 없는 변명 같은 궁색한 한마디에 그만 허탈했으며 일부인지 대부분인지 모르겠으나 그것이 좋다고 떠들어대는 유권자가 있어 화가 나서 한마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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