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거나 윙윙… 미국선 5명중 1명 겪는 증상
귀가 울리거나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현상을 ‘이명’(Tinnitus, 귀울림)이라 말한다. 흔하지 않은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미국에서는 5명 중 1명꼴로 겪는 증상이다. 이명증은 무엇인지 그 진단과 원인,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청력 손상·난청 등 노화관련 많아
현기증·두통·피로 등 증상 동반
치료만 적절히 받으면 고통 사라져
귀의 단면도
■이명증이란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가 없는데도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울림이나 소음, 벌레소리 같은 윙윙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증상을 말한다. 희귀 증상 같지만 백인남성에게 더 잘 나타나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5명중 1명꼴로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또 최근에는 MP3, iPods 등 기기의 등장으로 난청이나 이명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이명증은 귀울림만 단독으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개 청력 손상, 난청, 귀 부상, 혈액 순환기 장애 등 노화와 관련된 증상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기증, 치통, 두통, 피로 등 전신적인 증상이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또 증상이 심하면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증상 자체는 상당히 불편하지만 어떤 심각한 다른 질환을 알리는 전조 증상은 아니다. 이명증으로 진단받게 되면 대개 많은 사람들은 치료만 적절히 받으면 증상이 훨씬 나아진다. 더구나 동반 증상을 치료하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명증은 사실 질병이라기보다는 증상에 가깝다.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뉠 수 있는데, 외부사람은 못 듣고 환자만 증상을 느끼는 주관적 이명증과 의사가 진찰 중에 함께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매우 드문 객관적 이명증이지만 혈압 문제가 원인이 돼 내이 뼈나 근육 조직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이다.
객관적 이명증은 극히 드물고 대개 이명증 하면 환자만 증상을 느끼는 경우다. 이명증은 외이, 중이, 내이 등 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귀에서 뇌로 소리가 전달되는 듣는 신경인 청신경 세포에 손상이 왔거나 소리를 이해하는 뇌의 기관이 문제가 생겼을 때 생길 수 있다.
이명증의 증상은 주변이 조용한데도 한쪽 귀나 양쪽 귀에서 귀 울림이나 매미나 풀벌레가 우는 소리, 윙윙 거리는 소음이 들리는 것 같은 증상이다.
■증상
단순히 귀가 울린다고 느끼는 증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조용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귀울림이나 소음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귀에서 매미나 풀벌레 우는 소리, 기차나 파도 소리, 뭔가 찰깍 거리는 소리, 휘파람 부는 소리, 쉿쉿 하는 소리 등 소음이 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더군다나 주위 환경은 조용한데 귀속에서 울림이나 윙윙거리는 소음이 들리게 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거추장스럽고 지속되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이 같은 소리들은 실제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환청으로 이명증에 시달리는 사람에 따라 소리의 높낮이는 아주 낮게 울리거나 또는 째지는 비명소리처럼 크게 들린다. 이런 이명증은 집중을 요하는 일이나 듣는 일을 방해한다.
■언제 의사를 찾아가야 할까
이명증으로 의심되면 의사를 찾아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감기 같은 호흡기 감염 증세와 함께 이명증이 일주일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정밀 검진을 받도록 한다.
또한 갑작스런 이명증이나 특별한 원인 없이 이명증이 생겼을 때 난청이 의심되거나 이명증과 함께 현기증을 느낀다면 병원에 가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iPods, MP3 이용자가 늘면서 난청, 이명증상을 겪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원인
원인은 여러가지다. 다른 건강 문제가 이명증을 일으키거나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환자들은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보통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내이 세포 손상. 내이에는 뇌로 소리를 전달하는 청신경 세포가 있는데 이 세포가 손상돼 이명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나이와 연관돼 난청이 생기면서 이명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때는 60세쯤. 지나친 소음에 노출되는 것도 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업적으로 장기간 강한 소음에 노출된 경우나 MP3나 iPods 등 기기로 장기간 큰 음악소리에 노출되는 것도 난청으로 이어져 이명증이 생기기 쉽다. 큰 소음에 대한 단기간 노출을 경험하는 콘서트 장은 다녀와서 이명증이 생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로 사라진다.
귀지는 귀를 보호하고 박테리아 번식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너무 귀지가 청력을 방해할 정도로 자리잡고 있으면 역시 이명증이나 난청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중이에 있는 뼈가 지나치게 자라서 생기는 이경화증(otosclerosis)이 이명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귀 질환인 메니에르 질환과 중이염, 스트레스와 우울증, 머리 손상 또는 목 손상, 내이 입구에 있는 달팽이 신경에 양성종양이 생기는 청신경초종(acoustic neuroma)이 드물지만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역시 아주 드문 케이스지만 혈관과 관련한 질환이 이명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혈압, 아테롬성 동맥경화증, 혈관성 종양, 갑상선 질환, 머리와 목에 생긴 종양으로 인한 혈압 이상, 모세혈관 기형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또한 항생제, 암 치료제, 이뇨제, 말라리아 치료제 등 약물을 과용하면 이명증이 생기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
이명증의 치료는 불가능하지 않다. 또 이명이 지속된다고 해서 청력이 나빠지는 것도 아니다. 원인이 치료되면서 증상이 사라지거나 환자가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감소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지나친 귀지를 제거하는 간단한 방법, 고혈압 같은 혈관과 관련한 질환이나 메니에르 질환, 중이염 등 치료 가능한 질환 때문이라면 원인이 되는 질환 치료,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서라면 정신과적 심리 상담이나 치료가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잘못된 약물복용이나 과용 때문이라면 의사의 정확한 진단아래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양을 줄이는 방법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난청이 동반되는 이명증 환자의 경우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이 보강되고, 청력 문제에 도움이 돼 이명증상 소리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청기는 외부 소리를 전기적으로 증폭시켜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다. 주변의 소리를 잘 듣게 되면 귀울림 증세는 잘 감지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 빗물 떨어지는 소리나 파도소리 등 일정한 청각패턴을 갖는 백색소음(white noise)를 일부러 들려주어 이명치료에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약물은 이명증상을 완치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증상에 따라 항우울제, 정신 안정제, 알콜중독에 쓰이는 치료제 등이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명증과 난청 같은 것인가
이명증과 난청은 하나의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대개 이명증이 있으면 난청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명증에 장기적으로 시달리게 되면 난청이 생기기 때문에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또 장기간 난청 증세를 지닌 채 생활하다 보면 귓속이 울리는 이명증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난청은 그야말로 청력 손실을 말한다.
어린이의 경우 중이염을 방치하면 이명증이나 난청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시끄러운 음악 등 장시간 소음 노출 피하라
■예방법
이명증은 예방이 되기 쉬운 증상은 아니지만 평소 귀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은 귀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과 라이프스타일.
*귀를 보호한다=지나치게 큰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과도한 소음은 귀 안의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청력 손상 및 이명증을 일으킬 수 있다. 직업상 과도하게 소음에 항시 노출되는 직업인 경우는 꼭 헤드폰이나 귀를 보호하는 마개를 착용한다.
*음악 볼륨은 줄인다=너무 크게 틀어 놓은 음악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 역시 소음성 난청과 이명증을 가져올 수 있다. MP3 플레이어 등 각종 이어폰은 소음성 난청의 원인. 음악을 들을 때는 항상 볼륨을 낮게 해서 듣는다.
*심혈관계 건강을 관리한다=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 등 혈압을 튼튼하게 라이프스타일을 가꾼다.
*담배는 끊는다.
*스트레스를 관리한다=스트레스는 이명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알콜 섭취도 줄인다=알콜은 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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