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시원(始原)에 대해 이런 전설이 있다. 구천상제(九天上帝)가 거짓말 판도라 박스 세 개를 하계(下界)에 하사했는데 그 중 하나는 이원(梨園)의 기생들이, 다른 하나는 청포(靑袍)의 벼슬아치가,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저자(商界)의 거간이 주었다는 일종의 해학(諧謔)이다. 그래서 이 판도라 박스를 차지하고 있는 청루(靑樓)의 여인이 “나는 당신이 좋아!” 하는 속삭임이나 정상배들의 감언이설이나 ‘특별할인’ 운운은 대개가 거짓이라는 점에서 막상막하(莫上莫下)한 것 같다.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억지를 부리며 터질 듯 불어 오른 배를 내밀고 일본도를 휘두르는 저 추한 꼬락서니를 보니 임진왜란을 준비하기 위해 첩자로 조선 땅에 밀파되어 기방을 전전하던 왜장 코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이원에 깊숙이 감추어 놓은 구천상제의 거짓말 판도라 박스를 훔쳐가지 않았나 의심이 간다.
물론 거짓말이라고 무턱대고 악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인들의 ‘스탠드 업’ 코미디는 이 해학의 백미다. 얼마 전 미국 정가에서 만인의 인구에 회자되던 코미디가 그 하나의 예이다. 타계한 조지 부시가 천국의 문 앞에 당도했을 때 문지기 베드로가 “당신이 누구요?” 하자 부시가 “미국 대통령을 지냈던 나를 몰라보다니!” 했겠다. 베드로가 “그럼 당신이 진짜 부시인지 테스트를 해봅시다. 전에 지구에서 오신 손님들 가운데 셰익스피어는 문학론을 펴서 그의 신분을 밝혔고, 그리고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아인슈타인은…”
이 때 부시가 물었다. “아인슈타인이라구요? 어디선가 그 분의 이름을 들은 것 같은 데… 혹시 공화당에 선거자금이라고 해서 뇌물을 많이 바치고 감투를 쓴 사람이 아닌가요?” 베드로가 갑자기 폭소를 터트리더니 “됐습니다. 당신이 부시가 틀림없어요. 어서 들어오세요” 하며 황천의 길을 안내했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우리 집 개는 금목걸이를 하고 있다”는 우리나라의 우스개 소리는 차원이 한 층 높은 해학인 것 같다. 친구들에게 이렇게 자랑하는 아버지의 얘기를 옆에서 듣고 있던 철없는 어린 아들이 “어젯밤 우리 어머니가 이웃집 아저씨와 데이트하고 몰래 개구멍으로 들어오다가 금목걸이가 나뭇가지에 걸렸는데 그 게 글쎄 하필이면 뒤따라오던 개의 목에 걸렸거든요”라고 해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보다는 좀 더 차원이 높은 ‘선의의 과장’(?)이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경우도 있다. 이스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는 메카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무척 가난하게 보냈다. 그는 대상(隊商)을 따라 시리아를 왕래하다 영감을 얻고, 종교를 통해 민중을 구제해 보겠다는 결심을 한다. 당시 아라비아인들은 부족마다 고유의 종교를 가지고 대립하고 있었다. 마호메트는 시리아 방문 중 익힌 기독교의 유일신을 모방해서 알라를 선포하고, 자신이 알라의 사도라며 아라비아 민족의 정치적 통일을 외쳤다.
전설에 의하면 그는 자기의 귀에 보리를 넣고 비들기가 그 것을 쪼아 먹도록 훈련을 시킨 다음, 그가 사람들 앞에 나서서 포교할 때 비둘기가 모이를 먹기 위해 그의 귀를 후비면 그는 비들기가 알라의 메신저라며 “바로 지금 알라 신이 나에게 신탁(神託)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호메트의 산(山) 이야기는 삼차원적인 궤변의 진수이다. 그가 알라의 포교에 나서자 아라비아인들은 “당신이 신의 사도라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마호메트는 그 같은 요구는 신을 시험하는 간사한 행위이며 신의 노여움을 자초할 뿐이라고 거절했다. 그러나 주위의 요구가 거세지자 그는 넓은 사막 저 편에 버티고 서 있는 사퍼 산을 향해 그의 앞으로 다가오라고 명령한다. 아라비아인들이 산의 부동(不動)을 비웃자 마호메트는 “신은 위대하다. 만일 저 거대한 산이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우리는 모두 생매장되었을 것이다. 나는 당장 사퍼 산에 가서 신의 자비를 찬양하리라”며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요즈음 또 다시 우리들을 웃기고 있는 “독도는 일본 땅이다”라는 주장은 역사와 진실을 왜곡하는 악의에 찬 ‘새빨간’ 거짓말이다. 우리의 상고사(上古史)에도 기록되어 있는 대로 서기 414년 고구려의 20대 임금 장수왕이 부왕의 공적을 기려 현재의 중국 길림성(吉林省) 집안현(集安縣) 통구(通溝)에 세운 광개토대왕비(碑)를 일본인들이 결자(缺字)에 석회를 발라 마치 일본이 이 비석을 세운 양 개작하는 그 못된 버릇은 개탄하기보다 웃어넘기는 여유를 보이고 싶다.
일본은 분명히 연합군에 대한 항복문서와 샌프란시스코의 강화조약에 소위 을사보호조약에서 명시한 한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물론 조약자체가 조작된 문서라는 사실도 백일하에 드러난 지 오래지만 이를 백 보 양보한다 해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미국 등 연합국들과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파기선언이 아닌가!
독도는 울릉도에 속한 섬으로서, 신라시대에 이사부가 우산국(于山國), 즉 울릉도를 정벌한 이후 심지어 삼국사기에서마저 우리 땅으로 등재되어 왔을 뿐 아니라, 세종대왕 때 울릉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척박한 생활환경과 해적들의 준동으로 고생이 혹심해서 일시 소개시킨 사실(史實)도 세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서 일본의 도쿠가와(德川) 막부와 메이지(明治)정부의 각종 문서는 물론 심지어 일제의 육군 참모본부 발행 지도에서도 독도를 한국 땅으로 명시하고 있다.
을사보호조약에 의한 점유론을 내세운다면 어찌 독도뿐인가? 차라리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편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그러지 못하는 왜소(倭小)한 그들의 논리가 이율배반적이다. 일본의 주장은 한일간의 영토분쟁이 아니라 우리 민족에 대한 수탈과 학살, 강간, 고문 등 우리민족에게 가했던 갖은 만행을 자행했던 일제식민지의 연속을 획책하는 행위이며, 제2의 진주만 사건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자명한 사실을 두고도 최근 부시가 미국의 지명위(地名委)가 멀쩡한 우리 땅을 무주권지로 오기(誤記)한 것을 원상회복시켰다 해서 한국 정부가 일희일비하고 있는 자체가 가소로운 일이다.
원래 우리 땅인 독도인데 다케시마는 다 뭐고 또 갑자기 리앙쿠르는 또 뭔가. 구천상제의 판도라박스 선점 싸움에 우리까지 끼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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