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애덜슨 기자가 뽑은 베이징 올림픽 수놓을 미국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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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막이 올랐다. 4년마다 여름이면 지구촌을 들었다놨다 하는 인류의 대제전 올림픽이 열전에 돌입했다. 베이징올림픽을 한참 앞둔 때부터 이런 사연 저런 각오 그런 전망 등 태극선수단에 얘기들은 한국땅 한국언론에 미국땅 한인언론에 꾸러미로 넘쳐흘렀다. 정작 미국선수들에 대한 얘기는 가물었다. 한인들의 취향이나 견해와는 상당히 다른 듯하지만, 스포츠전문 ESPN의 시니어 라이터 에릭 애덜슨 이 추린 ‘시선집중 미국선수들’ 중 일부를 살펴본다.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남자수영)
펠프스는 단순히 역사상 최고 수영선수를 꿈꾸는 정도가 아니다. 종목불문 올림피언 후보자로 손색없다. 그는 미국수영 불세출의 영웅 마크 스피츠를 추격하는 정도가 아니다. 제시 오웬스에서 나디아 코마네치까지, 올림픽을 빛낸 전설적 스타들을 죄다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애덜슨 기자는 덧붙인다. 펠프스에게 어떤 비극적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번 올림픽은 펠프스를 위한 잔치로 기록될 것이라도. 그의 품평이 과장만은 아닌 듯하다. 펠프스는 8개 종목에서 금빛 물보라에 도전한다. 100m 접영, 200m 접영, 200m 자유형, 200m 혼영, 400m 혼영, 400m 자유형 릴레이, 800m 자유형 릴레이, 400m혼계영 릴레이. 행운은 필요없다. 평소 실력만 발휘한다면 그가 금메달 8개를 목에 거는 꿈같은 일은 현실이 될 것이다. 이전 올림픽에서 이미 6개의 금메달을 가보로 챙겨둔 펠프스가 이번에 5개만 더한다면, 112년 올림픽 역사상 금메달 다수확 넘버원이 된다. 지끔까지의 올림픽 최다금메달 보유자는 20세기 초 미국 육상스타 Ray Ewry(10개)다.
◇다라 토레스(Dara Torres/여자수영)
토레스의 경우는 베이지행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마흔한살이다. 20세 전후 파워우먼들이 즐비한 여자수영에서 환갑진갑 다 넘은 그가, 감독이 아니라 선수로 출전하는 것만 해도 세계적 뉴스가 됐다. 50m 자유형, 400m 자유형 릴레이, 400m 혼계영에 출전한다.
참가가 목적은 아니다. 3관왕을 노린다. 이번 중국행은 5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해낸 일만으로도 이미 여자수영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항목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토레스는 그 기록을 4년 더 연장시켜 적어도 여자수영에서는 거의 영원불멸의 탑을 세울지 모른다.
토레스의 유력한 라이벌은 호주의 리비 트리켓이다. 또 토레스가, 비록 경미한 사안으로 결론이 났지만, 본의든 아니든 도핑테스트에 걸린 적이 있다는 것 또한 토레스 스토리의 완전무결성에 흠이 될 수 있다. 몸이 안좋아 약을 복용했다며 관련증거를 제시해 혐의를 거의 벗은 그는 이 파동 뒤 반도핑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고통스런 악재를 성숙하게 극복하는 그의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로 칭송을 받기도 한다.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남자농구)
농구는 엄연히 5명 대 5명, 도합 10명이 벌이는 팀경기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뛰면 달라진다. 원맨 게임이 된다. 공격이든 수비든 그가 코트에서 펼치는 묘기를 보노라면, 농구팬은 몰라도 코비팬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지난 6월 호된 시련을 겪었다. 그가 이끄는 LA 레이커스가 NBA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패했다. 자타공인 세계최강 팀USA는 또 4년 전 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최근 평가전에서도 비실비실 졸전을 했다. 팀USA2008과 함께 베이징에 입성한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래서 더욱 독이 올라 코트를 지배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상대팀들에겐 고역이 되겠지만 제3의 구경꾼들에겐 거 참 잘된 일이 될 것이다. 코비와 그 친구들이 펼칠 베이징발 농구쇼는 져도 이겨도 세계적 눈요깃거리가 될 것은 자명하다.
◇다이애나 토라시(Diana Taurasi/여자농구)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승리자는 누구일까. 애덜슨 기자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을 던진다.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포수 제이슨 배리텍이라고. 배리텍은 리틀리그에서, 하이스쿨 리그에서, 대학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차례로 우승멤버가 됐다. 애덜슨 기자는 배리텍 다음 아차상 승리자로 WNBA수퍼스타 다이애나 토라시를 꼽는다. 토라시는 코네티컷대 재학시절 3차례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고, WNBA에서 피닉스 머큐리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가 여자농구 팀USA를 이끌고 베이징 골드 사냥에 나선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여자농구 최연소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4년만의 올림픽 나들이다. 성가신 장애는 물론 있다.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졌다. 국제경기 50연승 기록이 거기서 끊겼다. 그리고 호주가 그 러시아를 꺾고 정상에 오르는 걸 지켜봐야 했다. 이번에도 토라시와 그 친구들의 우승질주를 가로막을 복병으로 호주와 러시아 등이 꼽힌다.
◇타이슨 게이(Tyson Gay/남자육상 단거리)
세계최고 인간탄환을 가리는 남자 100 레이스는 올림픽의 꽃이다. 4년임기 챔피언이 10초도 안돼 가려진다. 미국은 이 종목에서 거의 항상 수퍼파워를 과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대회에서는 연속 부진했다. 더 빠른 태풍의 사나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데다 미제 인간탄환들이 줄줄이 약물파고에 휩쓸려 트랙을 떠났다. 팀 몽고메리가 그렇고 저스틴 게이틀린이 그랬다. 그래도 희망은 살아있다. 타이슨 게이다. 그는 지난달 오리건주 유진에서 벌어진 올림픽대표팀 선발전에서 9.77의 놀라운 기록으로 예선을 통과한 뒤 결승에선 9.68의 더 경이적인 기록으로 우승했다. 9.68은 그러나 등바람이 규정(초속 2m)을 넘는 바람에 세계기록으로 공인받지 못했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등 지구촌최고 번개사나이들과 벌일 번개승부에 벌써부터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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