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nglish for the Soul / Speak Well!
---------------------------------------------------------------------Shyness is a form of excessive self-focus,
a preoccupation with one’s thoughts, feelings and physical reactions.
부끄러움이란 일종의 지나친 자기중심 때문이다.
자기 생각과 느낌 그리고 자기 몸 반응에 너무 얽매인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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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뿌리는 지나친 자의식입니다.
부끄러움은 필요 이상의 지나친 체면의식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은 실체도 없고 정당한 이유도 없는 허상입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워합니다.
최근 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 성인 50% 정도 스스로 ‘부끄럼 타는
사람들’ [shy people]이라 규정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shy people’은 날로 증가 추세라 합니다. 우리네 한국사람들에 비해, 보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구사하며 자유분방해 보이는 ‘미국사람들’이
이럴진대, 우리는 과연 얼마나 더 스스로 부끄럼 타는 사람들일까요?
얼마 전, 지구촌 전체를 가늠하는 ‘shyness survey’ 결과를 보면,
가장 부끄럼을 안타는 민족은 유태인 [31%] 그리고 가장 심하게
부끄럼 타는 민족은 일본인 [57%]으로 나와 있더군요. 한국인도
부끄럼이라면 일본인에 크게 뒤지진 않겠지요.
왜 부끄러워할까요?
지나친 ‘self-focus’ ? 즉, 자기에게 맞춰진 초점이 너무 강해서,
다시 말해, 너무도 ‘자기’라는 아상[我相]이 드높아서 그럴까요?
남들 앞에서 구겨질지도 모르는 체면을 부여잡고 턱 놓칠 못하기
때문일까요? 남들한테 따돌림 받기 싫고, 기왕이면 타인의 신망과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이기심 때문에 부끄러움이 더욱 커지는 걸까요?
부끄러움의 뿌리가 지나친 자의식 때문이란 덴 수긍이 가지만,
글쎄 그게 다는 아닌 것도 같습니다.
---------------------------------------------------------------------Everyone is shy --- it is the inborn modesty that makes us able to live
in harmony with other creatures and our fellows.
누구나 다 부끄러워한다. 이 부끄러움이라는 생래적 수줍음 덕분에
우린 다른 피조물들과 또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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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생래적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실존적’ 수줍음.
‘실존적’ [existential]이라 함은 그 뜻을 한 마디로 헤아리기가 좀
버거운 말입니다. 내가 어디서 와 지금 뭘 위해 뭘 하고 있으며,
그리고 돌아갈 때가 되면 과연 어디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등에 관한
질문들을 한데 묶어 ‘실존적’ 질문이라 한다니, ‘실존적 부끄러움’이 과연 뭔가에 대한 힌트는 조금 될까요?
별다른 지혜도 없이 무지하게 뻔뻔한 사람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여겨온 우리네 정서로 보자면, 사실 부끄러움은 하나의 덕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맹자 성선설의 뿌리가 된다는 ‘사단’[四端] 중 하나가 곧
羞惡之心 義之端也 [수오지심 의지단야] ?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바로
의의 단서니라,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던가요? 다들 조금씩 부끄러워하니
그래도 세상이 그만큼 의롭게 돌아간다는 말씀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의 서시[序詩]를 읽으며 괜히 같이 부끄러워집니다.
“네 이놈, 하늘 부끄러운 줄 알렸다!”
서슬 퍼런 호령에 움찔합니다.
“조상님들 보기 부끄러워 이를 어쩌나.”
애처로운 아낙네의 한탄에 덩달아 슬퍼집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문화에서 ‘부끄러움’이란 실존적 한[恨]과 애절함마저 함의한 꽤 괜찮은 덕목 같기도 합니다.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부끄러워할 줄 아는 자세가 바로 무지한
뻔뻔함을 벗어난 의로움의 잣대가 된다니 ‘shyness’가 그저 내칠
물건만은 아님도 알게 됩니다.
---------------------------------------------------------------------Shyness is not who we are,
but something we feel while we do the things we do.
부끄러움은 우리의 됨됨이가 아니다.
부끄러움이란 우리가 뭔가를 할 때 느끼는 그 무엇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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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목으로서의 부끄러움이나 실존적 수줍음으로서의 ‘shyness’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수줍음이 지속적 성격장애가 되어 사회생활에
지장이 되는 경우는 문제가 다릅니다. 부끄러움이 일시적 또는
상황적 [situational]이라면 별 문제가 아닌데, 이게 성격상 내내
지속되는 속성이 되어 버리면 심각한 사회공포증 내지 대인공포증을
유발하게 된다는 얘깁니다.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성격장애로서의 부끄러움을 호소하자, 보다
본격적인 연구와 처방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영어를 외국어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그 공포감’도, 그 저류에는 바로
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끄러움이 도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
‘shyness’에 관한 일반 처방들이 우리 영어후학들께도 효과만점의
처방전이 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
Shyness is NOT who we are. 부끄러움은 우리의 됨됨이가 아니다.
부끄러움은 내가 아니다. 내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일 뿐, 부끄러움
자체가 나는 아닌 것이다. 그러니, 처방은 간단합니다. Just do it!
그저 할 뿐! 나이키 커머셜이 그토록 명쾌하게 폐부를 찌르는 건,
보편지혜를 관통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모를 뿐. 그저 할 뿐.” 진짜
멋지고 통쾌한 말씀입니다.
---------------------------------------------------------------------The way you overcome shyness is
to become so wrapped up in something that you forget to be afraid.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길은
하는 일에 푹 빠져 두려움 자체를 잊어 버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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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럴듯한 처방을 찾는다면 이미 헛일입니다.
처방은 늘 병[病] 속에 있습니다. 독 안에 해독약이 들어 있듯이
부끄러움 안에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처방이 들어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무시하는 게 명 처방입니다.
부끄러워하는 느낌을 지켜보는 주인공을 알아채면 됩니다.
수줍음이 주인이 아니라, 수줍음을 느끼는 그 한 물건을 알아채는
또 한 물건, 바로 그걸 똑바로 알아채면 부끄러움은 저절로
물러 갑니다.
영어 커뮤니케이션의 부끄러움 - 오직 한 처방뿐입니다.
“부끄럽습니다.”
압니다.
“그래도, 그저 할 뿐입니다.”
I feel shy, and I will do it anyway!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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