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 최종 후보로 팀 케인(50) 버지니아 주지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9일 케인 주지사가 측근들에게 “부통령 후보가 되는 문제를 놓고 오바마와 직접 매우 심각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케인은 “출신 성분이나 경력, 학력 등 개인적 배경에 대한 심사를 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심사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부통령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케인 주지사가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뉴욕타임스는 이날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된 후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명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오바마의 고위 보좌관에게 케인에 대해 조언한 한 인사는 “케인이 일찍부터 오바마를 지지해온 인사로서 후보자 명단에서 매우, 매우 높은 위치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와 관련, 지난 27일 NBC방송에 출연, “워싱턴 정가에서 유력하게 활동해온 인사가 아닌 인물을, 워싱턴 정가를 개혁하려는 목표를 공유할 인물을 부통령 후보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케인은 케슬린 시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 조 바이든 델라웨어 주 상원의원, 에반 베이 인디애나 주 상원의원 등과 함께 후보군에 올라 있다.
케인은 오바마 캠프측이 주요 격전지로 삼고 싶어 하는 지역의 주지사이고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전직 가톨릭 선교사이자 인권 변호사라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런 배경에서 그는 버지니아 유권자, 가톨릭 신자, 백인 노동자 계층, 히스패닉 등 4개 주요 집단에 대한 `대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외교 정책이나 워싱턴 정가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명백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버지니아대(UVA) 정치학 교수인 래리 사바토 박사는 이에 대해 “오바마와 케인 두 사람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서도 “케인이 주지사로서 비교적 짧은 재직 경력을 갖고 있는 등 경험 부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선거운동본부 대변인인 빌 버튼은 부통령 후보 지명 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오바마도 관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공개하길 꺼리고 있다.
한편 힐러리는 오바마 측 부통령 후보 심사팀에 관련 서면자료를 제출토록 요청받은 바 없고 힐러리 자신도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단지 `예우’ 차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
다만 그의 측근들은 오바마가 여러 정황에 비춰 부통령 후보를 최종 결심하지 못했고 클린턴이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적 영향력을 필요로 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부통령 후보로의 `낙점’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팀 케인 주지사는 오바마와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정치 철학과 신념은 너무나 닮은 인물로 꼽힌다.
1958년생으로 오바마(1961년 생)보다 3살 위인 케인은 백인인데다 가톨릭 신자이고, 엔지니어이자 중소기업가인 부모 아래서 비교적 유복하게 자랐다는 점에서 오바마와는 다르다.
그러나 하버드대 법대를 졸업하고 민권변호사로 소수인종과 약자들을 돕고, 법학을 가르치다 정치에 입문해 주지사로 대성하고, 부통령 후보 반열에까지 거론된다는 점에서는 오바마와 너무 닮았다.
미네소타 세인트 폴에서 태어난 케인은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서 자라 미주리대학을 졸업한 뒤, 하버드대 법대에 들어가 변호사가 된다.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 자란 케인은 하버드 로스쿨 시절 1년을 휴학하고 예수회 소속 가톨릭 선교사로서 온두라스에서 일해 히스패닉들과 친근하고 스페인어도 잘한다.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몬드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한 케인은 인종차별이나 장애 때문에 주택 마련의 기회를 놓친 약자들을 변호하는 한편 리치몬드 로스쿨에서 법윤리학을 6년간 가르쳤다.
케인은 1994년 리치몬드 시의원에 뽑힌 것을 계기로 정치에 발을 들인 뒤, 리치몬드 시장을 거쳐 2001년 마크 워너 전 지사 밑에서 버지니아 부지사를 지냈다. 2005년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이후 3년간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성공한 주지사로 평가받고 있다.
케인은 2007년 2월 주지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고, 경선과정에서도 그를 적극 미는 등 오바마가 부르짖는 개혁을 성사시키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온 정치인이다.
그가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집권하면 워싱턴 정치를 바꾸겠다는 오바마의 굳건한 의지를 가장 잘 뒷받침할 철학과 신념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케인 지사는 버지니아 거주 한인 공동체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버지니아텍 총격사건의 범인이 조승희로 밝혀지자 한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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