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할 연령에 가까워 진 베이비 붐 세대들 덕분에 2030년께 미국의 도로는 온통 노인 운전자들로 가득할 전망이다.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숫자는 2배로 증가한다. 2000년에 3,500만명이던 것이 2030년에는 7,100만명 이상이 된다.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는 그때쯤이면 운전자 4명중 1명은 65세 이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 전문가들로 하여금 자동차와 운전자들이 어떻게 적응해야 할 지를 연구하게 만드는 통계다.
2030년 7,100만명
2000년 비해 2배 증가
교차로 구조 개선
도로표지판 보기 쉽고
신호등도 훨씬 크게
주정부마다 연구 착수
예를 들어 MIT의 ‘에이지랩’에는 운전자 피로, 차내 테크놀로지의 영향, 감정 상태와 투약이 운전에 미치는 영향 같은 요인들을 살펴보는 노화 관련 연구가 최소한 20개는 진행되고 있다. 각 주도 나이 든 운전자들에게 덜 혼동스럽도록 교차로를 다시 디자인하고 있다. AAA 와 AARP 같은 기관들은 나이든 운전자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의 능력을 측정하고, 자기가 타는 자동차를 점검하여 운전자의 신체적 한계 극복을 위해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도록 자문한다.
교통 안전 연구 및 개발 전문 콘설팅회사 ‘트랜스어낼리틱스’의 로렌 스태플린 박사는 나이든 사람들은 평생에 걸친 경험 때문에 보통은 아주 우수한 운전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노화로 인해 시력, 정신적, 신체적 능력이 쇠퇴해 안전하게 운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많은 요인들이 ‘에이지랩’에서 연구되고 있다. 유연성과 근력이 운전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데 사용되는 이동 실험실인 폭스바겐 뉴 비틀은 미스 로지라 불린다. 또 다른 비틀인 미스 데이지와 볼보인 어웨어카에는 노인들이 운전하면서 겪는 신체적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맥박, 기민성,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장치가 돼 있다.
MIT에 연방교통부 산하 뉴잉글랜드 유니버시티 트랜스포테이션 센터라는 실험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조셉 코플린은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자동차의 디자인이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의 자동차에는 운전자가 더 읽기 쉽도록 글자체와 크기를 선택할 수 있고 운전자가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만 보여주도록 설정할 수 있는 컴퓨터화된 대시보드 화면이 설치될 수 있다. 충돌 통지 시스템, 또는 사고 후 앰뷸런스보다도 먼저 의료 기록이 병원에 도착하게 할 수도 있다. 언젠가는 자동차 내 컴퓨터가 운전자의 신체적 약점과 제한된 움직임의 범위 안에서 운행을 조정할지도 모른다.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의 앤 매카트 연구 담당 선임 부소장은 모든 테크놀로지가 노인 운전자들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어서 앞차와 정해진 거리를 유지하는 크루즈 콘트롤과 운전자에게 불을 번쩍이거나 운전대를 진동시켜 경고하는 시스템 같은 것은 나이든 운전자들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인 운전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것은 도로 특히 운전자들이 속도와 거리 판단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차로의 디자인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몇몇 주는 새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좌회전 차선과 좌회전 신호등을 설치하고 교차로 진입 훨씬 전에 도로표지판을 세우며, 8인치짜리 신호등을 12인치짜리로 교체하고 있다.
AAA 미시건이 착수해 주, 카운티, 로컬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도로개선시범프로그램은 400개 가까운 교차로를 바꿔 놓았다. 디트로이트지역에 맨 처음 완성된 84개 교차로에 대한 분석 결과 지난 2년간 나이 든 운전자의 부상률은 25~64세 운전자 부상률과 비교할 때 반이상 줄었다. 또 좌회전 신호가 설치된 후 노인이 연루된 좌회전 충돌률은 73%나 감소했다.
자동차도 바뀔 수 있고 도로도 개선될 수 있지만 노인 운전자들 또한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언제 운전을 그만둘지, 아니면 삼갈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트랜스어낼리틱스’의 스태플린 박사는 많은 노인 운전자들이 밤이나 날씨가 나쁠 때, 또는 교통이 혼잡할 때는 운전을 하지 않는등 자율규제를 한다고 말한다.
노인 운전자들의 능력 평가를 돕기 위해 AAA는 집에서 컴퓨터로 하는 ‘로드와이즈 리뷰’ 검사를 제공한다. 스태플린 박사의 회사가 만든 이 검사는 기억과 시각 처리 속도 등 8개 분야의 능력을 측정해준다.
노인 운전자들의 능력 측정과 함께 AAA는 AARP, 미국노화학회 및 미국작업요법협회와 제휴하여 ‘카핏’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운전자가 자기 차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알아보고 자동차를 더 기능적이고 안전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내는 15분 무료 상담 프로그램이다.
문항대로 체크하다보면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가 거울을 올바로 조정하는지, 운전대 너머로 시야가 확보되는지등을 알아볼 수 있고 때로 작업요법사들이 관절염 환자가 더 잘 쥘 수 있도록 운전대에 커버를 씌우라거나,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에 발이 닿지 않는 사람을 위해 페달 익스텐더를 설치하라고 권하기도 한다.
노스캐럴라이나주 채플힐의 양로센터 ‘캐럴라이나 메도우스’에 사는 데비 코플린(80)은 주민 50여명과 함께 지난 3월 ‘카핏’ 클리닉에 참석했다. 키가 작아 항상 에어백이 터지면 다칠까 걱정이던 코플린은 거기서 조언을 받아 좌석을 운전대에서 더 멀리 떨어지도록 조정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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