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주택감당여력(Housing Affordability)은 향후 주택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로 사용된다.
감당여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구매력이 커진다는 의미이며 이에 따라 주택구매의 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감당여력이 저하될 경우 구매수요가 감소하고 주택경기 역시 종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볼 수 있다.이같은 맥락에서 최근 6개월간 주택감당여력이 크게 향상돼 일부 지역의 경우 주택거품이 발생하기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만큼 주택구매 여건이 크게 나아진 것
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감당여력이 크게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는 계속 감소하고 주택압류(foreclosure)는 급등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감당여력은 다음의 세 가지 변수를 고려해 결정된다.
· 주택가격
· 가계소득
· 모기지이자율
감당여력을 결정하는 상기의 변수 중 모기지이자율은 그동안 낮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여 왔고 가계소득 역시 크게 변동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감당여력을 결정적으로 크게 나아지도록 만든 변수는 다름 아닌 주택가격일 것이다.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재 전국 주택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4.1% 하락했고 특히 라스베가스의 경우 25%이상 가격이 떨어졌다. 로스앤젤레스나 마이애미, 피닉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의 주택가격은 20%이상, 뉴욕은 7.4%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주택가격의 급락현상은 가격거품이 제거되어 주택시장이 그만큼 균형을 되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주택감당여력이 이처럼 향상되었다고 해도 이에 따라 주택구매의 여건이 나아졌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즉 주택감당여력이 실제 별다른 효력을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감당여력이 크게 향상될 경우 이에 따라 주택구매는 종전보다 용이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와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모기지 융자가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구매는 모기지 융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2~3년 전 이미 주택거품으로 인해 주택감당여력이 크게 저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구매는 오히려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것도 모기지 융자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여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기지 융자는 ‘기본’으로 되돌아갔다. 기본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은 융자승인이 소득/자산에 대한 검증과 신용점수를 중심으로 보다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무엇을 시사해주는 것일까?
주택감당여력이 부족하더라도 모기지 융자만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주택구매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와 반대로 최근과 같이 모기지 융자를 얻기가 어려워지게 되면 주택구매 역시 쉽지 않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기지 융자의 가능성, 즉 모기지를 얻을 수 있느냐의 여부를 감안하지 않는 상태에서 감당여력을 운운한다는 것은 설령 이론적으로는 타당성이 있을지라도 현실적인 상황에는 적용되지 못하는 탁상공론에 불과할 수 있다.
어쩌면 감당여력을 결정짓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모기지 융자를 제대로 얻을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이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모기지 융자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그동안 별로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융자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작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이 하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주택구매가 용이해졌다고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예전처럼 모기지 융자를 무조건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주택구매에 나설 경우 예기치 않은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주택구매는 반드시 모기지 융자와 함께 시작되어야 한다. 주택구매에 나서기 전에 자신이 모기지 융자를 얻는데 아무런 하자가 없는지, 융자금액은 얼마까지 가능하고 어떠한 융자상품을 선택하여야 하는지 그리고 낮은 이자율을 얻기 위하여 요구되는 조건들
은 무엇이고 이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 등을 전문 모기지 뱅커와의 상담을 통해 사전에 면밀하게 파악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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