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르네상스 스타일 빌라의 자태를 갖춘 헌팅턴 아트 갤러리 건물 외관.
손튼 초상화 전시실(Thornton Portrait Gallery)은 작품 하나하나가 단순한 가구의 일부, 또는 데이코어로 보이지 않도록 신중하게 전시되었다.
눈부시게 더 화려해진 르네상스 빌라
2,000만달러를 들여 2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다시 문을 연 헌팅턴 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의 아트 갤러리 건물인 헌팅턴 맨션은 건축과 인테리어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전시관으로서 드물게 아늑하고 은밀한 독특함을 지닌 곳. 한 시대를 풍미한 건축 양식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추억의 사진첩과도 같은 장소다.
2,000만달러 투입
15~20세기 총망라
초상화 전시관만 2,900sqft
보자르 건축양식의 특성이 살아나는 아래층 입구와 계단. 장대한 ‘노블 스페이스’에서 시작하여 실용적인 공간으로 옮겨가는 계층 방식을 그대로 옮겼다.(위)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가죽 표지의 고서들과 루이 14세 때 카펫, 그리고 프랑스 태피스트리 다수가 전시되어 있는 서재. 18세기 보베(Beauvais) 태피스트리 중 하나는 맨션 자체의 건축 가격보다도 비싼 값을 치르고 헌팅턴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안 르네상스 빌라 기초에 1920년대 유행하던 보자르 스타일을 더해 건축된 호화 저택은 백만장자 헨리 헌팅턴과 부인 아라벨라가 소장하던 예술품을 전시하여 사후 공개할 목적으로 처음부터 계획한 작품.
아름답고 화려한 보자르(Beaux Arts) 건축양식에 따라 고전적 원리에 준수한 축과 대칭, 건축적 디테일, 디자인의 정교함, 그리고 ‘귀족적 공간’(Noble Space)에서 ‘실용적 공간’(Utilitarian Space)으로 옮겨가는 계층 원칙이 그대로 인테리어에 살아 있으며, 생활공간이면서 전시관이라는 특성을 잊지 않고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을 망라하는 유러피안 아트에 어울리게 각 방을 꾸며놓았다.
보수공사 이후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2,90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초상화 전시실, 18세기 프랑스 및 유러피안 르네상스 아트를 모아놓은 아라벨라 헌팅턴 메모리얼 전시실, 헌팅턴 부부의 거주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로지아, 다른 어떤 미술관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컬렉션으로 꾸민 서재,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15피트 높이의 스테인드글라스 전시공간 등을 들 수 있다.
아래층 드로잉 룸. 헌팅턴의 취향을 잘 나타내주는 은밀한 갤러리식 전시관으로 꾸몄다.
초상화 전시실은 천정부터 바닥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건하여 헌팅턴 컬렉션에서 초상화 부문의 주축을 이루는 영국 작품들을 모아놓았는데, 전시 목적을 살려 넓은 공간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꾸미면서 주택의 느낌을 버리지 않아 하나의 방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이보다 더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곳은 다름 아닌 아라벨라 컬렉션을 모아놓은 위층의 홀과 방들. 과거 대형 전시관에 진열했던 페인팅 및 조각들과 처음 공개하는 장식 아트 작품 다수가 여성적인 인테리어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주로 18세기 유러피언 아트로 꾸며졌으며, 최고급 세브르산 도자기가 주목할만 하다.
화려함보다는 단아한 느낌의 다이닝 테이블과 샹들리에를 중심으로 18세기 영국 풍경화와 조각이 전시된 식당.
샌개브리엘산을 바라보는 널찍한 패티오 공간은 원래 모습인 이탈리안 로지아를 그대로 복원했으며, 헌팅턴 부부가 거주하던 시절 위커 가구로 꾸며놓았다는 자료를 토대로 요즘 유행하는 레텐 가구와 자연을 사랑했다는 헌팅턴의 취향에 맞추어 이색적인 오키드 및 나무들로 장식했다.
헌팅턴은 미술품과 나무 뿐 아니라 고서와 오래된 서류, 자료 등에도 큰 관심을 보여 희귀 고서 다수가 서재 가득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랜드 라이브러리의 가장 큰 구경거리는 18세기 카펫과 태피스트리. 특히 총 4개가 진열된 보베(Beauvais) 태피스트리 중 하나는 맨션 자체의 건축 가격보다도 비싼 값을 치르고 헌팅턴이 구입했다는 진귀한 물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급 세브르산 도자기와 18세기 프랑스 조각 등 헌팅턴이 아라벨라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그녀의 죽음 2년 뒤인 1926년 구입한 장식 아트 다수가 진열된 이층 전시실. 헌팅턴 라이브러리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귀한 물품들도 있다.
새로운 인테리어를 꼽는다면 단연 19세기 화가 겸 유리 공예가였던 에드워드 번-존스경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전시하기 위해 만든 아치 공간. 예전에 숨겨져 있던 뒷계단 자리를 멋지게 바꾸어 15피트 높이에 달하는 작품을 마치 처음부터 계획하여 디자인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전시해 두었다.
보수공사 때 완전히 재건된 로지아는 헌팅턴 부부가 거주할 때 위커 가구로 장식했다는 곳. 그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요즘 다시 유행하는 레텐 가구와 이국적인 나무들로 꾸몄다.
공식 명칭: 헌팅턴 아트 갤러리(Huntington Art Gallery)
오리지널 건축 기간: 1909-1911년
미술관 개장 년도: 1928년
오리지널 디자이너: 마이런 헌트(Myron Hunt), 엘머 그레이(Elmer Grey)
오리지널 인테리어 총괄: 영국의 두빈 브라더스(Duveen Brothers)
재건 및 복구 디자인/시공 총괄: 남가주 어윈데일 주재 건축사무실 얼 코퍼레이션 (Earl Corp.), 샌프란시스코 주재 건축 보존 전문 아키텍튜럴 리소시스 그룹 (Architectural Resources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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