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국제현대가구 박람회로 본 트렌드
600여개의 디자인사와 가구회사들이 참가하여 현대 가구 및 장식품을 선보인 인터내셔널 컨템퍼러리 퍼니처 페어(International Contemporary Furniture Fair)의 올해 특징은 장인의 손을 빌린 공예품에 가까운 제품이 많이 소개된 점이다. 일반 가구 공장에서 제작되었다고 하기엔 놀라울 만한 독창성과 예술성이 돋보였고, 수공으로 완성한 디자인이나 나무, 직접 불어 만든 유리 등 미술 공예 재료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최근 수년간 지속된 테크놀러지와 디자인의 접목 노력이 한층 구체화되어 독특한 신개발 재료와 기발한 신기술을 응용한 초현대식 제품들도 주목할 만했으며,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이제는 한 가지 기능만으로는 경쟁할 수 없는 추세를 반영하는 다목적, 다용도 가구가 대거 등장했다. 지난 5월17~20일, 뉴욕에서 열린 제20회 현대가구 전람회에서 편집자상을 수상한 제품들과 많은 관심을 받은 주요 가구 및 소품을 살펴본다.
boom table
이번 가구 페어에서 단연 가장 인상적인 제품 중 하나로 꼽히는 도넛 모양의 ‘붐’(Boom) 칵테일 테이블. 주최 측에서 선정하는 ICFF 편집자상 새 디자이너 부문에 뽑혔다. 래커를 씌운 파이버글라스 소재로 가볍게 제작되었으며, 가장 작은 ‘심플리 붐’ 테이블이 지름 37인치, 중간 크기 ‘베리 붐’ 테이블이 지름 53인치, 그리고 가장 큰 ‘수퍼 붐’ 테이블이 지름 69인치로서 크기대로 차곡차곡 안에 넣어 세 개를 쌓을 수 있다. 토드 브래처 스튜디오(Todd Bracher Studio).
seating
파리 가구 페어를 비롯하여 유러피안 가구 박람회에 내놓는 작품마다 상을 휩쓰는 로낭과 에르완 부르엑(Ronan & Erwan Bouroullec) 형제가 뉴욕에서도 어김없이 ICFF 편집자상 의자 부문을 수상했다. 앉는 부분과 다리는 비치나무를 이용하여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손걸이와 등받이 부분에는 철판을 페인트칠 하거나 크롬으로 입혀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lighting
편집자상 라이팅 부문을 수상한 파블로(Pablo) 디자인사의 신제품 ‘링크’(Link).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성 높은 제품 개발로 알려진 산업 디자이너 파블로 파르도의 전형적인 사무용 램프다.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고성능 발광 다이오드 LED 불빛은 원하는 밝기로 조절할 수 있다.
multiple production
이탈리아의 플랭크사(Plank)에서 밀란 가구 페어에 이어 뉴욕의 국제 현대 가구 페어에서도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실내외 겸용 의자로 관심을 끌어 편집자상 멀티플 프로덕션 부문에 선정되었다.
고도의 엔지니어링을 통해 제작된 특수 플래스틱 얼트라덜 하이 스피드의 견고함과 부드럽게 흐르는 특성을 살리면서 20세기 초반과 중반에 만들어졌던 캔틸레버 의자를 재구성한 신개념 캔틸레버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Cate & Nelson
천이나 가죽의 견본을 모아 만드는 스와치 북 컨셉으로 신세대적인 감각을 부각시킨 거실 및 사무실용 의자. 신생회사 케이트 앤드 넬슨(Cate & Nelson)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대범하고 신선한 디자인이다. 알루미늄 틀에 얼트라 스웨이드를 겹겹이 입혀, 뒤집으면 다른 색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들었다.
Molo Design
아코디언처럼 구불구불한 종이 재료 가구 시리즈로 유명한 캐나다의 몰로 디자인(Molo Design)이 새로 개발한 소프트 라이트 컬렉션. 반투명한 폴리에틸린을 사용하여 외적으로 종이 분위기를 살리면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특성에 따라 벌집 모양의 형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사진 맨 앞에 보이는 작은 벌집을 윗부분을 줄이고 아랫부분을 늘이면 바로 뒤에 진열된 모양과 같아질 수 있고, 완전히 눌러 둥그런 원으로도 만들 수 있다.
Council
울트라모던 스타일의 메탈릭 트렌드를 이어가는 디자인이다. 목재에 순은을 덮어씌워 나뭇결이 살아있고, 메탈릭 광채 사이로 간간이 산화된 부분까지 보이는 점이 신기하고 흥미롭다. 은을 부을 때 일어난 산화작용 이 외에 계속 화학작용이 일어날 것에 방지하여 특수처리 코팅을 한 겹 더 씌웠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카운슬(Council)사에서 제작하여 현대 가구전에 출품된 뒤 뉴욕 소호의 한 갤러리에서 4만2,000달러에 전시 중이다.
wall paper
벽지와 벽장식에서는 계속 고풍스러운 클래식과 모던 스타일이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미니멀리즘에 기초를 둔 제품도 소개되었지만, 그보다는 유난히 부드러운 터치로 화려한 무늬를 손으로 그린 장식용 벽지가 많이 선보였다. 사진에 보이는 크리센터멈 벽지는 한편의 그림처럼 국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그레이엄 앤드 브라운(Graham and Brown)사.
holmris
스칸디나비아의 대표 사무실 가구 디자인 및 제작사 홈리스 오피스(Holmris Office)의 다목적, 다용도 책상 ‘밀크’(Milk). 윗면은 하이 글러스(gloss) 래커와 파이버보드인 MDF로 만들어졌으며, 책상 자체에 모든 서랍과 컴퓨터 선을 모아 넣는 칸들이 숨겨져 있다. 알루미늄과 크롬으로 제작된 다리는 높이를 30인치부터 50인치까지 조절할 수 있다.
led light
평범한 와인 잔에 얹어 사용하는 전등. 고성능 발광 다이오드 LED를 중심에 부착하고 바닥에 반사판을 놓아 더욱 밝게 사용할 수 있다. 테크놀러지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 개발을 모토로 하는 인디펜던트 디자인사 엠맥키나(mmckenna)에서 7월께부터 시판을 시작할 예정.
iannone design
신기술, 신개념의 가구 개발과 자연에 바탕을 둔 친환경 수공품 제작 사이에서 조화를 추구하는 모던 디자인사 이앤원(Iannone Design)의 뱀부 테이블. 컴퓨터로 작동하는 라우팅 머신에서 조직적으로 찍어낸 점-매트릭스 패턴을 대나무 탁자 위에 덮고, 동그라미 하나하나에 진한 빛깔의 나무를 박아 넣었다. 동그라미는 1달러 동전보다 큰 것부터 이쑤시개 크기까지 다양한 사이즈.
PXL
기하하적 도형과 무늬로 추상적 이미지를 표출하는 프레드릭 매트슨(Fredrik Mattson)의 PXL 램프. 전구 모양의 화려한 몸체는 래커를 씌운 메탈 소재로.
NY Loft
주방 가구전문 건축, 설계, 디자인사인 뉴욕 로프트(NY Loft) 쇼룸에 설치된 현대식 주방. 요즘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검은색 카운터로 미니멀리스트적인 현대감을 시도했다.
<고은주 객원기자>
(사진 제공: International Contemporary Furniture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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