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유지위해 보이지 않는 부문에서 경비절감
내놓은 보석류 급증… 부자 상대 서비스업 휘청
‘돈의 결합’ 부부관계 파경… 이혼 커플도 늘어
낸시 켐토는 맨해튼의 이혼전문변호사다. 그녀는 요즘 들어 고객들이 부쩍 불안해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불황경제가 결혼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불만에 찬 목소리가 많이 들려서다.
그들의 불안이라는 게 그렇다.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전혀 불안해할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500만달러에서 1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지니고 있다. 경제가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성채와 같은 프로퍼티가 하루아침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켐토 변호사의 고객들은 항상 수심에 차 있다. 연 800만 달러에 이르던 수입이 200만 달러로 줄었다. 그러니 보통 걱정이 아니다. 2008년 보너스 체크의 액수가 인상적이 되지 못할 것이다. 역시 걱정이다. 그들은 이런 식의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한 고객은 2,000만 달러가 넘던 수입이 800만 달러로 줄었다고 밝히면서 걱정은 이처럼 수입이 준 것을 알고 아내가 자신의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이런 재정적 손실을 그는 숨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빚을 내서 아내의 비싼 옷과 호화판 베이케이션 비용을 갚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커플을 불러놓고 마주 앉아 지출을 줄이라고 충고를 해야만 하는 게 나의 입장이다. 그런데 그는 재정상태가 나빠졌다는 것을 알면 아내가 떠날까 보아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차마 말을 못하고 있다.” 켐토의 말이다.
부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의 재정 상태를 상황이 좋거나, 나쁘거나 일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천박한 취향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같이 굳게 입을 다물지만 부자들의 재정 상태는 밖으로 알려진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 예컨대 변호사라든지, 예술품 구입 컨설턴트라든지, 개인적 트레이너, 심지어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을 통해 소문은 새어나가고 있다.
이혼전문 변호사는 그들의 은행잔고까지 알게 된다. 은행의 융자담당자들도 그렇다. 부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이런 직종의 사람들에 따르면 지난해에 비해 부자들의 수입은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 ‘줄었다는 폭’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감이 잘 오지 않는 액수인지 모르지만. 헤어스타일리스트나 제트기 렌트 회사들은 부자들이 350달러짜리 하이라이트나나 시간당 1만 달러가 드는 제트기 렌트 비용 등을 줄이고 있다고 아우성으로, 부자들의 수입이 준 여파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이런 식의 어려움은 어려움이 아니다. 그러나 도금된 방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정말이지 품위유지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기지 페이먼트를 못 낼 위기를 맞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상당한 심리적 변화가 있다.”부유층 상대 귀금속 전문업자인 크리스 델가토의 말이다. 부자들이 여분의 다이아몬드반지나, 롤렉스시계 등을 팔려고 내놓은 것이 급증하면서 지난한해동안 그의 비즈니스는 50%의 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이 아홉 짜리 숫자에서 여덟 짜리 숫자로 줄었다. 그러면 아내가, 때로는 남편이 이혼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친구, 친지라는 사람들도 그렇다. ‘바니’나 ‘포시즌’에서 항상 점심을 즐기다가 그 장소가 바뀌면 못 본 척하는 것이다. 어른 만이 아니다. 그런 냉대는 그들의 아이들도 받게 된다.
“아이들이 제대로 생일파티 초대를 받지 못할까 보아 그들은 우려한다.” 맨해튼의 한 부동안 브로커의 말이다. “ 남에게 보이지 않는 것, 그런 것은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은 포기하지 못한다.” 이어지는 그의 지적이다.
재정상태가 나빠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백만 달러짜리 아파트를 보러 다닌다. 그리고는 이런 식으로 안 산다는 핑계를 댄다. 이런 저런 부분이 취향에 안 맞는다고. 고가의 예술품, 골동품 경매를 앞두고 크레딧 라인을 새로 연다. 예술품을 사들이기 위해서인 양.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빚을 갚는데 이용하고 있다.
델카토에 따르면 한 고객은 200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팔려고 내놓았다고 한다. 그 목걸이는 집안에 모셔놓고 거의 착용하지 않던 것이다. 왜 그 다이아몬드를 내놓았나. 그녀의 말은 이렇다. “타고 다니던 벤틀리나, 벽에 걸린 그림을 팔면 금방 사람들이 알게 된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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