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밀락 오개닉’ 조합유
사탕수수 설탕으로 제조
아기에게 비만 유발 우려
애틀랜타에 사는 에이미 체이스는 2006년 11월에 태어난 둘째 아들 에이모스에게 ‘시밀락 오개닉’ 신생아용 조합유를 먹이기 시작했다. 오개닉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자마자 덮어 놓고 구입했다. 일반 시밀락보다 30%나 비싼 가격에 팔리는데도 체이스처럼 많은 부모들이 ‘시밀락 오개닉’ 포뮬러를 급히 포용, 시판 이후 첫해인 2007년에 이 제품은 1,000만달러 이상의 매출로 오개닉 조합유 시장의 36%를 장악했다.
부모들은 오개닉이 더 건강에 좋을 것으로 믿어 이 제품을 구입했겠지만 아기들에게도 ‘시밀락 오개닉’을 더 좋아할 이유가 있다. 이 제품은 다른 조합유보다 훨씬 더 달다. 주요 브랜드 오개닉 조합유 중에서는 유일하게 다른 조합유에 사용되는 설탕보다 훨씬 단 맛이 강한 사탕수수 설탕, 즉 자당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밀락 오개닉’ 때문에 아기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다. 그러나 소아과 전문의들은 사탕수수 설탕을 아기에게 주는데는 위험이 따른다고 말한다. 자당은 다른 설탕에 비해 치아의 법랑질을 더 빨리 해친다. 또 아기가 일단 이 제품의 더 단 맛에 익숙해지면 그보다 덜 단 다른 조합유나 고형식은 거부할지 모른다. 어쩌면 과식해서 생후 1년 안에 급속히 체중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도 있다. 생후 1년내 과체중은 통계상 아동기 비만의 전조 증상이기 쉽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시밀락 오개닉’을 만드는 ‘애봇 래버러터리즈’의 자회사 ‘애봇 뉴트리션’의 캐럴린 발렉 대변인은 자당은 연방 식약청이 승인한 ‘안전하고 안정된’ 성분이라며 ‘시밀락 오개닉’이 다른 포뮬라보다 감미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충치는 어떤 설탕이건 오래 접촉하면 생기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아동 비만의 급격 증가가 당면 공중보건 과제가 된 유럽에서는 자당으로 단맛을 낸 조합유는 심한 앨러지를 가진 아기에게 의사가 처방한 경우를 제외하고 2009년 말부터 금지될 예정이다. 유럽연합 27개국은 자당에는 특별히 영양적으로 이로운 점은 없고, 드물게 치명적인 신진대사 이상을 일으킬 수 있고, 과식을 유도할 수 있다는 유럽 연합 식품과학위원회의 자문에 따라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신생아 조합유를 규제하는 미국 식약청은 이미 안전하다고 판정된 것이면 설탕은 어떤 것을 사용하건 상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설탕은 지방이나 단백질처럼 서빙당 함유량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소아과 의사들은 ‘시밀락 오개닉’에 자당을 사용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인간영양센터 소장이자 아동비만 위험요인에 대한 권위자인 벤자민 카바예로 박사는 “소아과 의사로서 매우 걱정스럽다. 단맛 때문에 과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기와 아이들은 언제나 가장 단 음식을 선호하므로 단 음식을 덜 단 음식보다 더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시리얼 제조사들이 경쟁하는 것이 바로 이 점이죠”
오개닉 조합유의 연간 매출은 2,000만달러 정도로 25억달러 규모인 전체 조합유 시장에 비하면 얼마 안된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오개닉 포뮬러 매출이 거의 10배나 늘어난 것은 거의 ‘시밀락 오개닉’ 덕분이다. 오개닉 레이블을 규제하는 연방농무부는 성분 중 95%가 특정 살충제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길러진 것이면 오개닉 레이블 부착을 허가한다.
신생아용 조합유에는 모두 설탕이 첨가된다. 아기들이 우유나 콩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소화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인데, 다른 오개닉 조합유인 ‘어시즈 베스트’와 ‘패어런츠 초이스’에는 오개닉 유당이 설탕으로 첨가돼 있다. 오개닉 유당은 오개닉 우유에서 추출해야 하는데 지난 3년간 세계적으로 오개닉 우유 공급이 모자라 유당 값이 크게 올랐다.
설탕은 날 사탕수수에서 나온 것이건 많이 가공한 과당인 콘 시럽에서 나온 것이건 모두 영양적으로 동일하다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오랫동안 믿어 왔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예일대 의대의 존 B. 피어스 실험실 연구원인 이반 데 아라우호 박사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이제 그 차이를 알아내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동물들은 다른 설탕보다 자당을 확실히 더 좋아합니다. 또 자당을 먹으면 다음에도 계속 자당을 먹고 싶어합니다. 과당이나 포도당에는 그런 장기적인 효과는 없어요”
필라델피아의 비영리 연구소 모넬 과학감각센터 소장 개리 보샹 박사는 어릴 때 일찍 단맛을 본 아기가 나중에도 설탕을 더 좋아하게 된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기들이 단 음식을 더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입증된 문제다. “아기들이 단 맛을 좋아하므로 더 단 조합유를 팔면 유리하죠. 일단 그 맛에 익숙해지면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 힘들어지니까요”
‘시밀락 오개닉’을 포함, 전국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8가지 조합유의 단맛의 정도를 시험한 전문기관 ‘센서리 스펙트럼’은 7가지 조합유는 단맛을 첨가하지 않은 사과 주스, ‘시밀락 오개닉’은 포도 주스나 컨트리 타임 레모네이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합유는 전체적으로 안전과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므로 부모들이 그 성분을 놓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의사들은 말하지만 “가능한 한 모유와 비슷하게 만들려는 것이 조합유인데 그것을 더 달게 만들어서 아기들이 더 좋아하게 만들겠다는 것은 의사이자 할아버지의 입장에서 오개닉 식품의 정신에 어긋나 보인다”고 보샹 박사는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