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모기지 융자의 상황이 그동안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동안 달라진 것들은 무엇이고 주택융자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떤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우선 긍정적인 현상부터 따져 보자. 최근 주택모기지와 관련해서 나타나는 가장 긍정적인 현상 중 하나는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신용경색(Credit Crunch) 사태에 따라 모기지 채권 시장이 붕괴되면서 이자율이 급등하고 극심한 변동세를 나타낸 바 있으나 최근 채권시장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자율 역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30년 고정 이자 모기지의 경우 현재 6% 미만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동안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던 변동모기지 이자율은 서서히 예전의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변동 모기지의 경우 고정 모기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만 하여도 변동 모기지가 고정 모기지에 비해 이자율이 높거나 아니면 별다른 차이가 없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변동 모기지의 연체율이 크게 증가하자 변동 모기지를 기피하는 현상이 채권 시장에서 나타났고 이에 따라 이자율이 크게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모기지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변동 모기지의 이자율은 크게 하락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30년 고정 모기지에 비해 이자율은 무려 0.875%나 낮아지게 됐다.
점보모기지(융자금액 41만7,000달러 초과)의 경우 작년 여름까지는 통상적으로 컨포밍 모기지(융자금액 41만7,000달러 이하)에 비해 0.375%정도 이자율이 높았으나 신용경색사태가 터지면서 점보모기지 시장의 수요가 극도로 줄어들게 되면서 이자율은 크게 상승,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의 경우 7.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컨포밍 모기지(5.875%-6.000%)에 비해 이자율이 1.75%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난 4월 ‘경기부양법(Economic Stimulus Package)’이 통과되면서 소위 ‘점보컨포밍 모기지’ 라는 것이 새롭게 마련되었고 이에 따라 뉴욕 및 뉴저지의 경우에는 융자금액 72만9,750달러까지 점보모기지보다 훨씬 낮은 이자율이 적용되게 되었다.
특히 지난주 국책모기지회사인 페니메와 프레디맥이 점보 컨포밍 모기지의 경우 부과하였던 ‘유동성 프리미엄(Liquidity Premium)’을 더 이상 적용치 않기로 결정하면서 점보컨포밍 모기지의 이자율은 현재 6.125%~6.25% 수준으로 하락하게 되었다.융자금액이 41만7,000달러까지는 모기지 이자율이 6% 미만대(변동모기지의 경우 5.125%), 융자 금액이 72만9,750달러까지는 6.12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전반적으로 모기지 이자율의 환경이 크게 호전되었다는 사실을 나타내 준다.
주택 구매자들의 경우 주택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모기지 이자율까지 하락하게 되면서 그만큼 구매력도 늘어나게 됐을 뿐 아니라 주택 감당 여력(Affordability) 역시 종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이처럼 이자율은 긍정적인 현상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융자에 있어 여러 가지 장애물이 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소득 및 자산(다운페이 및 클로징 비용)에 대한 검증’일 것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모기지 부실화를 야기시킨 주범(主犯)이 소득과 자산에 대한 검증을 도외시한, 이른바 ‘묻지마’ 융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근 소득과 자산을 검증하지 못하는 경우 모기지 융자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여러 딜레마를 낳았다.우선 현재 직업이 없어 소득원이 없는 경우 모기지 융자 자체가 불가능하며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적정 수준의 소득을 검증할 수 없는 경우 설령 모기지 융자가 가능하더라도 상대적인 융자 조건도 까다로울 뿐아니라 매우 높은 이자율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소득검증을 생략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의 포트폴리오 렌더(Portfolio Lender· 취급한 모기지를 매각하지 않고 자체 보유하는 융자 은행)에 의해 제한적으로 취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모기지 은행의 경우 과거 12개월 동안 모기지 상환 기록을 갖고 있는 자영업자(Self-employed)에 한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융자 금액은 41만7,000달러를 초과해서는 안 되며 주택 가격의 75%이하로 제한되고 신용점수는 700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
만일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신용점수가 700점인 상태에서 주택가격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30년 고정 모기지로 얻고자 할 경우 이자율은 6.75%수준인데 이는 소득과 자산을 검증할 수 있는 경우에 비해 이자율이 1%정도 비싸지게 된다. 또한 어떤 융자 은행의 경우에는 적어도 20%이상의 다운페이를 요구할 뿐 아니라 이자율의 경우 7%를 훨씬 상회하며 조기 상환 벌과금 등 착취적(?)인 대출 조항들이 적용되기도 한다.이러한 현실은 모기지 융자가 더 이상 아무렇게 쉽게 구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따라서 무조건 낮은 이자율을 얻기 위한 ‘모기지 샤핑’은 어쩌면 무모한 행위일 수 있다. 사전에 신뢰할 수 있는 모기지 뱅커와의 상담을 통해 면밀하게 준비하고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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