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역 ML형제
샌프란시스코에서…클리블랜드에서…
쌍코피 터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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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애스트로스(24승18패) 8 - 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7승25패)
15일 낮 베이지역은 몹시 뜨거웠다. 좀체 날씨를 타지 않는 샌프란시스코도 이날 더위에는 맥을 못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의 1회초 첫 피칭 때 AT&T 팍 기온은 95도. 9년만의 무더위였다.
애스트로스 간판타자 랜스 버크만의 방망이는 더 뜨거웠다. 최근 14경기에서 5할이 넘는 타율을 과시하며 홈런을 대량생산해온 버크만은 이날도 홈런을 뿜어냈다. 그것도 7대7 균형을 깨고 승부를 가름한 9회 결승홈런이었다. 배리 본즈의 전매특허 홈런처럼 우측담장 위 스탠드를 훌쩍 넘은 버크만의 시즌 15호 홈런볼은 맥코비 코브 푸른 물에 풍덩. 버크만은 이날까지 최근 14경기에서만 54타수 30안타로 타율 5할5푼6리, 20득점, 7홈런의 괴력을 보였다. 연속안타 행진은 14게임으로 한 매듭 더 늘어났다. 그 사이에 삼진아웃을 당한 것은 5차례뿐이다. 올시즌 중간합계는 15홈런 43타점에 타율 3할9푼1리.
그렇다고, 6대0으로 앞서가다 7대8로 뒤집힌 자이언츠의 패배를 오롯이 버크만의 못말리는 방망이탓으로 돌릴 순 없다. 그의 홈런은 무섭다 하되 겨우(?) 1점짜리였다. 그 이전에 내준 7점이 문제였다. 그중에서도 8회에 무더기로 내준 4점이 더 문제였다.
복덩이 신인투수 팀 린시쿰을 선발로 내세운 자이언츠는 백전노장 유격수 오마 비스켈 등의 타격이 예열없이 타올라 1회말 2점을 뽑고 3회말 4점을 보태 일찌감치 승세를 굳혔다. 린시쿰이 6이닝 3실점(5안타 3볼넷 10삼진)으로 역투한 가운데 4회말 1점을 더 보탠 자이언츠는 7회까지 7대3으로 앞섰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8회초 돌연 난폭한 역주행을 했다. 이날 32회 생일을 맞은 계투요원 타일러 워커가 들어단짝 흔들리며 한점한점 까먹더니 노장 핀치히터 대런 어스테드에게 2점짜리 동점홈런을 맞았다. 어스테드에겐 서서히 은퇴이후를 준비할 말년에야 맛보는 첫 대타홈런이요(실은 그는 거의 주전으로 뛰어 대타로 나설 기회가 흔치 않았다), 애송이 신인 린시쿰이 애써 익혀놓은 승리를 날려버린 것이었다. 자이언츠는 맥이 풀렸다. 하필 그런 때(9회초) 버크만이 등장, 바뀐 투수 비니 처크로부터 결승홈런을 뽑아냈다.
자이언츠가 6점차로 앞서가다 역전패를 당한 것은 2000년 9월8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전 이후 처음이다. 애스트로스가 6점차로 끌려가다 역전승을 거둔 것은 역시 2000년 5월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처음이다. 애스트로스는 최근 13게임에서 11승을 거뒀고, 올시즌 13번째 역전승을 거두는 등 세실 쿠퍼 감독마저 나도 놀랐다. 저 친구들은 도무지 포기하지 않는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질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Houston Astros’ Lance Berkman, left, is greeted by teammate Geoff Blum, right, after hitting a home run off San Francisco Giants pitcher Vinnie Chulk during the ninth inning of their baseball game in San Francisco, Thursday, May 15,
◆오클랜드 A’s(23승19패) 2 - 4 클리블랜드 인디언스(22승19패)
오클랜드 A’s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패를 당했다. A’s는 15일 벌어진 3연전 마지막 승부에서 2대4로 물러섰다. 하마터면 3연전 합산 27이닝 무득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정도로 인디언스 투수진은 막강했다. A’s가 2점을 낸 것이 실제 이상 커보였다.
단 1승이라도를 바라는 A’s 팬들을 빼고, 이날 경기에 대한 나머지 야구팬들의 주된 관심사는 인디언스 선발투수들의 합작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전날까지 43.1이닝)이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 여부였다.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된 제이크 웨스트브룩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애런 래피의 1회초 구위로 미뤄 무실점 행진은 한참 더 계속될 듯했다. 그러나 기록연장은 1이닝추가에 그쳤다. 1회말 1점을 잃은 A’s 2회초 곧바로 1점을 만회한 것. 래피의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기록을 의식해 긴장했는지 불의의 폭투를 범하면서 비자책 1점을 내줬다. 자책점이든 비자책점이든 실점은 실점, 인디언스 선발투수들의 무실점 릴레이는 44.1이닝에서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래피로서는 다른 선발투수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는 실점이었지만 오히려 기록집착을 놓고 차분하게 공을 뿌릴 수 있는 계기도 됐다. 7이닝동안 산발 5안타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1점만을 내주고 삼진을 6개 잡아내는 깔끔피칭을 선보였다. 시즌 2승째를 챙기며 방어율은 1.35로 낮아졌다.
인디언스 선발투수들은 최근 6게임에서 방어율 0.16의 경이적 피칭을 선보이며 연승헹가래를 주도하고 있다. A’s의 밥 게런 감독도 대단한 피칭에 걸렸다. 우리는 수비도 잘했고 피칭도 잘했다. 다만 (상대의 피칭 때문에) 점수를 못냈을 뿐이다고 난공불락 인디언스 피칭파워를 평가했다.
1대1 동점에서 벤 프랜시스코와 트래비스 해프너가 3회말 차례로 득점타를 올리며 3대1로 다시 앞선 인디언스는 7회말 자니 페랄타가 A’s 구원투수 산티아고 카시야로부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A’는 마지막 9회초 모처럼 활발한 공격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해는 이미 서산 너머였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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