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장애물 경기와 같아서 불시에 나타나는 수없는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 인생길에는 언제 흉흉한 파도가 덮칠지 모른다는 복음성가의 가사를 구태여 들추지 않더라도 인생 여정은 항상 위험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는, 때로는 목마르고 심히 고단한 광야길이다. 그래서 앞을 미리 내다볼 수 없음은 축복이라 말할 수 있다.
며칠 전 미얀마(구 버마)에 시속 120마일의 강한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쳐 성난 바닷물이 내륙 35마일까지 침투했고, 지면이 낮은 쌀 곡창지대를 휩쓸어 순식간에 인구 1만여 명 되는 한 마을이 종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비롯해 사망자와 실종자가 10만에 가깝다 들었다. 이러한 일을 만날 때마다 인간의 실체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하게 되며, 재난을 당한 저들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품지만 우리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신자들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지만, 기도 자체도 진정함보다는 의무감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한 가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다면 먹을 물과 음식, 연료와 주거지가 절실한 이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다. 미주한인기아대책기구, World Vision, Care, Unicef 등 많은 구호기관을 통해 동참할 수 있다.
우리는 설교 말씀과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사랑과 희생, 봉사에 대해 듣는다. 근래에 교회나 교포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구제기관이나 비영리 단체에 성금을 보내는 사회의식이 높아졌음은 흐뭇한 일이지만, 아직은 이러한 참여가 생활화되지 못하였고, 또한 도움의 손길이 주로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교포단체, 또는 가까운 이웃에 국한된 모습이다.
동전의 양면을 분리할 수 없듯이 사랑(받는 쪽)과 희생(주는 쪽)도 떼어놓을 수 없다. 희생이 없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나 대가를 기대하는 희생이라면 이미 진정한 희생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속해있는 집단이나 가까운 이웃끼리의 사랑과 헌신은 아무래도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 같아 미흡하기에 우리의 사랑과 헌신은 그 지경을 더 넓혀 가면 좋겠다. 성경말씀에도 선행과 구제를 베풀 때 다시 갚을 능력이 없는 자들에게 먼저 하라고 씌어있다. 그러므로 장애인 사역이 더욱 귀하게 생각된다.
한 사회의 성숙도는 약한 자, 없는 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정도로 측정된다는 것이 공통적 의견인데, 미국에는 수많은 구제기관, 자선단체가 존재하고 이들은 이러한 기관에 성금을 보내는 것이 생활화 된 듯 싶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연초에 CFC(Combined Federal Campaign)를 통해 원하는 비영리 단체에 성금을 약속하고, 매번 봉급에서 자동적으로 인출될 수 있도록 권장 받고 있다. 국가차원에서도 지금은 경제도, 국력도 약해지고 예산적자가 4,000억불에 가깝다지만, 그래도 미국은 1년에 25억불 상당의 음식을 빈곤한 나라에 도와주는 자선에 가장 앞장서는 나라이다. 지상천국이라 불리는 풍요한 이 나라에 사는 교민들은 비록 경제가 어렵고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으나, 그래도 나누며 사는 삶이 습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러한 생활은 자식들에게도 삶으로 보여주는 값진 교훈을 남길 것이며, 마음 깊은 곳에 기쁨을 준다. 개 교회도 교회 울타리 너머 먼 이웃들에게도 희생의 손길을 뻗치도록 가끔은 성도들을 교훈 했으면 좋겠다. 교회가, 또 각 성도가 구제에 힘쓸 때 그것으로 인하여 결코 재정의 곤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무기력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인은 구제에 동참했을 때 전혀 예기치 않은 방법으로 그 이상 채워주시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물론 이것이 동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이곳의 어느 미국 교회는 한 달에 한 주의 헌금은 그 교회내의 빈궁한 성도를 위시하여 어려운 이들을 돕는데 사용한다는데, 이렇게까지 하지는 못해도 특별 절기와 마찬가지로 특정 주간을 구제 주간으로 정하고 온 한인 교회의 성도들이 그 주일만큼은 구체적으로 구제에 힘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그 주일의 헌금은 전액 구제에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발상을 해 본다.
“너는 네 식물을 물 위에 던지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전도서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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