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작전 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
이라크의 미군이 관할하는 이라크인 테러리스트 수용소 아부 그라이브에 관한 기록영화. 이 수용소에서 근무하는 MP들이 찍은 악명 높은 사진을 소재로 이라크전을 통렬히 비판한 영화다.
개처럼 줄을 목에 맨 나체의 수감자를 피라밋 형태로 쌓아올린 사진 등이 노출되면서 미국의 잔인한 수감자에 대한 대우가 세계에 폭로 됐었다.
에롤 모리스 감독은 이 사진들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은 군인들과 사진에 나온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제어할 길 없이 빗나가고 있는 이라크 전쟁과 정책 결정자들 대신 희생양이 된 사진을 찍은 하급 군인들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R. 선셋5(8000 선셋)등 일부 극장.
‘해롤드와 쿠마의 관타나모 탈출’
(Harold & Kumar Escape From Guantanamo Bay)
한국계 존 초와 칼 펜이 콤비로 나온 2004년작 ‘해롤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의 속편.
로드무비 코미디로 극렬 회교도 테러리스트들과 미 국토안보부와 부시 등을 싸잡아 풍자했다. 굉장히 상스럽고 성적으로 노골적인 장면과 대사가 많다.
마리화나를 즐기는 해롤드(존 초)와 쿠마가 암스테르담행 여객기에 왔다가 테러리스트로 몰려 관타나모의 테러리스트 수용소에 수감된다. 둘은 용케도 수용소를 탈출, 먼저 플로리다에 도착한다.
그리고 둘의 누명을 벗겨줄 해롤드의 전 급우를 찾아 텍사스로 향한다. 이들의 뒤를 쫓는 자들이 국토안보부 장관 론의 지휘를 받는 수사요원들. 론은 둘을 알카에다와 북한 테러리스트의 미국 내 연락책으로 지정하고 사냥을 시작한다.
R. 전지역.
‘호의’ (The Favor)★★★½(5개 만점)
해빙돼 가는 문제아 양자와의 갈등
옛애인 10대아들 키우는 남성 스토리
눈물과 웃음 조화한 연출력 ‘콧등 찡’
갑자기 죽은 옛 애인의 문제아 10대 아들과 그를 양자로 삼은 고독한 중년 남자의 서서히 해빙하는 인간관계를 다룬 감정적이요 소박하고 진실한 소품 2인극이다.
극적 사건도 없고 얘기가 나아갈 방향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두 주연배우의 서로 상치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고요하면서도 힘찬 연기와 감상적이 될 수도 있는 멜로드라마를 차분하게 감정을 절제해가며 연출한 감독의 솜씨 때문에 뜻밖에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보게 됐다.
영화는 또 눈물과 웃음을 고루 잘 섞어 지루할 수도 있는 소재를 관심사로 만들었는데 민감한 연출력을 보인 에이바 아리지스의 솜씨가 칭찬 받을 만하다.
서막식으로 고3년생들인 두 연인 로렌스와 캐롤라인의 얘기가 선을 보인다. 캐롤라인이 대도시 대학에 다니기 위해 로렌스를 떠나기 직전의 장면이다. 곧 이어 이로부터 25년 후부터 얘기가 진행된다. 대머리인 과묵한 로렌스(프랭크 우드)는 고향인 뉴저지의 베이온을 떠나지 않고 혼자 살면서 경찰서 소속 사진사로 일한다. 그는 자기를 잊어버린 캐롤라인 때문에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고 산다.
로렌스는 어느 날 뜻밖에 캐롤라인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이혼한 캐롤라인은 문제아로 항상 침울한 10대 아들 자니(라이언 도노후)와 함께 고향집으로 돌아왔다. 둘은 다시 만난 첫 데이트에서 사랑을 재점화시키는데 이 데이트 며칠 후 캐롤라인이 집에서 사고로 급사한다. 그래서 로렌스는 자니를 고아원에 보내지 않기 위해 자기가 데려다 키운다. 그러나 반항적인 자니는 계속해 로렌스의 속을 썩인다. 자니가 로렌스에게 강한 반발감을 갖는 이유는 자신의 친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착하고 사려 깊고 진실된 사람인 로렌스는 자니의 반항과 잘못을 인내하면서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자니가 생부를 만나려고 가출한다.
마지막 장면과 대사가 콧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두 배우의 연기가 아주 좋은데 특히 연극배우인 우드의 연기가 진한 인상을 남긴다.
성인용. 그랜드 4플렉스(213-617-0268).
애견과 단둘이 사는 로렌스는 죽은 첫사랑의 아들을 자기자식처럼 돌본다.
‘왜상’(Anamorph)
‘세븐’ 타입의 연쇄살인범과 이를 뒤쫓는 형사의 스릴러로 르네상스 시대 그림 같은 화면처리를 한 것이 특색.
신경과민증의 뉴욕 경찰로 은둔자적 생활을 하는 자로 윌렘 다포가 나온다. 그는 5년 전 자기가 살해한 사람의 몸에 ‘죽은 자’라는 단어를 남기는 ‘삼촌 에디’라는 별명의 연쇄살인범을 살해했다. 이제 형사가 된 다포는 신참들에게 범죄현장에 관해 교수한다.
그런데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다시 일어난다. 사건들은 모두 5년 전의 사건을 연상케 하는 형태로 벌어진다. 그리고 다포는 자기가 5년 전에 죽인 자가 연쇄살인범이 아닌 엉뚱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회의에 빠진다. 성인용. 일부 극장.
‘램보의 아들’(Son of Rambow) ★★★½
성격이 판이한 두 소년의 환상과 모험과 반항을 재미 있게 그린 변덕스런 작품.
1980년대 초. 동급생인 소년 윌과 리는 성장배경과 성격이 판이한 아이들. 윌은 엄격한 종교집단에 속한 집에서 자란 품행이 방정한 아이. 반면 리는 학급의 왈가닥으로 모두가 두려워하는 소년. 둘이 어느 날 우연히 학교 복도에서 마주치면서 관계를 맺는다. 리는 윌에게 자기가 비디오캠으로 찍는 활극 ‘램보의 아들’에 주연을 맡으라고 요구한다. 리가 촬영을 하면서 윌은 스탤론이 나온 ‘램보·퍼스트 블러드’에서의 스턴트를 따라 하느라고 신이 났다.
두 소년의 모험과 함께 이들의 가정생활이 묘사되는데 프랑스 교환학생들이 마을에 도착하면서 둘의 삶이 큰 파도를 맞는다. PG-13. 아크라이트, 랜드마크, 글렌데일 18.
‘붉은 띠’(Redbelt) ★★½
LA 서부지역의 격투기 세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명예와 격투 그리고 참된 투사정신에 관한 액션 드라마. 퓰리처상을 받은 극작가 데이빗 매멧이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브라질의 투기인 지우-지추와 매멧 특유의 속임수 드라마를 섞은 작품으로 싸움과 드라마를 잘못 섞었다 클럽 문지기와 쇠울타리 속에서 싸우는 자들과 경찰과 특수부대 요원들의 세상인 이 무대의 주인공은 마이크.
지우-지추 고단자인 마이크는 돈을 위한 경기에 출전하는 대신 자기 명예를 지키기 위해 도장을 차리고 제자양성에 힘쓴다.
마이크와 직물업을 차린 그의 아내 손드라는 재정난에 시달린다. 그리고 어느 비오는 날 저녁 도장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이 계기가 돼 마이크는 할 수 없이 링에 오른다.
R. 랜드마크(310-281-8233), 아크라이트.
‘피난민들’(Fugitive Pieces) ★★
2차 대전 때 그리스인에 의해 구출돼 목숨을 건진 유대인 소년이 성장해 과거의 깊은 상처 때문에 시달리는 드라마. 얘기가 과거와 현재를 계속해 넘나들며 진행된다.
폴란드의 유대인 소년 야콥은 나치가 자기 가족을 몰살한 중에 혼자 살아남는다. 숲속에 숨은 야콥을 발견하는 사람이 그리스인 고고학자 아토스. 아토스는 야콥을 그리스로 데려다 키운 뒤 둘이 함께 캐나다로 이주한다.
성장해 작가가 된 야콥은 끊임없이 자신의 어두운 과거 때문에 고통을 받는데 영화는 이런 야콥의 과거 악몽과 함께 그가 현재 당면한 개인적 문제들을 병행 묘사한다. 생존과 사랑과 기억의 영화로 캐나다 작품.
R. 로열(11523 샌타모니카) 등.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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