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미국에서 학생비자로 공부를 하고 현재 OPT로 머물고 있으며 최근 H-1B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만약 이번에 H-1B가 안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라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최근 저 같은 상황의 학생에게 OPT 규정이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설명 부탁 드립니다.

답변) 최근 이민국에서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규정을 개정했습니다. OPT란 학생비자를 갖고 1년 이상의(1 full academic year) 대학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졸업 후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서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제도입니다. 갑자기 OPT 제도를 개선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 한참 시끄러운 H-1B문제 때문입니다.

H-1B 비자는 대학학력 이상을 요구하는 고급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주어지는 취업비자입니다. 법에 의해 쿼터가 6만 5천 개로 정해져 있는데, 이미 1999년경에 이것으로는 모자란다고 판단되어 2000년에 의회에서 법개정을 통해 쿼터를 두 배로 늘렸습니다. 문제는 이 법이 한시법이어서 지금부터 3년 전 쿼터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데 있습니다. 이미 미국 경제규모는 이 정도 쿼터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커져버렸습니다. 쿼터가 모자라니 매년 쿼터가 풀리는 4월1일은 북새통입니다. 쿼터를 늘리려 해도 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니 그것도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이민국에서 묘안을 낸 것이 이번 OPT 규정을 고친 것입니다. OPT규정은 의회의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유겠죠.

우선 OPT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29개월로 연장했습니다. 따라서 OPT 소지자는 H-1B 쿼터를 놓쳤어도 미국에서 일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운 좋게 한번에 H-1B를 받는 경우에도 OPT기간이 연장되면 추가로 혜택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OPT가 대개 10월 이전에 끝났으므로 H-1B가 허가됐어도 많은 경우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9월경 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재 입국을 했어야 했는데 OPT 연장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그럴 필요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기존의 12개월 받으신 분은 기간이 끝나기 전에 17개월 연장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신청을 위해서는 반드시 고용주가 있어야 합니다. 고용주는 반드시 이민국의 E-verify employment verification system 이라는 곳에 등록이 되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H-1B 쿼터를 늘린 것이 아니므로 구제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OPT 소지자에게만 혜택이 있고, 그 이외의 H-1B 신청자에게는 혜택이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모든 OPT 소지자에게 이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OPT기간 연장 규정은 소위 말하는 STEM Degree 소지자에게만 해당됩니다. STEM이란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or mathematics의 약자입니다. 흔히 말하는 이공계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 현재 H-1B의 쿼터 제한으로 우수한 이공계 외국학생이 미국에 정착하지 못하고 유럽, 중국, 인도, 캐나다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의도인 것입니다.

물론 이번 조치로 전적으로 이공계 학위전공자만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OPT기간 중에 H-1B를 신청했다가 쿼터를 배정 받지 못한 경우나 심사 후 신청서가 기각된 경우 비록 비이공계 전공자라도 60일간은 미국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게 해주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따라서 이기간 안에 다른 비자로의 전환을 시도해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OPT를 학업 마치기 전에 신청해야 했던 것을 학업을 마치고 60일 이내 신청할 수 있도록 바뀌었으므로 결과적으로 미국체류기간이 길어지는 효과도 생기게 됩니다.

이전에 비해 강화된 규정도 눈에 뜁니다. OPT를 받으면 반드시 일정기간 일을 하게 해놓은 규정이나 직장을 옮기면 보고해야 하는 규정들이 신설됐습니다.
Kim@myinternetlawy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