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English
최정화 [커뮤니케이션학 박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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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반가운 길동무를 만나 밤늦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화제가 ‘intentional chocolate’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인텐셔널 초콜릿?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었기에 ‘의도적’이란 뜻의 ‘intentional’이란 형용사를 초콜릿이란 명사 앞에 버젓이 붙여 놓은 걸까? 의도적인 초콜릿, 일부러 만든 초콜릿, 뭔가 뜻을 품고 만들어낸 초콜릿이라는 느낌의 제품명 ‘intentional chocolate’ 다음 날 아침, 구글 [Google] 해봅니다.
과학적 설명을 위한 레이든 박사 [Dr. Dean Raden]의 글은 이렇게 말문을 열고 있습니다. Why does homemade chicken soup taste better than the same soup purchased at a restaurant or scooped out of a can? 왜 집에서 만든 치킨 수프가 식당에서 먹는 것 또는 깡통에서 꺼내먹는 똑 같은 치킨 수프보다 훨씬 맛있을까요? The answer is simple. 답은 간단합니다.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들어있기 때문이랍니다.
MMI [Mind-Matter Interaction] 물질과 마음의 상호작용은 이제 꽤 상식화된 분야입니다. ‘Mind Over Matter’ [물질 위에 마음]이라는 모토 [motto]도 이제 더 이상 낯선 표현이 아닙니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비밀 아닌 비밀’로 전세계 수백만 인구가 같이 읽은 베스트셀러 ‘The Secret’의 비밀도 한 마디로 ‘Mind over Matter’입니다.
As you think, so shall you become!
애즈 유 띵크, 생각하는 대로, 쏘우 쉘유 비캄, 그렇게 된다니까요. 그러니, 생각부터 잘 해야 모든 게 잘 이루어진다는 법칙을 ‘the Law of Attraction’ [끌어당김의 법칙]이니 ‘the Law of Intention’ [의도의 법칙]이니 신비스럽게 포장해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 판 식으로 잘 팔았다는 얘기죠.
몸 아플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병에 더 잘 걸립니다. 말 그대로 ‘걸려 드는’겁니다. 더러운 물도 몸에 좋다 믿고 마시면 감로수요 보약이 됩니다. 좋은 물도 더럽다 믿고 마시면 곧바로 잡균에 감염되어 시름시름 앓게 됩니다.
약 좋아하는 약은 사람들, 병원에 가 닥터가 뭔가 그럴듯한 약을 처방해주지 않으면 왠지 시무룩해서 나옵니다. 애써 찾아온 병원, 진찰 후 뭔가 손에 들고 나가는 게 없으면 허전해 합니다. 그래 의사 선생님은 할 수 없이 뭔가 ‘선물’을 주어 보내야 한다는 사명감[?]때문에 별 의미도 없는 맹물 약이라도 처방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무런 효력이 없는 약이라도 환자가 ‘굳게’ 믿고 먹으면 신기하게 병이 낫습니다. 그런 현상을 ‘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라 하는 건 이미 초등학교 5학년 정도의 문화교양입니다. 다들 아는 표현이죠.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낫더라니까.” 글쎄, 일단 먹어 둬, 얘. 아무렴 의사 선생님이 헛 걸 주시겠어?” 그렇게 서로 수다를 나누며 맹탕 맹물 약들을 다들 맹렬하게 먹어 대는 게 후기현대[post-modern]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조금 씁쓸한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안 먹는 거 보다 효력이 있음을 굳게 믿는 ‘플라시보 효과’는 이른바 ‘가상임신’ [pseudo-pregnancy]까지도 가능케 하는 사람 마음의 위력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다시, ‘intentional chocolate’ 얘기로 돌아 옵니다.
무슨 얘긴고 하니, 우수한 원료와 엄선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초콜릿에다 영험 있는 명상가들의 ‘좋은 의도와 사랑’ [good intention and love]을 실어 놓은 게 바로 ‘선의[善意] 초콜릿’이라는 겁니다. Why chocolate? 왜 하필 초콜릿이냐고요? 초콜릿의 감미로운 맛과 향기 그리고 씹고 녹이며 느끼는 입안의 황홀한 느낌, 그리고 사랑과 나눔의 감정까지 잘 배합된 게 바로 초콜릿 아니냐는 거죠. 이미 잘 알려진 초콜릿의 상품성에 ‘좋은 의도’를 덤으로 넣어 파는 겁니다. 과학적 증거도 따라 옵니다. 엄격한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입증된 ‘기분 좋음’과 상쾌함, 그리고 그런 좋은 느낌에 자동으로 따라오는 몸의 저항력 증진과 건강 등 그럴듯한 통계수치와 입증자료들도 꽤 돋보입니다.
예로부터, 기도의 효력은 꽤 의미 있고 실제적이라 알려져 왔습니다. 기도의 기적,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 글 쓰는 사람도 잘 믿는 축에 속합니다. Does prayer work? Of course! Why not? 기도의 위력? 당연한 얘기 아니냐 할 정도로 믿는 편입니다. Mind over Matter! Where your thought goes, energy follows. 생각 가는 곳에 기[氣]도 따른다. 지당하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시대는 벌써 아주 먼 옛날 얘기 아니던가요?
종교나 의례를 가리지 않고, 음식 앞에 감사기도와 치성을 올리는 일은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냥 먹어 치우는 게 야만스럽기도 하거니와, 내 몸과 마음을 유지해 주는 먹거리를 내 몸 안에 넣기 전 잠시 고마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좋은 느낌을 불어 넣는 건 미상불 좋은 일입니다. 마음을 고요히 해 먹거리를 맞을 몸 채비를 하고, 먹거리 안의 양자물리학적 모든 소립자들이 기분 좋게 내 몸/마음/얼과 섞이도록 ‘의도하는 것’ [intention]은 적어도 ‘믿는 만큼’ 그 효력이 있게 마련입니다. ‘플라시보’ [placebo]라 해도 좋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죠.
내친 김에 ‘intentional chocolate’ 몇 점 먹어 볼 생각입니다. 아침 강의 후 간단히 점심[點心] 마치고, 오후 강의 직전 커피 한 잔과 함께 씹어 녹이는 내 입 안의 ‘선의[善意] 초콜릿’. 달라이 라마 수준의 영험 있는 티벳 스님들의 명상과 기도가 듬뿍 들어 있다는 ‘intentional chocolate’. 초콜릿 판 수익금의 상당부분이 수행자들의 공동체인 ‘Deer Park’ [녹야원]으로 보내진다니, 기분 좋게 먹고, 그렇게 좋은 기분으로 날 기분 좋게 해준 분들을 돕게 된다는 생각에 더더욱 기분이 좋아집니다.
Belief becomes biology. 믿는 대로 되는 게 몸입니다. No doubt! 물론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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