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에 2-0 완승
(상하이=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허정무호가 한 달여 만에 다시 이뤄진 `코리아 더비’에서 북한과 공방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6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조 2차전 북한과 원정경기에서 전.후반 90분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박주영선수가 두명의 북한선수들사이를 돌파하려는 모습. 이날 남북한 축구는 0:0 무승부를 기록하였다.(AP Photo/Robert F. Bukaty)
한국은 지난달 26일 투르크메니스탄전 4-0 완승 상승세를 살리지 못해 승점 1을 챙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같은 C조의 북한과 1승1무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요르단은 이어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둬 1승1패가 됐고 투르크메니스탄(2패)은 최하위로 처졌다. 한국은 5월31일 요르단과 홈경기로 치러지는 3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2005년 8월4일 동아시아선수권대회 0-0 무승부를 시작으로 이어졌던 북한전 3경기 연속 무승부 행진을 계속했다. 다만 북한과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5승5무1패의 우위를 유지했다.
또 작년 12월 출항한 허정무호는 칠레와 평가전 0-1 패배 이후 투르크메니스탄전 완승과 동아시아대회 1승2무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무승부까지 5경기에서 2승3무를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등 해외파가 총출동한 한국(FIFA 랭킹 47위)이 지난 달 20일 충칭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 허정무호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북한(126위)을 상대로 `무승부 징크스’ 탈출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은 조재진(전북)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배치하고 좌우 윙어로 박지성(맨유)과 설기현(풀럼)을 내세웠다. 박지성을 이용한 활발한 측면 돌파로 북한의 밀집수비를 뚫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승부수였다.
또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박주영(서울)을 투입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남일(빗셀 고배), 조원희(수원), 포백 수비라인에 왼쪽부터 이영표(토트넘)-강민수(전북)-이정수(수원)-오범석(사마라FC)을 세우는 4-3-3 포메이션을 짰다. 수문장은 투르크메니스탄전 골문을 지켰던 정성룡(성남)에게 맡겼다.
북한도 `아시아 루니’ 정대세(가와사키)를 원톱으로 올리고 유럽파 홍영조(베자니아)를 왼쪽 측면에 기용하며 스리백을 활용한 3-4-3 전법으로 맞불을 놨다.
애초 예정됐던 북한 평양 대신 장소가 우여곡절 끝에 상하이로 바뀌면서 붉은악마와 현지 교민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홈그라운드를 방불케 했지만 태극전사들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왼쪽 측면 공격수를 맡은 박지성이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조율했지만 수비로 일관하다 방심을 틈타 역습을 노리는 북한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날개를 돌파한 이영표가 아크 정면에 있던 조재진에게 찔러줬지만 조재진이 왼발로 강하게 찬 공이 왼쪽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이어 전반 13분 박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단독 드리블로 30여m를 전진했으나 상대 수비수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인 홍영조와 위치 선정능력이 뛰어난 정대세를 앞세운 북한의 반격이 매서웠다.
정대세는 전반 18분 공을 가로챈 뒤 아크 왼쪽에서 강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은 그라운드에 깔리면서 골키퍼 정성룡 앞에서 힘이 떨어졌다. 이어 북한 김영준의 중거리포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고 한성철이 날카로운 프리킥을 문인국이 몸을 날려 헤딩슛을 꽂았지만 골대 왼쪽으로 비켜갔다.
한국은 전반 24분 김남일이 볼 다툼 과정에서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가는 악재가 겹쳤고 곧이어 박지성이 오른쪽에서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수 이정수가 솟구쳐 올랐지만 헤딩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허정무 감독은 김남일 대신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웨스트 브로미치)을 투입해 오히려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했고 전반 인저리타임 북한 김영준의 오른쪽 프리킥을 골키퍼 정성룡이 펀칭하자 북한 공격수들의 헤딩으로 이어지는 아찔한 순간을 겨우 넘겼다.
전반을 득점 없이 끝낸 한국은 후반에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북한은 수비를 강화해 자물쇠를 잠갔고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11분 염기훈(울산)이 왼쪽 미드필드 부근에서 왼발로 프리킥을 감아찼으나 골키퍼 바로 앞으로 날아갔고 후반 15분에도 김두현이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때린 대포알 슈팅이 리명국의 선방에 걸렸다.
이어 후반 25분 박지성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으로 살짝 떨어뜨렸지만 무위에 그쳤다.
또 후반 31분 염기훈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골 지역에 도사리고 있던 박주영 머리를 겨냥해 찍어 올려주자 박주영이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크로스바 위 그물을 흔들고 말았다.
이후 허정무 감독은 체력이 떨어진 설기현을 빼고 수비수 한태유(광주)를 투입해 무승부 작전에 들어갔고 북한도 후반 인저리타임 스트라이커 정대세를 그라운드에서 내려 양팀의 90분 헛심 공방도 끝이 났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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