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슬양 유기장소 수색작업 성과 없어
정씨 오락가락 진술로 범행동기 등 확인 못해
(안양=연합뉴스) 김인유 권혜진 기자 =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정모(39)씨가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을 모두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정씨가 우 양 시신의 유기장소로 지목한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등 2곳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와 살해장소 및 시점 등에 대해 추궁중이나 정씨가 횡설수설하며 말을 바꿔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안양경찰서에서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이 안양 초등학생 유괴.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정모씨가 범행을 자백, 이혜진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양 수색작업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범행자백
16일 오후 9시25분께 검거된 정씨는 15시간동안 혐의를 부인하다 17일 낮 12시께 범행 일부를 자백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오후 4시 브리핑에서 정씨가 앞서 시신이 발견된 이혜진(11)양과 함께 우예슬양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민감한 사안이라 (우 양의) 시신이 발견되면 공식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알리바이를 대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다 실종 당일과 다음날 이틀간의 렌터카 대여기록과 이 기간 정씨가 대리기사일을 하지 않았다는 근무기록 등 증거물을 제시한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안양시 관양동 K렌터카회사측을 통해 정씨가 실종 당일 차량을 대여한 사실을 알아냈으며 DNA대조를 통해 차량 트렁크에서 채취된 혈흔이 이 양 과 우 양의 것임을 확인, 정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충남 보령의 정씨 어머니 집에서 검거했다.
17일 오후 경기도 시흥 시화도 인근 군자천 일대에서 경찰 병력들이 유괴, 실종된 우예슬양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시신 수색작업 성과 없어
경찰 감식팀과 형사대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정씨가 유기장소로 지목한 오이도와 시흥시 정왕동 E마트 앞에서 군자천 해변도로로 이어지는 하천변(5㎞)에서 시신발굴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이나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데다 유기장소가 언론에 노출될 경우 발굴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정씨조차 현장에 데려가지 않은 채 비공개로 시신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정씨가 지목한 유기장소에서 우양의 시신은 물론 정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유류품 등 증거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정씨 진술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40분께 날이 어두워짐에 따라 시신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경찰은 18일 날이 밝는대로 시신 수색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며 정씨를 유기장소에 데려가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밤 안양 초등학생 실종.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 안양 메트로 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온종일 지키던 이혜진(11)양의 어머니(가운데)가 오열하고 있다.
◇범행동기 등 여전히 의문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범행동기를 추궁하고 있지만 정씨가 횡설수설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변태적인 성도착 증세인 소아기호증에 빠져 두 여자어린이를 납치했고 반항하자 범죄를 숨기기 위해 살해한 다음 토막내 암매장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씨가 두 어린이와 한 동네에 살면서 서로 아는 사이여서 꾀기가 쉬웠다는 점에 비춰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성범죄 전과가 없다는 점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괴사건의 경우 금품을 노린 것이 대부분이지만 단 한 차례도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지 않은 점도 성범죄로 출발했을 것이라는 경찰의 추정에 무게를 실어 준다.
경찰은 우양의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정씨가 두 어린이를 살해.유기한 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정황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 검찰과 협의해 구속영장 청구 시한인 18일 오후 9시 25분 이전에 정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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