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에 24시 부동산 정보센터(www.24re.com)라는 작은 웹사이트를 99% 한국어로 만들어 가면서 우리 초기 이민자들에게 미국 부동산 시스템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때는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관계로 별 다른 지식과 이해 없이도 집을 사고팔면서 큰돈을 만질 수 있었던 시기였었다. 좋았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고 실패가 있었던 사람들에겐 더 밝은 미래를 위해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준비하는 자세로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자.
부동산 교육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먼저 알려주고 싶었던 내용은 미국에서는 돈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가였다. 80년대 초반에 이민 왔을 당시 필자의 상식으로는 10만달러짜리(그당시 4베드룸 주택가격) 집을 사는데 2만달러만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쉽게 다가오질 않았다. 집 살 때 돈 빌려주는 것도 그랬지만 내 개인수표로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게 해주는 이 나라가 신기했다.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시원한 대답을 받지 못해 결국은 학교로 들어갔다.
주택이건 상업용이건 부동산의 맥은 자금라인에 있다.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수백억의 손실을 본 금융계에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지금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악재라고 본다. 과잉공급도 있었고 투기버블도 문제였지만 부동산의 크래시(crash)는 돈줄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엄밀히 보면 이번 부동산 버블의 근원도 자금이 남아돌았기 때문이었고 주택의 과잉공급도 개발업자들이 돈을 너무 쉽게 빌릴 수 있었기 때문에 생긴 후유증이다.
굳이 지적해야 한다면 이번 버블의 근원은 은행들과 월스트릿 사람들이었다고 해도 억지는 아닐 것이다. 은행과 투자금융 기관들은 펀드 매니저들이 퍼 주는 투자자금을 끊임없이 소화해 내야 하는 부담에 밀려 홈바이어들과 개발업자들에게 쉽게 돈을 빌려주게 된 것이다. 좋은 약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옛 말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처음 ‘패니매’(Fannie Mae, 연방 주택금융공사)를 만들어 홈오너십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당시 타 경제 선진국들은 아직도 현금으로 주택을 거래하고 있었다. 그때가 41년 전이었다.
한국에 모기지 뱅킹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시기는 1999년부터였다. 처음에는 IMF로 도산한 부실대출 자산을 담보가 있는 정크본드(Junk Bond, 위험부담이 큰 채권)로 만들어 외국 투자가들에게 팔기 시작하면서 담보채권과 모기지 뱅킹에 대한 이해와 실력을 쌓아나가게 되었다.
지루한 소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모기지 뱅킹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한 것이기 때문에 한번 이해를 하기 시작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복잡해 질 수 있는 소재지만 일단 모기지 뱅킹에 대한 그림이 머릿속에 들어가면 경제의 흐름과 부동산 시세의 변화를 이해하는데 대들보 역할을 해 주는 중요성 때문에 필자는 설명을 해야만 한다. 설명은 필자가 2002년에 써서 웹에 올렸던 내용을 발췌 참고한 것이다.
모기지 뱅킹의 핵심은 자금 유통에 있다. 쉽게 말해서 노는 돈을 끌어 모아 집장만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이자 수익을 전달하는 사업이 모기지 뱅킹이다.
단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존이라는 사람이 20만달러의 주택융자를 ABC Mortgage Company에서 받았다면 ABC는 존에게 20만달러를 건네줘야 하는데 그 자금은 ABC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충당하거나 다른 곳에서 빌려서 줄 수 있다. 그런데 올 3월 한달 동안 존과 같은 사람 100명이 ABC로부터 융자를 받아간다면 ABC가 충당해야 하는 자금은 2,000만달러다. ABC가 자체 현금을 모두 동원하여 그 융자들을 펀딩했다면 다음달에 필요한 자금을 또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ABC는 3월에 펀딩했던 융자 서류들을 2차 자금시장에 팔아 넘겨 2,000만달러 현금을 다시 찾게 된다.
그 다음 단계는 2차 시장이다. 2차 시장에서는 대형 또는 초대형 금융기관들이 무수히 많은 융자회사들로부터 모기지를 사서 필요에 따라 다시 금융상품을 디자인 해낸다. 다음주에는 2차 시장으로 넘어간 모기지들이 어떻게 회전을 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시 돌아가는지 그림을 그려보도록 하자.
www.24re.com
(800)429-0014
토마스 박
<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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