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 신청만 하면 나오던 시절은 가고
홈 오너들 “정작 필요한데 은행은 까다롭기만”
에퀴티, 소득, 크레딧 점수 3박자 완벽해야
모기지 재융자가 전보다 한층 어려워졌다. 지난 달 한 때 모기지 이자율이 잠깐 하락했으나 다시 올라가버렸고 융자 허가를 얻기가 전보다 어려워져 재융자를 받아야할 홈 오너들이 울상이다. 특히 모기지가 변동이어서 이자율이 조정되는 홈오너들은 재융자를 최대한 끌어내야 하는데 융자를 받아내기가 가장 어려운 고객으로 간주돼 애가 탄다. 아메리카 모기지의 한 관계자는 “재융자를 위해 찾아오는 고객의 60% 내지 75%가 딱지를 맞는다”며 에퀴티가 모자라거나 크레딧 점수가 나빠 융자가 거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주택 붐 시절 렌더들은 대부분의 신청자에게 융자를 해줬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아니다. 모기지 브로커들도 이렇게 변한 사정을 잘 알고 지금은 고객을 엄선해서 웰스파고나 BOA 등 모기지 융자은행에 신청서류를 넣는다. 만약 크레딧이 좋지 않거나 주택 가치가 급락하는 지역에 소재한 경우는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소득이 좋고 자산도 많고 크레딧 점수도 높은 이상적인 신청자여야 융자가 나온다”고 한 브로커는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초 잠깐 모기지 이자율은 30년 고정이 5.67%까지 내려가 재융자 붐이 불었지만 이번주에는 다시 일 년 전과 비슷한 6.22%로 급등해 재융자 매력이 많이 사라졌다.
요즘 재융자를 받는데 있어 최대의 관건은 홈 에퀴티다. 주택 가치에서 부채를 뺀 것이 에퀴티인데 주택가치 하락으로 많은 주택의 에퀴티가 크게 줄어들었다.
퍼스트 모기지 론이 80% 있고 여기에 에퀴티 론이 10% 더 있다면 재융자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일 년 전에 20%의 다운을 하고 집을 산 경우 지난해 주택 가치가 15% 하락했다면 이 주택 소유주는 에퀴티의 4분의3을 상실했다. 은행으로서는 대출액 이상의 가치를 담보로 잡고 싶어 하기 때문에 쿠션이 없다는 점에 대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집을 압류하여 팔아야 하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은행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은행들이 이런 거래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 모기지 브로커 협회장 마크 사비트는 “2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재융자 심사시 크레딧 점수 문턱도 쑥 올라갔다. 재융자가 어렵게 나오더라도 이자율이 매우 비싼 경우가 흔하다.
크레딧 점수가 높은 신청자는 좋은 이자율을 받게 되는데 융자은행들이 커틀라인을 상당히 높여버렸다. 최상의 이자율을 크레딧 점수가 680이면 받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700점이 돼야 받을 수 있다.
한 융자 브로커는 캐시 아웃 재융자를 원했던 한 고객의 케이스를 전했다. 이 고객은 집에 에퀴티는 많았으나 크레딧 점수가 552점으로 낮았는데 이런 고객을 과거에는 20개가 넘는 은행에 보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한 개 은행 정도가 받아줄 뿐이다. 받아주긴 하지만 이자율은 높을 것이다. 지금 갖고 있는 모기지의 이자율 보다 더 높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 고객은 크레딧을 개선시킬 시간이 없어 높은 이자율을 받기는 했지만 그나마 감정은 좋게 나와 융자를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주택 감정은 요즘 렌더들이 비자격 신청인들을 탈락시키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도구다. 과거에는 감정이 형식적인 것이었지만 지금은 “먼저 감정부터 해보고 나서 주택 가치를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변했다.
감정이 20만달러로 나와도 진짜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지 않으면 16만달러를 빌려주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 모기지 브로커협회 전 회장인 테드 그로스는 요즘 렌더들은 감정 가치가 정확할 수 있도록 노련하고 제3자 독립적인 감정인을 보내서 감정을 한다고 전했다.
많은 신청인들이 융자를 따내기가 아주 어려운데 대부분 주택 가치 대 융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 재융자를 신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힘에 부치는 고가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이자만 내는 모기지 등 이상한 모기지를 갖고 있어 주택 가치 대비 대출 비중이 대단히 높다.
만약 부의 상환이 이뤄지는 모기지(negative amortization loans)를 갖고 있는 주택 소유주라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주택 가치도 하락했는데 페이먼트가 이자도 카버하지 못해 원금이 더 늘어났으니 재융자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다. 재융자가 꼭 필요한 경우인데 기회가 막혀버렸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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